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싸워 이겨야 할 적이 아니라, 품고 안으며 함께 누려야 할 가족이자 나 자신이다
사람들은 세상에 살아남기 위해, 엄청난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어느 한 순간도 쉬지 못하고 노력하고 애쓰며 살아간다. 나태해지다가는 자칫 순식간에 나보다 더 힘이 쎄고 더 많이 알고 더 노련한 포식자에게 잡아먹힐까봐 늘 두렵다. 이런 마음은 늘 노심초사하고, 늘 불안해서 노력하고, 남을 의식하며, 지기 싫고, 이기기 위한 온갖 무기, 재능, 지식, 자격증, 커리어 등에 중독되게 만든다. 물론 노력은 하되, 이런 식의 경쟁과 두려운 마음만 없다면 노력을 하기는 하면서도 마음은 훨씬 가벼울 수도 있지 않을까?
사실 세상은, 삶은, 타인들은 당신을 괴롭게 할 수 없다. 왜 그럴까? 세상, 삶, 타인들 그것들 전체가 바로 진정한 나이기 때문이다. 세상, 삶, 타인들은 둘로 나누어질 수 없는 불이법(不二法)의 진실만이 실상이기 때문이다. 내가 바로 삶이고 세상이고 타인들인데, 삶 세상 타인들과 싸워 이기려고 하면, 그것은 내가 나 자신과 끊임없이 싸우려는 것과 다르지 않다. 나 혼자서 적을 만들어 그 의식이 창조해 낸 적과 나 스스로 싸우다 지처서 제풀에 떨어지는 격이다.
이기는 것 또한 마찬가지다. 인생과 세상과 맞서 싸워 이기기 위한 자원들을 더욱 강화시킬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것을 깨뜨려야 하지 않을까? 물론 내버려 둔 채 깨뜨리는 것이다. 세상, 삶 인생은 싸워 이겨야 할 적이 아니라, 품고 안으며 함께 누려야 할 가족이고, 나 자신이다. 삶은 나를 깨뜨릴 수 없다. 세상은 나에게 상처줄 수 없다. 그 누구도 나를 괴롭힐 수 없다. 내가 누구인지, 그가 누구인지, 세상이 무엇인지를 분명히 알 수만 있다면..
글쓴이 : 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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