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23

어떻게 죽을 것인가.

어떻게 죽을 것인가. - - 소설가 김훈(74세) 망팔(望八 : 80을 바라보는 나이)이 되니까 오랫동안 소식이 없던 벗들한테서 소식이 오는데 오는 소식은 전부 죽었다는 소식이다. 살아 있다는 소식은 오지 않으니까, 오는 소식이 없으면 살아 있는 것이다. 지난달에도 형뻘 되는 벗이 죽어서 장사를 치르느라고 화장장에 갔었다. 정문에서부터 영구차와 버스들이 밀려 있었다. 관이 전기로 속으로 내려가면 고인의 이름 밑에 '소각 중'이라는 문자등이 켜지고, 40분쯤 지나니까 '소각 완료', 또 10분쯤 지나니까 '냉각 중'이라는 문자등이 켜졌다. 10년 전쯤에는 소각에서 냉각까지 100분 정도 걸렸는데 이제는 50분으로 줄었다. 시신 소각하는 기술이 크게 진보했고, 시신 소각 의전을 관리하는 절차도 세련되다. '..

죽음을 반드시 기억해야만 하는 3가지 이유

죽음을 반드시 기억해야만 하는 3가지 이유 죽음에 관한 고찰은 더없이 중요하다. 삶의 유한(有限)함을 제대로 깨닫고 나면 모든 것이 다르게 보인다. 하지만 죽음 자체가 워낙 추상적이어서 죽음을 깊이 고찰하고 고민한다고 해서 죽음에서 쉽게 무언가를 배우기는 쉽지 않다. 죽음은 인생의 마지막 순간이라는 사실의 의미를 깨닫고 죽음을 늘 기억하면서 얻은 교훈 3가지를 공유하려고 한다. 1. 우선순위 죽음은 삶에서의 우선순위를 명료하게 정해준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소고기와 돼지고기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나는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돼지고기를 선택할 것이다. 그만큼 고기에 대한 내 우선순위는 확고하다. 다음과 같이 생각하면 답이 나오기 때문이다. “죽기 전에 어느 고기 하나만 먹을 수 있..

죽음보다는 삶을 죽이는 잘못 다스려진 마음이 더 큰 재앙이다.

죽음보다는 삶을 죽이는 잘못 다스려진 마음이 더 큰 재앙이다. - 법구경 42번 게송 (해석 1) "적과 적이 서로 싸우고, 원수와 원수가 서로 물고 뜯으며 싸운다 해도 잘못 다스려진 마음이 저지르는 재앙보다는 그 영향이 적을 것이다." (해석 2) "적과 적끼리 원수와 원수끼리 서로 싸우고 죽이고 헐뜯으며 저주를 퍼붓는다 해도 잘못 다스려진 마음인 집착을 하는 마음과 악에 물든 삿된 마음이 주는 재앙에는 미치지 못한다." - - - - - - - - - -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코살라국의 한 마을에 머무실 때, 소를 키우는 목동인 난다는 가끔씩 부처님이 말씀하는 법문(法門)을 듣곤 했다. 한 번은 신심이 일어나 부처님을 집으로 초청해 공양을 올리고자 했는데 부처님께서는 아직 시절인연(時節因緣)이 무르익지..

인생에서의 3가지 현상

인생에서의 3가지 현상 인간의 삶에서의 중요한 세 가지 현상은 바로 탄생, 사랑, 죽음이다. 사람들은 그 누구도 자신의 탄생을 통제할 수 없다. 아무도 탄생을 요구한 적이 없지만, 어느 날 그대는 태어난다. 그리고 탄생과 똑같은 일이 그대의 죽음에도 일어난다. 아무도 그대에게 죽을 준비가 되었는지 묻지도 않고, 죽음이 내일 그대를 찾아올 거라고 말해주지 않는다. 죽음에 대한 아무런 예고도 없이 사람들에게 갑자기 죽음이 찾아오고, 그대는 그냥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탄생과 죽음 사이에서 사람들이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자유는 바로 사랑이다. 인간사회는 인간의 유일한 자유인 사랑 그것마저 사람들에게서 빼앗아왔다. 그래야지만 사람들의 삶 전체가 기계적인 일상에 머물기 때문이다. 행복(幸福)이 무엇인 줄 잘 아..

"시체 350구 해부하고 나니 삶이 보여" 의대 6년차 이 남자가 간 곳은

"시체 350구 해부하고 나니 삶이 보여" 의대 6년차 이 남자가 간 곳은 백성호 입력 2021.01.01. 00:30 수정 2021.01.01. 01:21 [백성호 기자의 현문우답] 코로나 공포의 뿌리는 결국 죽음 번뇌를 지혜로 바꾸는 계기 삼자 자신에게 솔직한 삶에 희망 있어 “죽음을 생각하면서 사는 삶과 죽음을 외면하면서 사는 삶, 이 둘은 하늘과 땅 차이다.” 지난달 29일 경기도 여주시 강천면의 바람은 차가웠다. 그곳에 있는 도전 돌밭공동체에서 서명원(67) 신부를 만났다. 캐나다 출신이면서 예수회 신부인 그는 지난해 서강대 종교학과 교수직에서 정년 퇴임했다. 지금은 돌밭공동체 도반(道伴)들과 함께 유기농 농사를 손수 지으며 명상하고, 기도하고, 공부하고,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다. 2,021년..

