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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기술은 알아도 도(道)는 모른다

장백산-1 2009. 10. 1. 23:33




침법에는 그저 아픈 데라면 다 찔러대는 소위 아시침법(阿是針法)과

암기 위주의 체침법(體針法)이 있다. 예를 들어 사관혈(四關穴)을 통하면

체했을 때 좋다는 지식으로 일생을 일관한다면 의사로서 자질이 의심스럽다.


원리침법(原理針法)은 암기로 외워서 놓는 침법이 아니라

그 사람에 맞는 체질침법이다.

성격과 증상, 환경 등을 고려하여 같은 병명이라도

다른 침처방을 물론 약도 마찬가지지만 다르게 쓴다.

바로 사암침법의 묘한 이치는 여기에서 차별화된다.

물론 보약에도 그 음양을 구분해야 한다.



돌발퀴즈


살이 무른데다 비대한 물살체질에게 맞는 보약은?



1. 녹각을 달인 묵 같은 녹각교(鹿角膠)에 무거운 약재를
합방한 녹각대보탕(鹿角大補湯) 류에 대추를 잔뜩 넣은 처방


2. 삽주뿌리 일명 창출(蒼朮)이라는 건조한 거습지제(去濕之劑)와
가벼운 약재를 합한 곽향정기산(藿香正氣散) 류에 생강을 많이 넣은 처방



정답 2번



1973년 필자의 한의과 대학 졸업 당시 사회 인식상,

한의사는 보약 장삿꾼에 가까웠다.

알고 보면 보약 안에도 음양관이 숨어 있어 민중들을 보살펴 왔는데도 말이다.

한의계의 언더그라운드 강사라는 별명를 지닌 필자는 황제(黃帝), 복희(伏羲),

신농(神農)씨 지혜 유산인 한의학에 자부심을 갖게 되기까지는

제도권 내의 한의대보다 재야 스승님들 가르침의 영향이 컸다.


임상의로서나 교육 일선에서의 혼란 절감 시점에서

경허, 만공의 선맥(禪脈) 이은 수덕사 방장 혜암(蕙庵) 선사와의 조우는

일생일대 전환점이 되었다.

사부님의 1985년 102세 입적 때까지 문하(門下)에서 화두(話頭) 탁마를 받다가

사장되다시피 한 사암(舍岩) 침법 복원의 실마리를 이때 찾았다.


한의학은 사라져 가던 동양철학적 사유방법이 유일하게 남은

민족 지혜 유산(遺産)의 보고(寶庫)이자 종교에 가까운 원리가 존재한다.


귀신을 쫓은 예수의 신통을 무시하거나 윤회의 지옥, 아귀, 축생, 인간, 아수라,

천상으로 나눈 불교 우주론을 부정하면 그는 종교인이 아니며 동양의학자가 아니다.

한의학적 귀신론은 다 자기의 마음의 집착으로 규정한다.

(氣聚卽鬼也; 기가 모인 것이 귀신임) 우리가 짓는 업(業)의 인과응보를

질병의 파악에 응용하지 않을 수 없는 시점에 와 있다.



돈후앙(Don Juan Matos)이라는 인디언 스승이 경고한 네 가지 마음의 적,

'두려움', '명석함', '힘', '휴식'을 정복하지 못한 필자는

항상 초발심(初發心)의 긴장과 전율을 상기하고자 애쓴다.


우선 가장 가까운 '자신의 마음을 알라'는 소크라테스의 자기 성찰 교훈을 되새긴다.


지약이부지방(知藥而不知方) 지방이부지술(知方而不知術) 지술이부지도(知術而不知道)라!


'일컬어 약은 알아도 그 처방은 모르고 그 처방은 알아도 술법을 모르고

술법은 알아도 도(道)를 알지 못하더라'는 선인들의 한탄과 함께 하고 싶다.

출처 : 金烏김홍경을 사랑하는 사람들
글쓴이 : 새우깡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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