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을 드니 빙긋이 웃는다 |
빙긋이 웃은 일이 모두 교의 자취만 될 것이고, 마음에서 얻으면 세상의 온갖 거친 잡담이라도 모두 경전 밖에 따로 전한 선의 취지가 될 것이다. - <선가귀감 6> 무엇이나 말해 보려 한다면 벌써 본마음을 잃은 것이고, 본마음을 잃으면 세존께서 꽃을 드신 것이나 가섭존자의 미소가 모두 죽어버린 이야기가 될 것이다. 새의 지저귐까지도 실상에 깊이 통달한 것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보적선사는 통곡하는 소리를 듣고 깨쳐 춤추고 기뻐하였으며, 보수선사는 거리에서 치고받고 싸우는 것을 보고 참 면목을 깨쳤다.
법은 모양 없고 ‘말’ 미치지 않아 예컨대, 코끼리가 어떻게 생겼던가? 긴 코가 코끼린가, 통나무 같은 다리가 코끼린가, 커다란 몸통이 코끼린가, 가느다란 꼬리가 코끼린가? 커다란 몸통도 코끼리가 아니다. 가느다란 꼬리도 코끼리가 아니다. 어느 한 부분을 잡아서 말하더라도 모두 코끼리가 아니다. 커다란 몸통도 코끼리다. 가느다란 꼬리도 코끼리다. 어떤 부분을 잡아서 말해도 모두 다 코끼리다. 코끼리 아닌 것이 없다. 그때 상주가 슬피 우는 소리를 듣고 문득 깨쳤다. 남들은 통곡을 하는데 그는 혼자서 덩실덩실 춤을 추면서 기뻐했다. “부모가 낳기 전 너의 본래면목이 어떤 것이냐?” 그는 대답을 못했다. 어느 날 거리에 나갔다가 웬 사람들이 주먹다짐을 하며 싸운 끝에 “참으로 면목이 없네” 하는 말을 듣고 크게 깨쳤다. 단지 길거리에 나가서 다른 사람들을 구경하다가 깨친 것이다. 도대체 무엇을 깨친 것일까? 통곡하는 소리와 면목이 없다는 소리에 어떤 공통점이 있을까? 둘 다 본래면목을 드러내주는 표현일까? 숲을 보고 나면 본래면목 아닌 것이 없다. 숲을 보지 못하면 어떤 것도 본래면목이 아니다. 아직 본래면목을 보지 못했다면 어서 길거리에 나가 볼 일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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