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경험하는 자이자 동시에 경험하는 일이자 동시에 경험된 세상이다. - - 몽지와 릴라
선원에 나오는 사람들과 대화를 해 보면 자기가 누구인지, 자기가 살아온 삶, 지금 하고 있는 일, 자신의 몸과 마음의 상태, 자기가 하고 있는 마음공부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소중한 시간을 내서 선원에 찾아왔을 때는 그 사람의 마음도 진실한 마음일 것이다. 그는 자신의 마음공부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알고 싶어 한다. 자기가 제대로 마음공부 길을 가고 있는지 궁금해한다. 불행한 자신의 삶을 이야기하고, 삶에 대한 불안, 삶에 대한 불만족, 삶의 괴로움을 이야기 한다. 이런 저런 과정을 거쳐 지금의 마음공부에 이르게 되었다고 이야기 한다.
이런 이야기를 물론 할 수 있어야 한다. 자신이 무엇에 사로잡혀 있는지를 알아야 삶에 대한 불안 불만족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러나 사실은 마음공부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그가 살아온 삶에 대한 이야기도 아니고, 그가 지금 경험하고 있는 것들도 아니고, 그의 생각이나 주장도 아니고, 그의 느낌 감정도 아니다. 그의 모든 것도 중요한 것이 아니고, 그도 중요한 것이 아니다. 선원을 찾아온 사람들과의 대화에서 주의 깊게 보는 것은 그가 어떻게 자기를 창조(創造)하고 있는지, 그가 어떻게 창조된 환상(幻想)에 빠져들고 있는지이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이 꿈과 같고 허깨비 같은 분별심(分別心), 분별의식(分別意識), 분별(分別)을 하는 생각에서 깨어나도록 할수 있을까 생각한다.
사람들은 아무 문제가 없고, 사람들이 살아온 삶과 경험, 사람들이 지금 겪고 있는 일들의 내용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문제가 되는 것은 다만 사람들 스스로가 바람처럼 일어나고 사라지는 느낌 감정 생각에 집착해서 구속당하고 있다는 현실이다. 사람들은 본래 존재하지도 않았고, 그렇게 살아오지도 않았다. 그러므로 사람들의 삶, 사람들의 문제, 사람들의 마음공부와 같은 소유물도 따로 있지 않다. 사람들은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서 자연(自然)스럽게 일어나고 있는 느낌, 감정, 생각에 사로잡히고 있는 것일 뿐이다.
나라고 하는 존재가 독립적으로 별도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무상(無常)하게 일어나고 사라지는 생각 속에 내가 등장한다. 홀연히 일어나는 무상한 감각 생각 느낌 감정속에 나라는 것이 세워지고, 나의 과거가 세워지고, 나의 현재와 미래가 생겨나고, 마음공부의 내용들이 생겨난다. 나, 나의 삶, 나의 것들은 일어나는 분별의식 분별심 분별을 하는 생각 밖에서 생겨나는 것이 아니다. 분별의식 분별심 분별을 하는 생각이 일어나야 나, 나의 삶, 나의 것들이 생겨난다. 그런데 사람들은 이같은 사실을 여실히 알지 못하고 분별의식 분별심 분별을 하는 생각 속에서 일어나는 무상(無常)한 이미지 느낌 생각 감정에 습관적으로 사로잡혀 마치 그것들이 늘 존재하고 실재하는 것들인것처럼 착각하고 있다.
그래서 사람들의 이런 착각의 결과로 사람들과의 대화는 서로 엇갈리기 일쑤다. 묻는 자는 자기가 갖고 있는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요청하고 자기가 원하는 경계를 경험하거나 얻게 해달라고 요청한다. 그렇게 원하는 문제 해결 방식, 원하는 경계, 원하는 경험을 내것으로 갖고 싶어 한다. 그러치만 반대로 나는 원하는 문제 해결 방식, 원하는 경계, 원하는 경험 그것들이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서 이렇게 일어나는 허망한 분별의식 분별심 분별을 하는 생각일 뿐이지, 내 일도, 나도, 내 경험도 따로 있는 것이 아님을 깨우치게 하려고 한다. 순간적으로 허망한 분별의식 분별심 분별을 하는 생각에서 깨어나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 있는 그대로의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면 사람들과의 대화는 끝날 때까지 서로 어긋나 각각 다른 곳을 보며 물과 기름과 같게 된다.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는 아무 일도 없다. 어떤 사람이 따로 없고 그 사람이 그런 인생을 산 것이 아니다.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는 사람들이 해온 마음공부가 따로 있는 것도 아니다. 단지 그런저런 삶, 그런저런 경험, 나라고 하는 존재는 단지 일어나는 분별의식 분별심 분별을 하는 생각속에서 만들어지는 환상과 같은 이야기이다. 그 모든 것은 무상(無常)한 생각 느낌 감각으로 잘 짜여진 꿈속의 이야기일 뿐이다.
이미지 생각 느낌 감정 감각은 누구의 소유물도 아니다. 이미지 생각 느낌 감정 감각은 지금 여기서 그냥 이렇게 일어나고 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알려고 해도, 알아지는 것은 모두 허망한 생각 느낌 감각들이다. 모든 것은 지금 이렇게 일어나는 경험의 내용으로서 그것일 뿐이다. 분별적인 경험이 일어나야 그 속에 내가 있고, 나의 상대가 있고, 내가 하는 일이 있게된다. 어떠한 분별의식 분별심 분별을 하는 생각도 없을 때 나도 없고, 나의 상대도 없고, 상대를 하는 일도 없다. 한 생각이 없을 때 나도 없고, 나의 과거도 없고, 나의 인생도 없고, 나의 마음공부도 없고, 그것들이 아닌 것들도 없다.
나는 동시에 경험을 하는 사람이자, 경험하는 경험 자체이자, 경험된 세계다. 그러므로 나라고 여기는 존재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나의 것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본래 아무 일이 없었다. 이 세상 온갖 것이 텅~빈 하나로 움직이고, 멈춰있고, 말하고, 생각하고, 느끼고, 경험하고, 안다. 모든 것이 순간순간 일어나고 사라지고 있다. 그러나 아무 일도 없다. '아무 일도 없다'는 것도 아무 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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