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과 마음공부

늙어서는 마음공부 하기가 더 어렵다

장백산-1 2020. 11. 30. 18:21

늙어서는 마음공부 하기가 더 어렵다

 

나를 이루는 건 몸과 마음(정신), 몸 상태 따라 마음도 영향받아

마음공부도 젊어야 더 수월해

 

 

불자들이 늘 독송하는 ‘반야심경’은 ‘관재자보살 행심반야바라밀다시 조견오온개공’으로 시작한다. 오온개공(五蘊皆空) 즉, 오온(五蘊) 모두 공(空)하다고 하는데 도대체 오온(五蘊)이 뭘까? 불교를 오래 공부해도 오온(五蘊)을 제대로 이해하고 설명하기는 쉽지 않은데, 오온[五蘊 : 色(몸) 受(느낌 감정) 想(생각 상상 이미지) 行(욕망 요구 충동 의지 의도) 識(인식 분별심 의식)은 간단하게 몸(色)과 마음(受 想 行 識)이라고 할 수 있다. 색(色)은 몸(물질)을, 수(受) 상(想) 행(行) 식(識)은 마음(정신)을 뜻한다.

 

나를 이루고 있는 것은 크게 보아 몸과 마음(정신)인데, 인격은 몸과 마음을 어떻게 쓰느냐에 달려 있다. 인격이 훌륭하다는 것은 마음을 넓게 쓰는 것을 말하고, 마음을 넓게 쓴다는 것은 사람들을 배려 이해하고, 사람들을 위해 희생하고 봉사를 하여 나와 남 모두를 행복하게 하려고 노력함을 말한다.

 

마음은 전생부터 가져온 천성(天性)과 이번 생을 살면서 배운 것이 더해져서 현재의 마음이 된다. 그런데 여기서 몸의 역할이 작지 않다. 나를 이루고 있는 것에 몸도 포함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몸의 건강 상태에 따라 마음이 영향을 받지만 또 다른 중요한 점은 나이다. 몇 살이냐에 따라 마음이 달라지는 것이다.

 

사람이 태어날 때는 뇌가 형성된 초기이다. 따라서 태어나서는 무의식(無意識)만 있으며 생각은 다양하지 못하고 본능적이다. 뇌세포가 자라면서 생각도 다양하게 하게되어 점점 남을 인식하게 되고, 사춘기에 이르러서는 드디어 남을 제대로 이해하게 된다. 생각은 뇌세포의 영역을 만들고 뇌세포는 다시 생각을 만드는 과정을 반복한다. 다시 말해 화를 한번 내면 화의 뇌세포가 활성화되어 성장하고 화 뇌세포가 강해지면 생활하면서 화를 더 자주 내게 된다. 사랑, 용서, 이해, 배려, 행복, 욕심, 질투, 의심 등의 감정들도 생각을 일으키면 바로 그 부분의 뇌세포 영역이 성장하게 되는 것이다. 한번 발달한 영역은 쉽게 바뀌지 않고 많은 노력과 지혜가 있어야 바뀔 수 있다.

 

나이가 25살을 넘으면 점차 뇌세포가 줄어 노화하게 된다. 약 40살까지는 뇌세포의 노화가 진행되는 것을 눈치 채지 못하다가 45살을 넘으면 점점 뇌세포가 줄어듦에 따라 영향을 많이 받게 된다. 70살이 넘으면 그동안 갈고 닦았던 뇌세포가 적나라하게 드러나게 된다. 자비심, 이타심, 배려, 친절 등의 뇌세포 영역이 얇다면 그런 뇌세포 영역이 금세 고갈되어 이기적이 되고 짜증 잘 내는 노인이 된다는 말이다.

 

뇌세포 양이 5~10살 때와 비슷한 상태가 70세 이상의 뇌세포라 할 수 있다. 다만 노인은 그동안 살아온 습관이 있기에 그 습관에 영향을 받고, 아이는 이제 막 성장하니 전생과 본능에 충실하기 쉽다.

 

사람은 누구나 남을 도우려 하지 해를 끼치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러나 마음을 깨끗하게 닦지 않고 노후를 맞이하면 남에게 짐이 되기가 쉽다. 마음을 깨끗하게 닦지 않은 노인은 설사 경제적으로 노후준비를 잘해서 돈이 많은 사람이라도 남에게 피해를 끼치는 사람이 되기 십상이다.

 

행복은 자비, 사랑, 배려, 용기, 지혜 등이 강할 때 커지게 되는데 젊었을 때부터 마음을 깨끗하게 닦지 않으면 나이가 들어 가장 빨리 줄어들게 되는 것이 약한 부분이다. 젊어서는 건강하기 때문에 자비, 사랑,  지혜, 배려, 용기 등이 적어도 행복할 수 있지만 노후에 몸이 약해져 자비, 사랑,  지혜, 배려, 용기 등이 없으면 자존감이 떨어져 불행해지기 쉽다.

 

이런 이치를 알면 지금 당장 마음공부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출가자든 재가자든 누구나에게 늙음, 병듦, 죽음은 오기 마련이다. 20~30대가 절에 다니는 것이 너무 빠르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50대라도 절에 다니며 마음공부를 하지 않으면서 노후에 마음공부를 하겠다고 생각한다면 큰 착각이다. 마음공부도 습관이다. 50대에 마음공부를 습관으로 만들지 않으면 60대에는 세 배가 어렵고 70대에는 60대의 열 배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니 지금 이 순간부터 마음공부를 하시라.

 

황산 스님 울산 황룡사 주지 hwangsanjigong@daum.net

 

[1563호 / 2020년 12월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