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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찾아온 절망감, 외로움, 질병이 정말 '나'일까요?

장백산-1 2024. 5. 8. 15:38

나에게 찾아온 절망감, 외로움, 질병이 정말 '나'일까요?

 

사람들에게 고통, 질병, 슬픔, 외로움, 절망, 상처, 좌절감, 질병 이런 것들이 찾아올 때 사람들은 곧장 '나는 외로워', '나의 질병', 나의 고통, '나의 상처', 나의 슬픔, 나의 절망, 나의 좌절감 이라고 그것들을 나와 동일시 해 버립니다. 모든 것을 나와 동일시하는 이런 습관적인 생각의 버릇을 잠시 믿지 말아 보세요.

 

나를 찾아온 절망감, 외로움, 질병, 슬픔,상처, 좌절감, 고통 그런 것들이 정말 '나'일까요? 그런 것들은 사실 잠시 왔다가 가버리는 것들 아닌가요? 그런 것들이 '나에게' 왔다가 가버린다는 것도 내 생각일 뿐입니다. 그저 지금 여기 어딘가에서 왔음을 경험하고 있을 뿐입니다.

 

절망과 외로움이 찾아올 때 정말 그 절망감과 외로움을 곧장 나와 동일시 하지 말고, 냉정하게 살펴보세요. 나와 동일시하는 그 생각이 없으면, 그것들은 그저 여기 어딘가에서 왔다가 가는 것이 경험될 뿐입니다.

 

방편으로 표현해 본다면, 그 모든 것들이 왔다가 가버리는 배경과 같은 드넓은 텅 빈 공간이 진정한 내가 아닐까요? 이 텅 빈 공간, 텅~빈 배경 위로 절망도 왔다 가고, 슬픔도 왔다 가고, 질병도 왔다가 가고, 모든 괴로움 또한 왔다가 떠나갈 뿐입니다.

 

나는 그저 그것이 올 때 왔음을 알고, 있을 때 있음을 알고, 갈 때 간다는 것을 알아채고 있는 무엇이 아니던가요? 그 모든 것들이 오고 갈 때, 어느 바탕 위로 오고 갔죠? 그 모든 것들이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갔습니까? 그것들이 왔을 때 왔음을 알고, 갔을 때 갔다는 것을 누가 알죠?

 

진정한 당신은, 외로움, 절망을 붙잡아 '내 것'이라고 생각하는 그 생각이 아닙니다. 진정한 당신은 그 모든 것들이 오고 가는 텅 빈 바탕이며, 그 모든 것들이 오고 감을 알아차리는 순수한 자각입니다. 텅~반 바탕, 순수한 자각 이것을 선(禪)에서는 '공적영지(空寂靈知)', '영각성(靈覺性)'이라고 합니다. 그 모든 것이 오고 가도록 받아들이는 공적하여 텅 빈 열린 공간이면서, 그 모든 것이 오고 감을 알아차리는 소소영령한 앎이라는 것이지요.

 

물론 이 또한 방편상의 말일 뿐이니, 고정지어 이해하라는 말은 아닙니다. 다만, 외로움, 절망, 아픔, 상처, 고통, 질병을 '내 것'이라고 습관적으로 생각하던 그 버릇을 믿지 말고, 정말 그런가 냉정하게 있는 그대로 바라보시기 바랍니다. 직접 바라봐서 직접 확인해 보지도 않고, 무조건 '내 것'이라고 나와 동일시 해서는 안 됩니다.


글쓴이 : 법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