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과 마음공부

눈앞의 일(목전사/目前事)을 놓치지 마라.

장백산-1 2021. 1. 7. 20:07

눈앞의 일(목전사/目前事)을 놓치지 마라.  - -  대원스님


오늘 지장재일 법회에 참석하신 사부대중께서는 아시겠습니까? 바로 눈앞(目前)에 보고 있는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 계합(契合)해서 곧바로 알면 조의교의투과(祖意敎意透過)라, 조사의 말씀하신 뜻이나 부처님이 49년 동안 말씀하신 진리의 말씀이나 모든 것을 낱낱이 다 투득(透得)합니다. 이것 뿐만이 아니라 자신의 모든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해서 걱정 근심이 없이 영원히 편안하고 영원히 즐겁고 영원히 복된 생활을 누리고 사는 사람이 됩니다.

눈앞, 목전(目前)의 이 한 소식, 눈앞의 일(목전사/目前事)을 놓치는 사람은 영원히 눈앞의 이 한 소식을 알 길도 없고, 이 한 소식을 알 길이 없어서, 중생의 껍데기를 뒤집어쓰고 영원히 고통의 바다(고해, 苦海)에서 살아가는 수밖에는 다른 길은 없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목전(目前)의 이 한 소식, 이 화두를 놓치지 마라는 이 말이 무슨 말이겠습니까? 여러분이 태어나서 지금까지 밥먹고, 움직이고, 일상생활을 하고, 여러 가지로 분별(分別)을 하고, 쓰고 있는 그놈, 그놈이 무엇인지 확실히 알라는 말입니다.

조사가 말씀한 뜻과 부처님이 말씀하신 가르침의 뜻을 모조리 뚫고 지나간다면, 즉 조의교의투과(祖意敎意透過)하면,
안심입명수용(安心立命收用) 건곤투출한인(乾坤透出閑人)이라. 그런 사람은 영원히 안심입명을 수용하는 사람이요, 하늘과 땅을 꿰뚫고 모든 분별심에서 벗어나는 한가한 사람입니다. 이 말이 무슨 말이냐 하면, 밥을 먹으면 밥을 먹는 것 뿐, 일을 하면 일을 하는 것 뿐, 경전을 읽으면 경전을 읽는 것 뿐, 관세음보살을 염불하면 관세음보살을 부르는 오직 그것 뿐이지, 그렇게 하는 것 외에는 어떤 생각도 없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관세음보살을 부르면서도 찰라지간에 딴 잡생각이 튀어 나옵니다. 찰나지간에도 수 만 가지 잡생각이 교차하면서 오고 갑니다. 찰나지간에도 수 만 가지 잡생각이 일어나고 사라집니다. 지장보살을 부르면서도 지장보살을 부르는 일념(一念) 하나밖에 없어야 하는데 딴 잡생각이 튀어나오면 눈앞, 목전(目前)의 한 소식을 놓쳐버립니다. 온갖 분별 번뇌 망상에 끌려다니고, 잠 오는 데 끌려가고, 모든 곳에 끌려가니 진면목(眞面目), 본래면목(本來面目) 자리, 눈앞, 목전(目前)의 한 소식, 본래의 나, 진짜 나의 소식은 찰나지간에도 놓친다는 말입니다.

황앵수상일지화(黃鶯樹上一枝花)요 백로하전천점설(白鷺下田千點雪)이라. 노란 꾀꼬리가 나무 위에 앉으니 한 송이 꽃이요, 백로가 밭에 내려앉으니 천 송이의 눈이더라. 이 말은 일체 잡된 생각이 없고 오직 순수한 그것, 목전(目前)의 한 소식뿐이라는 말입니다. 여러분의 마음이 그와 같아야 합니다. 사람들이 생활하는데 경제적으로 어렵거나 어떤 생각으로 풀 수 없는 문제가 있을 때, 그 문제를 어떻게 풀까 고민하다 보면 딴 생각이 불쑥 일어나고 해서 문제가 풀리지도 않습니다. 그런데 문제를 풀려고 하는 생각이 집중(集中)이 되어서 순수하게 다른 일체의 생각이 일어나지 않으면, 순식간에 문제가 풀리면서 문제를 올바로 보고, 문제를 올바로 알아차서, 문제에 대한 대처방안(對處方案)이 나옵니다. 그런 것이 일상생활에서 마음대로 됩니다. 잡된 생각, 분별 번뇌 망상이 없어야만 마음대로 그렇게 됩니다. 그런데 분별 번뇌 망상이 마음속에 꽉 차있어서는 하는 일도 잘 안되고, 많은 장애가 생기고, 나고 죽는 생사 고통이나 모든 것이 분별 망상 번뇌 그것 때문에 생기는 것입니다.

그러면 사람들이 분별 망상 번뇌 거기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 순수하게 목전(目前)에 하는 일 그것뿐이 되어야 합니다. 어느 선사(禪師)가 밭에서 일을 하는데 어떤 사람이 와서 물었습니다. “요즘 선사(禪師)스님의 소식이 어떠합니까?”라고 물어보니 선사(禪師)스님의 대답 왈, “어떤 때는 풀과 곡식을 모조리 다 매고, 어떤 때는 풀과 곡식을 가려서(분별해서) 맨다네.” 이 말은 공부를 해서 경험을 한 사람은 알아듣습니다.

이 세상의 모든 불행한 일이 어디서 생기느냐 하면 목전(目前)의 한 소식, 이 한 소식을 놓치고 다른 잡생각에 끌려 살다보니까 불행한 일이 생기고 고통을 받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법당에 와서 절을 하고 기도를 하는데, 그걸 왜 하겠습니까? 일념(一念)으로 지극한 마음으로 부처님께 열심히 절을 하고 기도를 하다 보면 분별 번뇌 망상의 생각은 점점 수그러지고, 목전(目前)에 순수하게 단지 독경하고, 지장보살 부르고, 관세음보살 부르는 그것뿐이 됩니다. 그러면 다 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비록 아직 깨닫지는 못했지만 마음자리가 깨끗해지고 밝아지고 순수해집니다. 일상생활에 화두가 순일무잡(純一無雜)이라 도무지 일체의 다른 생각이 없고 오직 한 생각, 목전(目前)의 한 소식, 이게 ‘무엇일까?’라는 의문(疑問)  이것뿐인 것이 됩니다. 그렇게 되어야 여러분이 살아가면서 모든 걸 다 성취할 수 있습니다.

(대원스님 2020년 경자년 6월 지장재일 법어), 출처 : 학림사 오등선원 지대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