자기계발과 마음공부

거울같은 삶을 사시기 바랍니다

장백산-1 2020. 8. 11. 21:06

거울같은 삶을 사시기 바랍니다  - - 호명스님

사람들은 모두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행복을 바라는 순간 행복은 벌써 저만치 달아나버립니다.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 있는 그대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들만이 행복할 수 있습니다. 
각자에게 똑같이 평등하게 주어진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서 어떻게 하면 불만족이나 불평 없이
만족하며 살 수 있나, 그 방법을 찾는 사람이 행복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온갖 생각들로 온갖 분별심
으로 꽉 차있는 마음바탕을 텅 비워서 어디든 무엇에든 걸리지 않고 살 수 있는 사람이라야 행복할 수 
있습니다. 

몇 십 년 마음공부를 하다 보니 젊어서는 성품이 꼬부라져 있던 나도 이렇게 곧게 펴졌어요. 그렇게 
되는 것이 행복의 실체입니다. 그러니 쉬지않고 열심히 마음을 공부해야 합니다. 쉼 없이 마음을 익혀 
나가는 것이 마음공부, 수행입니다. 

나는 이래서 못하고, 이래서 불행하다고 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가 처한 상황을 딛고 일어서서 그같은
상황을 마음공부의 재료로 삼을 줄 알아야 합니다. 나 같은 사람도 젊은 시절 마음에 못이 박힌 게 있
었기에 지금의 내가 될 수 있었습니다. 어려서는 몸이 약해 늘 병을 달고 살았고, 잘 살던 집안이 갑자기 
망했는데 그 두 가지 상황이 나를 막 짓눌렀어요. 그러나 그게 디딤돌이 되어 공부를 시작하게 됐어요. 

얼마 전에 TV를 보니까 일급 뇌성마비 장애인이 장애를 딛고 벤처회사 사장이 된 얘기가 나오더군요. 
그 장애인은 근육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아 일그러진 얼굴로 “뇌성마비가 아니었다면 이렇게 까지 
성공하지 못했을 겁니다”라고 말하더군요. 장애라는 상황을 딛고 일어선 장애인들을 보면 그 사람들은 
장애를 원망하거나 피하려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장애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여 그 안에서 
최선을 다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어디 딴 데서 행복이 올 것이라는 기대로 고개만 들고 입만 벌리고 감이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사람은 
결코 행복할 수 없습니다. 자신이 처한 발 아래를 직시하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지혜를 기를 때 
행복은 저절로 찾아옵니다.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 있는 그대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힘을 
기르기 위한 방법으로 나는 그때 그때 그 사람에게 맞은 방법을 일러줍니다. 마음공부하는 방법도 
일률적으로 고정되어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스스로에게 맞는 방법을 택해서 하되, 어설프게 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젊은 시절 내 친구 중에 사고를 당해 죽은 사람이 있었어요. 그때는 그토록 젊은 사람이 왜 그런 사고를 
당해 죽어야 하는가 하는 의심이 꽉 들어차서 눈 깜짝할 사이에 가는 목적지에 가 있곤 했어요. 그렇게 
의심으로 뭉쳐 있으면 모든 걸 볼 때 걸리지 않게 되고  이처럼 의심에 집중하다 보면 마음이 거울같이 
되는 순간이 옵니다. 마음바탕에 무엇이 들어오더라도 거울처럼 분별 차별 없이 받아들이는 상태가 되면 
거기서 내가 내 마음을 내 마음대로 써먹을 수 있는 주인이 되는 것이죠. 그때부터 다양한 경험과 점검을 
통해 그 주인을 잘 유지 관리해 가야 합니다. 

세계의 한쪽에선 전쟁으로 죽어가고, 한쪽에선 무서운 질병이 일어나고, 또 대박이나 일확천금을 꿈꾸는 
등 세상은 온통 이기심(利己心)과 아집, 전도된 가치관으로 혼란속에 빠져있습니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행복을 바라면서도 불행을 향해 달려가는 형국입니다. 그 모든 것들은 결국, 인간의 이기심이라는 원인이 
만들어낸 결과입니다. 이기심은 독가스와 같습니다. 이기심은 나를 불행하게 할 뿐만 아니라 남까지도 
불행하게 만듭니다. 우선 이기심과 개인주의를 깨버려야 참다운 실천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이기심과 개인주의를 깨버리는 핵심은 바로 ‘마하’에 있습니다. ‘마하,즉 우주와 같이 움직이는 것을 
말합니다. 사람은 우주의 축소판입니다. 우리 모두는 우주의 성질을 그대로 가진 소우주입니다. 이 말이 
무서운 말입니다. 내 안에는 없는 게 없어요. 아인슈타인도 내안에 있고, 상대도 들어있어요. 그러니 
부러울 것도 없고 싫어할 것도 없어요. 

남을 욕할 것도 없어요. ‘이 놈아’하고 욕하는 순간 그 욕 속에는 나를 향해 ‘이 놈아’하는 것이 포함돼 
있기 때문입니다. 거기서 남과 나를 분별하지 않는 진정한 자비가 나오게 돼 있습니다. 그렇게 철저하게 
소우주로서의 내 존재를 깨닫고 나면 이기심과 개인주의를 깨버리는 것은 시간문제입니다. 

소우주로서의 내 존재는 내 몸을 살펴보면 금방 알 수 있어요. 내가 내 오른손을 꼬집으면 오른손만 아픈 
것이 아니라 온 몸이 ‘아야’하고 느낍니다. 그런데 어찌 오른손이 밉다고 왼손이 오른 손을 때릴 수가 있
겠습니까? 지금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전쟁은 꼭 이와 같습니다. 그러니 한 몸의 팔 다리가 서로 때리고 
고통을 주는 어리석은 전쟁은 어떠한 경우에도 없어야 합니다. 

현대사회의 뒤바뀐 가치관을 바로 잡기 위해서는 종교, 과학, 철학이 삼위일체(三位一體)가 된 교육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발달된 과학으로 무엇을 만들었으면 그것에 종교적 가치를 가미해 사랑으로 써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마음공부를 열심히 해야 합니다. 그것이 가장 보람있는 일입니다. 내 안에 이미 
갖추어져 있는 소우주의 소질을 발굴해서 전세계 전인류에 도움이 되도록 해야 합니다. 자비와 봉사와 
감사를 신조로 삼고, 성실, 근면, 검소를 생활지침으로 삼아 노력해야 합니다. 심성(心性)을 닦아 나가다
보면 귀결하는 곳이 그곳입니다. 늘 자비와 사랑으로 사람을 대하고 의식의 차원을 높혀서 제대로 사람 
구실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위로 올라가려면 산꼭대기까지 올라가고 아래로 내려가려면 바다밑까지 내려가라는 말이 있습니다. 
무엇을 하더라도 대충 흉내만 내지 말고 철저하게 하라는 가르침입니다. 산 중턱쯤에 올라 산정상에 
가본 듯 말하지 말고, 묵묵하게 생활가운데 실천하고 치열하게 파고 들어봐야 합니다. 

마음공부는 안해서 그렇지 하면 반드시 됩니다. 사람이면 누구나 얼굴이 있듯 순수의식, 순수한 성품,
텅~빈 바탕자리, 깨달음,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의 현전은 누구에게나 모두 갖추어져 있기 때문
입니다. 파도가 출렁이는 바다의 겉모습에 속지 말고 바다밑까지 내려가 고요한 본래 성품, 순수의식,
순수한 성품으로 살면, 지금 여기 이 순간 이 자리가 바로 자유롭고 평등하고 평화로운 세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