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길 돌아서 지금까지 온 저녁노을 진 인생
인생(人生)이라는 먼길을 돌고 돌아서 오면서 육신도 세월의 흐름에 따라서 변해갑니다.
삼겹살 복부, 이중턱, 구부정해지는 허리, 흰머리, 반짝이는 대머리, 늘어진 피부, 자꾸만
처지는 눈꺼풀, 빠져버린 이빨, 잘 안보이는 눈 등 먼길을 돌아서 지금까지 온 저녁노을
진 인생. . .
그래도 이 세상을 떠나갈 시간이 많이 남아있지 않은 저녁노을 진 사람들이 다른 사람
들에게 향기를 내뿜어 줄 수 있는 것은 그동안 쌓아 온 미덕(美德)이 있기 때문입니다.
덕(德)은 어느 날 어디서 갑자기 생기는 것이 아니라 나이를 먹어가면서 쌓이는 겁니다.
사랑이 인간을 구원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미움과 절망이 인간을 구제할 때도 있습니다.
저녁노을 진 노년의 인생은 미움과 절망까지도 모든 것을 따듯하게 품을 수 있습니다.
지혜롭고 성실하게 인생을 살면 이해도 지식도 사리 분별력도 자신의 나이만큼 쌓입니다.
그런 것들이 차츰 차츰 쌓이고 쌓여 후덕(厚德)한 인품으로 완성됩니다.
먼길 돌아서 지금까지 온 저녁노을 진 인생이 되면 이 세상엔 신도 악마도 없는 단지 자연
(自然) 그 자체만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그래서 젊은 날에 부렸던 만용조차
둥글 둥글해지고 세상과 인간을 보는 눈은 따스해 집니다
이러한 덕목(德目)을 갖춰서 후덕(厚德)한 인품으로 완성되려면 자신에게 엄격해야 합니다.
될 수 있는 한 침묵하고 스스로가 인생의 속도를 조절해야 합니다. 찰나도 멈춤이 없는 시간은
인간에게 성실할 것을 요구합니다. 잉여시간(剩餘時間)이란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시간을 다만 내가 관리할 수 있기 위해서는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시간을 관리할 수 있는
마음의 연습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시간은 두렵고 차갑습니다.
저녁노을 진 인생, 노년에는 '무조건 앞만 보고 진격 보다는 철수'를 준비해야 할 때입니다.
늘 물러갈 때를 염두에 두고 살아야 합니다. 오래 살다 보면 얻는 것도 있겠지만 잃어버리는
것이 더 많습니다. 따라서'잃어버림'을 준비합시다. '잃어버림'을 준비하자는 말은 갖고 있는
것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노력하자는 말이 아니라 갖고 있는 것을 잃게됨을 순수하게 그냥
받아들이라는 말입니다.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도, 내가 갖고 있는 돈, 재물, 명예, 권력, 사회적 영향력도 그리고 의욕
의지도 내 곁을 떠나갑니다. 이것이 저녁노을 진 인생을 맞이한 사람들의 현실입니다. 그러나
추함 비참함 속에서도 인생의 가치를 발견해 내는 것 또한 저녁노을 진 노년시절 입니다.
누구든 그 사람이 여자건 남자건 어떤 사람을 평가할 때는 겉 모습이 아닌 그 사람 어딘가에서
빛나고 있는 정신적 가치 혹은 그 사람의 존재 그 자체를 있는 그대로 받아 들일수 있는 마음의
자세가 바람직 합니다.
만일 "내가 없어도 이 세상에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는 사실이 비참하게 생각될지 모르나
누군가가 이 세상에 없더라도 이 세상은 잘 돌아가게 되어 있음으로 우리는 안심할 수 있습니다.
인간을 포함한 이 세상 모든 것은 종말엔 전부 다 사라져버리는 존재입니다. 고정되고 불변하는
실체가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공수래(空手來) 공수거(空手去)가 인생(人生)이라 했습니다.
생동하는 기운으로 가득찼던 봄 여름 가을의 흐름을 비워버리고 침묵의 겨울로 가는 고요처럼..
- 좋은 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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