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아(1) – 실체의 나 없음의 공허 혹은 자유
제행무상(諸行無常)에서 ‘제행 (諸行) ’이 ‘모든 존재’, ‘모든 행’을 말한다고 했는데, 제법무아(諸法無我)의 제법 (諸法)도 ‘모든 존재’라는 의미를 지닌다. 여기 제법(諸法)에서 법(法, dharma)은 ‘존재’, ‘일체 모든 존재’라는 의미로 쓰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법(法)은 ‘진리’, ‘진리의 가르침’ 정도로 이해하는데, 불교에서 ‘법(法)은 ‘존재’라는 의미로도 쓰인다. 예를 들어 삼법인(三法印)에서 ‘법(法)’은 ‘진리’를 의미하며, 제법무아(諸法無我)에서 ‘법(法)’은 ‘존재’를 의미한다.
제법무아 에서 무아(無我)는 ‘고정된 실체로서의 나라는 것이 없다’는 의미이다. 여기서 ‘나’는 것은 나라는 개인 뿐 아니라, 모든 인간을 넘어서 일체 모든 존재를 의미한다. 여기에는 고정된 실체로써의 본질적인 참나라는 것도 포함된다.
모든 것이 항상 하지 않고 찰라찰라 끊임없이 변한다면 지금의 ‘나’라는 존재는 무엇인가. 지금의 나라는 존제 또한 잠시 잠깐 인연 따라 이런 모습으로, 이런 성격으로, 이런 몸뚱이를 받아 이번 생에 나왔을 뿐이다. 지금 나의 모습이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인연 따라 끊임없이 변해가는 억겁의 세월 가운데 찰나의 모습에 불과하다.
그러니 이처럼 연기법으로 운행되는 세상에서 제행이 무상(無常 : 항상하지 않음)한 가운데 피어나는 모든 존재는 무아일 수밖에 없다. 이 세상 모든 것은 연기하기 때문에 무상(無常) 이며 무아(無我) 이다.
제법무아는 연기법에 대한 공간적인 해석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제행무상은 연기법을 시간적인 측면에서 보았을 때, 지금 보기에는 항상 할 것 같던 모든 존재들이 시간이 흐르고 나면 언젠가 소멸될 수밖에 없는 실상을 보여주는 가르침이다면 제법무아는 지금 이 자리에서 공간적으로 살펴보더라도 모든 존재는 실체적인 것이 아니며 공한 것이라는 가르침을 보여주고 있다.
이 세상에 드러나 있는 모든 존재는 저 홀로 독자적으로 존재할 수 없으며, 서로 다른 모든 존재들과의 상호연관과 연기적인 도움을 통해서만 지금 그 자리에 그렇게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글쓴이 : 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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