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이 없는 피리를 분다.
밑바닥이 없는 배를 노저어 가고,
구멍이 없는 피리를 불면서,
다함이 없는 공양을 베풀고,
생멸이 없는 대화를 설한다.
棹無底船 吹無孔笛 施無盡供 說無生話
도무저선 취무공저 시무진공 설무생화
『서장, 대혜 종고 성사』
도인의 일상생활을 노래한 시(詩)다. 불교인의 삶이며, 선객의 삶이며, 지인(至人)의 삶이며,
진인(眞人)의 삶이며, 선인(禪人)의 삶이며, 성인의 삶이며, 불조의 삶을 노래한 시(詩)다.
이런 삶을 사는 사람에게는 어떤 일을 하더라도 그것이 마음에 자취로서 남아 있지 않는다.
물론 선과 악이라는 분별심(分別心)도 다 멀리 떠나 있다.
왕성하게 중생을 제도하더라도 제도를 하는 일이 없다. 손발을 묶어놓고 그냥 가만히 있어서가
아니다. 누구보다 열심히 살지만 세상에 없는 것처럼 산다. 귀신처럼 산다. 그림자처럼 산다.
세상에 밑바닥이 없는 배가 어디 있는가? 세상에 구멍이 없는 피리가 어디 있는가?
도인이 사는 일상의 모습이 그렇고 진인이 사는 일상의 모습이 그렇다. 도인은
밑바닥이 없는 배를 타고, 구멍이 없는 피리를 불며, 생멸이 없는 이야기를 노래한다.
출처 : 무비 스님이 가려뽑은 명구 100선 (진흙소가 물위를 걸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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