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철스님의 주례사 [금고옥조]입니

[스크랩] 극락은 ‘차선’…해탈이 ‘최선’ (월호스님의 선어록의 향기)

장백산-1 2011. 3. 24. 14:52

극락은 ‘차선’…해탈이 ‘최선’


몸과 마음 정(定)에 들어 움직이지 말고

띠집에 묵묵히 앉아 왕래를 끊으라.

적적하고 고요하여 한 가지 일도 없으니

 

마음의 부처 보아 자신에게 귀의하리.

 
                                 - <자경문 3. 口無多言 身不輕動>


한 비구가 부처님으로부터 좌선수행에 관한 설법을 듣고 수행했지만 큰 진전을 보지 못했다.

적합한 수행주제를 받기위해 부처님을 향해 길을 가다 멀리서 아지랑이가 아른거리는 것을 보았고,

이렇게 생각했다.

“저 아지랑이는 먼데서 보면 실제처럼 보이지만 가까이 가 보면 실체를 잡을 수 없다.

이처럼 마음이란 것도 일어나고 사라지는 현상이 있지만,

그것은 인연의 소치일 뿐 불변하는 실체가 있는 것이 아니다.”

여기에 마음집중하며 길을 가다 폭포를 만났다. 폭포의 물거품을 바라보며 또 이렇게 생각했다.

“인간이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도 저 물거품과 같다. 태어남은 물거품이 일어나는 것과 같고,

죽는 것은 물거품이 사라지는 것과 같다.”

이때에 부처님께서 그 비구 가까이 몸을 나투어 말씀하셨다.

“몸이 물거품처럼 허무하고 마음이 아지랑이처럼 실체 없음을 깨닫는다면,

그는 능히 감각적 쾌락의 화살을 꺾으리니 죽음의 왕도 그를 보지 못한다.”

 

윤회의 세계에서 벗어나야

불생불멸 경지 얻을수 있어


몸은 물거품과 같고 마음은 아지랑이와 같은 것이다. 물거품과 아지랑이는 고정된 실체가 없으며 일시적 현상이 있을 뿐이다.

몸과 마음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마음을 닦는다고 하지만, 사실 닦을 것이 없다.

물거품과 아지랑이처럼 실체가 없는 것을 어떻게 닦을 것인가? 다만 쉬어주면 될 뿐이다.

이를 터득하기 위해서는 일시적이나마 외부의 반연을 쉬어야한다.

“밖으로 모든 반연을 쉬고 안으로 마음에 헐떡임이 없어서 마음이 장벽 같아야 도를 볼 수 있다”는 달마대사의 말처럼.

‘좋은 일도 없는 것만 못하다(好事不如無)’라는 말이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좋은 일만 생기고 나쁜 일은 피해가기를 기원하지만, 세상에 좋은 일만 생겨날 수는 없다.

맑은 날이 있으면 궂은 날도 있고, 흐린 날이 있으면 개는 날도 있는 법이다.

사시사철 맑은 날만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 곳은 다름 아닌 사막이다.

꿈도 마찬가지이다. 사람들은 좋은 꿈꾸기만을 바라고 있지만, 그럴 수는 없다.

좋은 꿈을 꾸는 날이 있는가하면 나쁜 꿈을 꾸는 날도 있게 된다.

오랫동안 살아가다보면 길흉화복을 두루 겪게 되는 것이다.

특히 종교를 믿는 많은 사람들이 밖으로 재수대통과 부귀영화를 구걸하지만,

성직자들조차도 생로병사의 법칙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유념해야 한다.

영생을 말하는가? 삶에는 반드시 늙고 병들어 죽음이 따른다.

그러므로 영구히 산다는 것은 영구히 늙고 병들고 죽는 고통을 겪는다는 얘기가 된다.

윤회의 세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 고와 낙을 반복해서 겪을 수밖에 없다.

불생불멸의 경지야말로 최상이다. 따라서 극락은 차선이요, 해탈이 최선이라고 하는 것이다.

월호스님 / 쌍계사 승가대학 교수

출처 : 석가모니불
글쓴이 : 동다송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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