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얻고 싶거나, 무엇이 되고 싶다면, 어떤 것을 이루고 싶다면
대체적으로 사람들은 무엇을 얻고 싶을 때나, 무언가가 되고 싶을 때나, 어떤 것을 이루고 싶을 때나 애를 쓰고 노력을 한다. 애를 쓰고 노력을 한 무언가의 결과인 과보를 받고자한다면 먼저 원인이 되는 씨앗을 잘 뿌려야 하는 것이다. 인과(因果)나 업보(業報는 원인(原因)이 되는 씨앗인 행위(行爲), 즉 업(業)이 있고 나서 어느 정도 시간이 흘러 그 업(業)이 무르익은 뒤에 필연적(必然的)인 결과(結果)의 열매가 뒤따름을 의미한다. 원인(原因)과 결과(結果) 사이에는 시간(時間)이라는 장애물이 놓여 있는 것이다. 그러나 반드시 그런 과정을 거쳐야만 하는 것일까? ‘시간(時間)’은 필수 불가결한 당위일까? 많은 경전들에서는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원인인 씨를 뿌려 결과 얻기도 하지만 먼저 결과 만들면 원인이 따라오기도
부자가 되겠다고 마음을 먹었다면 먼저 부자가 된 사람의 마음으로 살아가야
시간은 환상(幻想)이며 신기루에 불과하다. 시간은 사람들이 의식 속에서 스스로 만들어 낸 환상일 뿐, 본래 시간이란 것은 없다. 본래 시간은 환상이고 시간은 없는 것이라면 그렇다면 결론적으로 인과응보(因果應報)도 원인과 결과 사이에 시간이 반드시 있는 것은 아니다. 알고보면 사실,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 현재 속에 이 세상 모든 것이 있다. 원인도 결과도, 과거도 미래도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 있다. 그렇기 때문에 업(業)을 지으면 즉각 과보(果報)를 받는다는 큰스님들의 말씀이 원인과 결과 사이에 이러한 무시간성(無時間性)을 암시하고 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무엇을 얻고 싶을 때나, 무언가가 되고 싶을 때나, 어떤 것을 이루고 싶을 때나, 어떤 것을 가지고 싶을 때나, 과거의 방식대로, 인과업보와 시간에 얽매여 원인을 잘 지으면 언젠가 좋은 결과를 이룰 수 있겠지 하고 기다리기만 할 필요가 없다. 그 모든 시간적 절차를 뛰어넘어 곧장 결과를 만들어 낼 수도 있는 것이다.
우리가 열심히 선업을 쌓으면 우주법계는 사간적으로 적절한 때가 되었을 때 선업에 맞는 과보를 보내준다고 믿어왔지만, 시간을 뛰어넘어 곧바로 과보를 창조하는 이 방식을 취했을 때는 반대의 작용이 일어난다. 내가 먼저 즉각적으로 결과를 만들어 내면 우주법계는 그 원인을 뒤이어 제공해 준다. 인과응보와는 완전히 거꾸로 된 것이다. 나의 행위에 따라 우주법계가 결과를 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결과를 만들고 우주법계는 원인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법계의 주인이 되어 사는 걸림 없는 대장부, 주인공의 삶의 방식이다.
좀 더 쉽게 예를 들어보자. 우리는 행복해지고 싶고, 부자가 되고 싶으며, 사랑받고 싶고, 관심받고 싶다. 행복해지기 위한 전통적 방식은 먼저 원인(原因)을 열심히 씨뿌리는 것이다. 열심히 일하고, 돈 벌고, 자식 낳고 키우며, 노후자금으로 쓸 돈도 두둑히 마련해야 한다. 물론 때때로 나눔도 실천해야 한다. 모든 원인을 지어놓고 나면 인과응보(因果應報)의 이치에 따라 언젠가 행복해질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사는 것이다.
그러나 인과응보(因果應報)의 이치와는 반대로 먼저 결과를 만들어 내는 방식은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서 당장에 먼저 행복해지는 것이다. 행복이라는 결과를 먼저 만들어 내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우주법계에서는 결과적으로 행복해져 있는 당신을 위해 그 결과인 행복의 원인들을 만들어 내 준다. 더 행복할 일들, 더 행복한 이유들을 만들어 내 줌으로써 당신의 행복을 증명해 주는 것이다! 원인(原因)과 결과(結果) 사이에 개입되는 시간(時間)은 무의미(無意味)해지지만 인과응보(因果應報)의 이치는 지켜져야 하기 때문이다.
부자(富者)가 되고 싶은가? 그러면 부자가 되려는 무수한 노력, 이를테면 미친 듯이 돈 벌고, 경제 기사를 스크렙 하고, 주식 동향을 살피고, 아파트 값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등의 원인을 만드는 방식에만 집중하지 말고, 먼저 부자가 된 결과를 만들어 내 보라.
먼저 충분히 부와 풍요를 느끼고 만끽해 보는 것이다. 돈을 많이 벌면 당신의 기분은 어떨까? 결핍감은 사라지고 풍요를 느낄 것이다. 그렇게 되면 돈 때문에 쩔쩔매지는 않을 것이며, 필요한 이웃에게 어려움 없이 나누어 줄 수도 있고, 충분히 그 풍요를 만끽하게 될 것이다. 가난과 결핍으로 제약받던 행동양식은 많이 변하게 될 것이다. 또한 쌓기만 하고, 축적하기만 하면서도 계속 ‘더 더’를 외치던 마음이 사라지고 비로소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를 누리고 만족하게 될 것이다. 더 많은 것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 더 많이 감사해하고 더 많이 만족하고 사는 것이다.
먼저 부자(富者)가 된 결과로써 풍요로워져라. 먼저 마음속에 풍요가 자리 잡고 있어야 외부적인 부(富)가 따라 붙는 것이다. 마음이 결핍되어 있으면 딱 그 결핍된 마음의 크기만큼의 물질과 돈만 생길 뿐이다. 무언가가 되고 싶거나 얻고 싶다면 먼저 이미 그것이 되었거나 얻은 것처럼 행동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원인보다 결과를 삶 속에 먼저 가져와라. 이미 그것이 되었다면, 얻었다면 당신은 어떤 삶을 살 것인가? 주저하지 말고 먼저 그 삶을 살아보라. 먼저 행복해지고 먼저 풍요로워지며 먼저 자비와 사랑을 나누어 보라. 원인보다 먼저 내가 결과적으로 되어 있으라.
[1289호 / 2015년 4월 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글쓴이 : 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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