? 늙음의 미학(美學)

? 늙음의 미학(美學) 단풍이 든 나뭇잎 하나 빙그르르 휘돌며 떨어진다. 누구나의 삶의 끝도 저와 같다. 어느 바람에 떨어지는 줄 모르는 낙엽이 땅에 떨어지기까지는 순간이지만, 그럼에도 땅에 떨어지는 낙엽을 자세히 관찰해보면 그것은 분명히 절규가 아니라 춤추는 모습이다. 낙엽 지기 전의 나뭇잎의 마지막 모습은 어떠했을까. 아름다운 단풍이었다. 인간 말년의 인생 모습도 낙엽처럼 화사(華奢)하고 장엄(莊嚴)한 파노라마(panorama)이어라. 적어도 나의 경우에는 봄꽃보다 가을 단풍을 더 아름답게 본다. 아침 이슬도 아름답지만 해 질 녘의 저녁놀은 더 아름답다. ‘삶의 유혹(誘惑)’과 ‘죽음의 공포(恐怖)’라는 두 가지 생각에서 벗어나고자 고민하는 것이 인생을 제대로 공부하는 것이다. 죽음을 향해 걸어가는 ..

사랑은 그저 저절로 일어나는 하나의 해프닝이다.

사랑은 그저 저절로 일어나는 하나의 해프닝이다. 한 인간이 세상에 태어났다. 그런데 그는 자신의 탄생에 대해 전혀 모른다. 탄생은 그냥 일어난 일이다. 이미 일어난 탄생이다. 그리고 그는 언젠가는 반드시 죽을 것이다.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 그대는 살아 있다. 탄생은 이미 일어난 사건이고, 죽음은 아직 일어나지 않은 사건이다. 탄생과 죽음 사이에 유일한 가능성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사랑이다. 따라서 인간의 삶에는 탄생, 사랑, 죽음이라는 세 기본 요소가 있다. 탄생, 사랑, 죽음은 그냥 저절로 일어난다. 탄생은 이미 일어난 사건이다. 지금 탄생을 자각해본들 탄생을 어떻게 할 수가 없다. 죽음은 아직 일어나지 않은 사건이다. 지금 당장 죽음에 대해 자각할 수 있겠는가? 탄생과 죽음 사이에 자각할 수..

흐르는 시간에 대한 두려움

흐르는 시간에 대한 두려움 도대체 나는 언제쯤 제대로 된 삶을 제대로 살아보게 될까? 그런 두려움이 심장을 멎게 하는 것같다. 삶은 시간과 함께 흘러간다. 시간이 그대의 손에서 빠져나가 저만치 흘러간다. 그리고 죽음은 매순간순간 한 발짝씩 가까이 다가온다. 언제든지 죽음이 그대의 문을 노크할 수 있다. 흘러간 시간은 되돌릴 수가 없다. 한번 흘러간 시간은 영원히 그대로 끝이다. 시간에 대한 두려움과 걱정 때문에 노이로제가 생긴다. 시간에 대한 두려움과 걱정 때문에 생기는 노이로제는 주기적으로 그대를 찾아오고, 이같은 현상은 서양인들에게는 두 번째 본성처럼 되어버렸다. 시간이 흘러가버린다는 사실을 끊임없이 되새기며 두려움이 생긴다. 시간에 대한 두려움은 그대가 아직 제대로 된 삶을 살아보지 못했는데 그것과..

재벌 총수의 죽음! 뭐가 그리 요란 떨 일인가 !

이건희 회장의 사망을 보며, 종교를 다시 보게 하는 글 - - - - - - 재벌 총수의 죽음! 뭐가 그리 요란 떨 일인가 ! ~~~``` 지금 돌아보면 내가 미국에서 활동하던 시기이다. 한국 TV방송을 틀면 이건희씨가 나온 적이 있다. 벌써 15년이 지났다. 그때 이미 이건희씨의 몸은 그의 몸이 아니였다. 비행기가 공항에 착륙해서 그 사람이 비행기에서 내리면 몸이 무거워 다른 사람의 부축을 받아야만 하는 모습을 보았다. 그의 눈은 흐리 멍텅하고 몸은 무거워 보이고 하던 그때 봤던 그의 모습이 다시 생각이 난다. 그때 그의 그런 모습을 보면서 저 속에 무슨 기쁨이 있고 낙원이 있겠는가! 하고 생각한 적이 있다. 사람들은 그런 사실도 모르고 이건희 같은 사람을 부러워한다. 그 부러워 하는 것이 곧 허상 이..

무엇이 그리도 두려운가?

무엇이 그리도 두려운가? 사람들은 죽음, 어둠, 두려움과 친해질 필요가 전혀 없다. 그래서 그것들과 이별을 해야 한다. 그리고 그것들에게 영원히 작별인사를 해야 한다. 죽음, 어둠, 두려움같은 생각은 그대의 집착심 때문에 생긴다. 그것들에 대한 우정이 그 집착심을 더욱 공고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죽음, 어둠, 두려움과 친해지고 우정이 쌓인다고 해서 자신이 더 자신의 내면으로 들어가게 될 거라고 착각하지 말라. 죽음, 어둠, 두려움과 친해지면 오히려 자신의 내면으로 들어가는 그 과정을 방해할 것 이다. 사실 그렇게 친해진 죽음, 어둠, 두려움은 자신의 내면으로 들어가는 그 과정을 더욱 방해하기 마련이다. 그런 죽음, 어둠, 두려움은 그대에게 이렇게 속삭이면서 자신의 내면으로 들어가는그대를 친밀한 방식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