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법(緣起法) 9

내가 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은 저절로 이루어진다.

내가 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은 저절로 이루어진다. 내가 하는 것이 아니라 저절로 이루어집니다. 내가 보는 것이 아니라, 저절로 보일 뿐입니다. 내가 듣는 것이 아니라, 저절로 들릴 뿐입니다. 내가 숨쉬는 것이 아니라, 숨은 자연스럽게 저절로 일어납니다. 숨을 잘 쉬기 위해 우리는 한 번도 노력하지 않았지만, 숨은 끊어진 적이 없습니다. 잠을 자기 위해 일부러 애쓸 필요가 없습니다. 졸리면 저절로 잠이듭니다. 밥 때를 놓치지 않으려고 애쓸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저절로 배가 고파옵니다. 어제 그 사람에게 화를 낸 것 때문에 지금까지 계속해서 미안하고, 죄스럽고, 혹은 화가 나나요? 내가 화를 낸 것이 아니라, 화는 사실은 인연따라 저절로 올라왔을 뿐입니다. 그 화를 '내가 낸 내 화'라고 여기는 생각만..

방하착과 관수행 - 연기법의 생활실천(4)

방하착과 관수행 - 연기법의 생활실천(4) 방하착(放下着, 집착을 놓아버림) 연기법(緣起法)에 의하면 이 세상 그 어떤 것도 실체적이거나 고정되게 존재하지 않는다. 이 세상 모든 것은 다만 인연(因緣) 따라 끊임없이 변화(變化)할 뿐이다. 존재도 존재가 만들어내는 현실세계도 전부 다 인연(因緣) 따라 잠시 만들어져서(生), 머물고(住), 변화(異)하며, 결국에는 사라지는(滅) 것일 뿐이다. 덩치가 아주 큰 우주(宇宙)는 성주괴공(成住壞空)하고, 존재는 생주이멸(生住異滅)하며, 인간은 생노병사(生老病死)한다. 이러한 연기적인 세상에서 영원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붙잡을 만한 것은 그 어디에도 없다.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은 어디에도 없다. 세상 모든 것은 인연(因緣) 따라 잠시 내게로 왔다가 인연..

외롭게 사는 즐거움

외롭게 사는 즐거움 외로움의 의미를 생각해 보시는지요. 외롭다는 것은 내가 나에 대해 알아간다는 것입니다. 나와 조금 더 가까워 진다는 것입니다. 혼자 있을 때 외로움은 고개를 치켜들고 내게 찾아와 혼자있음의 고요를 방해합니다. 외로움은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을 때 찾아옵니다. 가진 것이 아무것도 없을 때, 내 주위에 아무도 없을 때, 사람들은 외로움에 눈물을 흘립니다. 외로움이라는 이름으로 우리의 혼자 있음을 방해하는 것입니다. 외로움에 속지 말아야 합니다. 외로움이라는 느낌이 없다면 사람들은 아주 쉽게 혼자 있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랬다면 아마 보다 많은 수행자들이 깨우침을 얻었을지도 모릅니다. 외로움이라는 느낌이 올라오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 느낌에서 벗어나려고 애쓰고 그러다 보니 자꾸 밖으로만 무..

깨어있을 때와 잠 잘 때가 같다는 생각은 망상

깨어있을 때와 잠 잘 때가 같다는 생각은 망상 ‘몽중일여’을 주장하는 견해는 부처님을 비난하는 망어일 뿐 깨어있을 때 확연히 깨어있고 잠을 잘 때는 확실하게 자야 초전법륜상.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오늘날 역사적으로 존재하셨던 고따마 붓다, 즉 석가모니 부처님이 계신다면 그에게 사람들 어떤 질문들을 할까. 사람마다 궁금한 점들이 다를 터이지만, 아마 그 내용들은 초기경전에서 그 옛날 인도 사람들이 했던 질문들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 질문들의 내용을 보면 수행과 관련된 질문이 많기는 하지만 신통력(神通力)과 관련된 내용도 적지 않다. 그리고 전생이나 내생에 대한 내용도 심심치 않게 본다. 질문들의 내용들은 다 제각각이지만, 그 질문들을 통해서 사람들은 석가모니 부처님을 만나게 된다. 석가모니 부처님을 ..

연기법(緣起法)을 거스르는 주장과 증명의 책임

연기법(緣起法)을 거스르는 주장과 증명의 책임 “불성사상(佛性思想) · 본각사상(本覺思想)은 붓다의 가르침과 정면 배치” 불성(佛性) · 본각(本覺), 창조적인 재해석 없으면 연기(緣起)와 공(空)에 어긋나 ‘참나(진아/眞我)’도 붓다의 무아(無我)라는 가르침을 거스르는 비불교적 주장 ‘깨쳐야만 안다’는 등 방식 논증은 전형적인 논리적 오류 이것이 있을 때 저것이 있으며(차유고피유/此有故彼有), 이것이 생겨나므로 저것이 생겨난다(차생고피생/此生故彼生). 이것이 없을 때 저것이 없으며(차무고피무/此無故彼無), 이것이 소멸하므로 저것이 소멸한다(차멸고피멸/此滅故彼滅). 붓다가 깨달은 당시 음미하고 있었다는 이 연기법(緣起法)을 접할 때마다 그 가르침의 깊이에 새롭게 놀라게 된다. 연기법(緣起法)은 대승사상(..

‘나’라는 존재는 무엇이며, 어떻게 정의될 수 있는가.

‘나’라는 존재는 무엇이며, 어떻게 정의될 수 있는가. 제법무아(諸法無我) 제행무상( 諸行無常)의 이치 지난 번에는 생명체에 대한 상의상대(相依相待)의 연기(緣起)를 주로 살펴 보았다. 생명체란 어디까지가 생명체인지 그 공간적 경계도 확실하지 않을 뿐 아니라, 자성(자체의 성품)을 가지고 독리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끝없는 인연의 복합으로 이루어져 있는 것이어서 오로지 연기의 산물일 뿐이라고 하였다. 이제 생명체를 하나의 단위로 생각하여 보자. 쉬운 예로 자기 자신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도대체 ‘나’ 라는 존재는 무엇이며, 어떻게 정의될 수 있는가. 우선 사회적인 면을 살펴보자. ‘나’는 작게는 가정의 구성원으로서 아내에게는 남편이요, 남편에게는 아내이다. 또한 어버이에게는 자식이요, 자식에게는 어..

성주괴공(成住壞空)

성주괴공(成住壞空) - “풀잎 썩은 자리에 다시 새싹 돋아나듯 - - 우주전체는 연기법(緣起法) 따라 질서있게 생멸”- 별이 아무리 크더라도 가지고 있는 수소의 양은 유한한 것이므로 언젠가는 핵융합 반응의 원료가 되는 수소를 다 쓰게 될 것이다. 별은 자신이 가지고 있던 수소를 거의 다 사용하게 되면 매우 불안정해 지면 서 커다란 변화를 일으킨다. 이 때 대부분의 별들은 적색거성(赤色巨星)의 단계를 거치게 된다고 한다. 이 적색거성 단계의 별은 헬륨으로 이루어진 중심핵과 외피로 구성되게 되는데, 중심부에서의 수소 원료는 고갈된 상태이고, 외피는 원래 크기의 100배 정도까지 팽창된다. 이 단계에서 강한 대류작용에 의해 별의 일부가 밖으로 떨어져 나가기도 한다. 별의 수소 핵융합 반응이 끝나면 중심부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