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상스님의 날마다 해피엔딩

내 생각이 문제 삼지 않으면 있는 그대로의 자연일 뿐

장백산-1 2022. 8. 4. 16:04

내 생각이 문제 삼지 않으면 있는 그대로의 자연일 뿐

 

법당에 앉아서 고요히 좌선을 하거나, 법문을 듣고 있는데, 옆에 앉은 어떤 사람이 자꾸만 코를 풀거나, 킁킁 거리거나, 산만한 행동을 하면, 그 사람의 행위에 자꾸 신경이 쓰이고 때로는 화가 나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 사람의 그같은 행위가 정말 나를 화나게 만들 수 있을까요?

 

바람이 불어온다고, 바람소리가 귓전을 스쳐간다고, 새가 짹짹거리며 날아간다고 해서 사람들은 새의 그같은 행위를 보고 화를 내지는 않습니다. 새의 그같은 행위는 그냥 그저 자연현상의 하나로써 일어났다가 사라지는 것일 뿐이기 화를 내지 않는 것입니다.
새의 그같은 행위 그것은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거기에 내가 시비를 걸 필요도 없지요.

 

사실은 사람도 자연현상의 하나일 뿐입니다. 새가 짹짹거린다고 그 소리에 화를 낼 이유가 없듯, 어떤 특정한 사람이 듣기 싫은 소리를 내더라도 거기에 화를 낼 이유는 없는 것 아닌가요? 어쩌면 그 사람은 코감기가 걸려서 좀 힘들지만, 그래도 법문을 듣고 싶어서 법당에 온 사람일 수도 있습니다. 그 사람은 자신의 신체리듬, 자연의 리듬에 맞춰 그저 콧물을 흘리고 있고, 코를 풀고 있을 뿐인 것입니다.

 

렇게 이 세상 모든 것은 자연스럽게 그저 인연따라 벌어지는 자연현상일 뿐입니다. 그래서 무위자연(無爲自然)이라고 하지요. 무위자연 거기에는 아무 문제도 없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내가 생각을 일으켜, 감기가 걸렸으면 절에 오지 말던가, 코를 풀지 말고 참아야지 어떻게 저리도 예의가 없을 수가 있지? 하고 화를 내게 됩니다. 어쩌면 그렇게 화를 내는 것은 새가 짹짹 울며 날아가는 것을 듣고 화를 내는 것과도 비슷합니다.

 

코를 풀고 킁킁거리더라도 크게 문제삼지 않고 있는 사람도 주변에는 많이 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일이 나에게 문제로 다가왔다면 그것은 '그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내가 문제 삼은 내 마음이 문제인 것은 아닐까요? 이처럼 사람도 세상도 무위자연으로써, 자연스럽게 아무런 문제 없이 인연에 순응하며 살고 있습니다.

아무런 문제도 없습니다. 내가 문제 삼지만 않으면, 세상은 이대로 완전합니다. 

2019.07.22  글쓴이: 법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