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철스님의 주례사 [금고옥조]입니

[스크랩] (월호스님의 선어록의 향기) 이웃 돕는 연습을 하라

장백산-1 2011. 3. 25. 02:23

이웃 돕는 연습을 하라


온 정신 다하여 이놈을 잡았으나

힘세고 마음 강해 다스리기 어려워라.

어느 때는 고원 위에 올라갔다가

어느 때는 구름 속에 들어가누나.
 
                                                     - <십우도 4. 得牛> -

본성은 공(空)하고 일정한 모양이 없음을 알아챘지만, 아직도 과거의 습기는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습기(習氣)는 말 그대로 습관적인 기운이기 때문이다.

탐욕이 많거나 성질을 잘 내거나 뜨문뜨문한 성품은 금생에 형성된 것이 아니다.

과거 여러 생을 걸쳐서 연습하고 또 연습해온 결과인 것이다.

그러므로 아무리 성품이 공함을 보았다고 하더라도 습기가 금방 사라지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따라서 습관적 기운을 바꾸는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 가운데 첫째는 탐욕을 다스리는 것이다. 탐욕이야말로 삼독 가운데서도 으뜸이며,

결국 탐욕으로 말미암아 성냄과 어리석음까지 생겨난다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탐욕을 다스리기 위해서는 일단 지나친 욕심을 참회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탐욕은 베품으로써 다스려야한다.

받는 마음을 연습하는 것이 아니라, 주는 마음을 연습하는 것이다.

받는 마음 연습하면 거지종이 되고, 주는 마음 연습하면 부자주인이 된다.

어떤 마음을 연습할 것인가?

 

받는 마음 연습하면 ‘거지 종’

주는 마음 연습하면 ‘부자주인’
  

부처님 십대제자 가운데 두타제일의 제자인 가섭존자는 가난한 집만 탁발하며 다녔다.

그 이유를 묻자, ‘가난한 사람들은 과거에 복을 짓지 못해 가난한 것이니, 이제라도 복을 짓게 하여야 한다’고 답했다.

가난하다고 해서 자꾸 받는 마음만 연습하다보면 더욱 더 가난해지는 것이다.

없는 가운데서 하찮은 것이라도 주는 마음을 연습해야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다.

한번은 가섭존자가 쓰레기더미 속에 버려지는 쌀뜨물을 받아먹으며 연명하는 병든 거지노파를 만나 탁발을 요청했다.

할 수 없이 먹다 남은 쌀뜨물을 보시한 노파는 며칠 후 이 세상을 하직하였는데, 보시의 공덕으로 도리천에 태어났다.

그 몸은 찬란한 빛을 발하는 천녀가 되었으며 가섭존자의 은혜에 보답하고자 하늘 꽃을 흩뿌리며

감사의 마음을 표시하였다고 한다.

또한 아나율 존자의 여동생인 로히니공주는 문둥병으로 고생이 막심하였다.

전생에 질투심으로 다른 여인을 해친 과보였다. 병을 치료하려면 큰 공덕을 지으라는 권고에 따라 보시를 하여

도량 내에 공양간을 지었다. 그리고 공양간이 지어지는 동안 끊임없이 도량청소를 하였다.

이러한 공덕으로 마침내 문둥병이 낫게 되었다고 한다.

가난과 질병에서 벗어나는 비결은 다름 아닌 보시에 있다. 어려운 형편이지만,

남들이 나를 도와주기만 바랄 것이 아니라, 내가 남들을 도와주는 마음을 연습해야 상황이 역전된다.

그러므로 복전함에 적은 돈을 넣으며 큰 소원을 이루어달라고 구걸하는 것보다,

그냥 이렇게 말해야 진짜 복이 되지 않을까?

“부처님, 용돈 쓰세요.”

월호스님 / 쌍계사 승가대학 교수

출처 : 석가모니불
글쓴이 : 동다송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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