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안으로 돌이켜라 |
생각 끊고 연(緣)을 잊고 일 없이 우뚝 앉아 있으니, 봄이 오매 풀이 저절로 푸르구나.
- <선가귀감 7> - 이른바 한가로운 도인이라. 오호라, 그 사람됨이 본래 연이 없고 애초에 일 없어서 배고프면 밥을 먹고 고단하면 잠을 자네. 녹수청산에 마음대로 오고가며 어촌과 주막에 자유자재 한가하네. 세월과 나이를 알 바 아니건만, 봄이 오니 예전처럼 풀잎이 푸르구나. 이것은 특별히 한 생각 빛을 돌이킴을 기리는 것이다. 밖으로 향하는 마음을 안으로 돌이킨다는 의미이다. 우리의 눈은 밖을 향해 바라보게 되어있다. 그러다보니 어느덧 마음마저 밖을 향해 보게 되었다. 결국 밖에서 주인을 찾게 되고, 자신은 종노릇을 감수하게 된 것이다.
밖에서 마음의 주인 찾게 되면 예컨대 주변 사람들이 월급 200만원을 받을 때에 자신은 300만원을 받는 사람이 있다고 하자. 또 한편 다른 사람들이 500만원을 받을 때 자신은 400만원을 받는 사람이 있다고 하자. 누가 더 행복감을 느낄까? 실제로 400만원을 받는 사람보다 300만원을 받는 사람이 더 행복감을 느낀다고 한다. 왜 그럴까? 숫자상으로만 보자면 100만원을 더 적게 받는다 해도, 주변사람보다 비교해서 더 많기 때문에 행복하다고 느낀다는 것이다. 남보다 잘 살려고, 커 보이려고, 행복해보이려고 무진 애를 쓴다. 그래서 겉으로 보기에는 상당히 행복해 보이는 이들도, 막상 그 속을 들여다보면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자신의 솔직한 마음을 털어놓을 수도 없고, 어디 제대로 상담할 수도 없다. 까치발을 내려놓으면 훨씬 작아 보이고, 그렇게 되면 상대적 열등감이 더해지지 않을까, 걱정이 돼서이다. 보통 택시를 급하게 모는 분들이 많은데, 그는 달랐다. 어쩐 일인지 궁금해 대화해보니, 의문이 금시 풀렸다. 그도 한때는 남들처럼 부지런히 앞만 보고 달렸다고 한다. 그저 남들처럼 좀 더 열심히, 좀 더 잘 살고자 노력했던 것이다. 그러자니 신경을 곤두세우고 조금이라도 남보다 앞서가려고 마구 차를 몰았다. 하루 세끼 쌀밥에 고등어반찬 먹는 것. 그런데 돌이켜보니 지금 이미 그 소원은 이루어져 있었다. 현재로서도 충분히 그 정도의 형편은 되었던 것이다. 그날부터 욕심을 버리고 편안한 마음으로 운전에 임하게 되었고, 더불어 건강도 좋아졌다고 한다. 마음이 편안해지니 몸도 편안해지고 주변사람도 편안해진 것이다. 내가 안달하지 않아도 가을이 깊으면 낙엽이 지고 봄이 오면 풀이 저절로 푸르른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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