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비와 나눔을 못하게 막는 방해꾼인 생각
가난한 나라에 ‘100만 원을 보시해야지’ 라고 생각을 하면 아상과 에고라는 내면의 목소리가 계속 보시를 못하게 방해하며 끌어내린다. 생각은 내면에서 끊임없이 조잘대며 보시하지 못하게 막는다. 그게 아상에 기초한 생각의 전형적인 수법이다.
생각은 언제나 ‘나’만을 위한 것이 자신을 돕는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기 때문이다. 생각은 이렇게 말한다.
‘이봐, 100만 원이 얼마나 큰돈인데, 너 미쳤어? 무슨 100만원씩이나 보시를 해? 꼭 하려거든 50만 원만 하자’라고 하다가, 입금하려고 은행에 걸어가면서 또 말을 한다. ‘50만원도 많아. 한 30만 원만 하면 어떨까? 하나도 안 하는 사람도 얼마나 많은데. 그 돈이면 차라리 자식들 맛있는 것도 사 주고, 책도 사 주고, 딸 소원이라던 가방도 사 줄 수 있잖아.’
그러다가 은행 문 앞에 가서는 또 생각에 유혹 당한다. ‘30만 원도 많다. 20만 원만 해야지’, 은행 창고 앞에 가서는 10만 원을 꺼내 든다. 결국 창구 직원한테 이야기할 때는 “5만 원만 제가 기부하는 곳으로 보내주세요” 라고 말하게 된다.
생각이라는 녀석은 계속 나의 아상을 충족시키는 위주로 흐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생각만 해서는 안 되고 먼저 행동하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나누겠다고 마음을 먹으면, 먼저 행동부터 하는 게 가장 좋고, 그게 안 되면 말부터라도 하는 것이다. 그래야 실천이 되지, 생각으로만 수 백 번, 수 천 번 굴려 본들 직접 실천이 안 될 뿐이다.
그래놓고 어떻게 생각을 바꾸고, 의업을 변화시킨다고 할 수 있겠는가. 차라리 단돈 만 원이라도 저질러 보시하고, 기부하겠다고 선언하는 것이 훨씬 진정성이 있고, 힘이 있으며, 나아가 내면에 보시의 업습을 심어주게 된다.
글쓴이 : 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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