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어디에 있나요 |
그의 얼굴은 기품이 있고 반듯하였으며, 성품 또한 다정다감하였다고 한다. 게다가 몸매까지 뛰어나 한쪽 어깨를 가리는 것만으로는 부족하여 특별히 석존의 허락을 얻어 양쪽 어깨를 모두 가리도록 통견가사를 걸쳤다고 하니, 몸짱이었던 것도 확실하다. 비구스님의 설법 시에 가능한 한 아난존자의 설법을 듣고자 청하곤 할 정도였다. 기왕이면 다홍치마라고나 할까. 사실은 부처님에게 거듭 세 번을 간청하여 당시로서는 엄두도 내기 힘들었던 여인들의 출가를 허락케 한 것도 다름 아닌 아난존자였으니, 인기 만점이었을 것이다.
마음이 아는 것 몸이 못 깨닫고 그 길로 집에 돌아가 어머니에게 아난존자와 결혼시켜줄 것을 요청하였고, 이를 설득하다 못한 그녀의 어머니는 마침내 주술을 걸어 아난존자를 유혹한다. 이를 미리 감지한 부처님은 문수보살에게 수능엄주를 주어 아난존자를 구해오도록 조치한다. 수능엄주야말로 주문 중의 주문, 주문의 왕이다. 온갖 주문을 풀어내는 주문 능엄주에 의해 마침내 악주가 소멸하고 아난과 마등가녀는 부처님 앞으로 불려오게 되었다. 어쩌다가 외도의 주술에 걸려 이런 지경에 처하게 되었단 말인가. 주술에 걸렸다는 것은 무언가 주문에 걸릴 여지가 있었다는 것이다. 아직 ‘나’라고 하는 마음이 있었다고 하는 증거이다. 그렇다면 그 마음이란 과연 어디에 있는 것인가. 다른 사물을 보듯이 몸속의 것들, 예컨대 오장육부를 먼저 볼 수 있어야 하리라. 즉 마음이 아는 것을 몸이 깨닫지 못하고, 몸이 느끼는 것을 마음이 알지 못할 것이다. 도대체 마음이란 어디에 있는 것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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