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health)
이 이야기는 한 할머니에게서 들은 것입니다.
그 할머니 동네에 반신불수의 한 남자가 살고 있었는데, 사지가 뒤틀리고, 팔다리가 안으로 굽어 팔꿈치와 무릎으로 겨우 움직일 정도였답니다.
그런 그에게도 형평성의 원칙이 적용되었는지 남의 운명을 예측하는 데에 특별한 능력이 있어 점바치로 많은 돈을 벌어들였답니다.
그러나 그는 매우 인색한 자여서 그 많은 돈을 자신의 즐거움이나 가족의 즐거움을 위해 사용해보지도 못하고 평생을 그렇게 살다가 죽었답니다.
그가 죽을 때, 놀라운 일이 벌어졌답니다.
마음이 그의 몸을 떠나는 순간 그동안 자신을 구속하고 불편하게 했던 육신이 쭉 펴지면서 정상이 되었답니다.
옹졸한 마음이 몸 안에서 웅크리고 있었던 것일까요?
아무튼 그가 죽으면 어떻게 수위를 입힐까 고민하고 있던 가족들은 부질없는 걱정을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병이 생기는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입니다.
과음이나 과식, 편식이나 영양결핍 등과 같은 음식으로 오는 병, 지수화풍 사대(四大)의 불균형으로 오는 병, 외부의 바이러스로 오는 병, 심한 스트레스, 갈등, 우울증과 같은 마음으로 오는 병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태어날 때부터 정상이 아니었다면, 태에 들었을 때는 정상이었는데 어머니가 술 담배를 하였거나 약을 잘못 복용했거나, 섭생 부주의가 아니라면, 이는 과거생의 업으로 생긴 병일 것입니다.
하지만 과거생의 업은 일체지를 갖추신 붓다만이 알 수 있는 것이지 우리들로서는 알 수 없는 영역입니다.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마음가짐이 잘못되면 병이 온다는 것입니다.
마음이 긴장하면 몸도 긴장하고, 마음이 굳어지면 몸도 굳어집니다.
마음이 에고로 무장하고 강한 분리감을 느끼면 몸도 무장을 하고 주변을 경계합니다.
마음이 사람들을 적으로 돌리고, 파괴하려는 무의식적인 충동을 느끼고 경쟁하고 지배하려는 욕구를 일으키면, 몸도 저항하고 굳어지며 경직되고 긴장하고 위축됩니다.
인간의 욕망은 사람들뿐만 아니라 자연마저도 적으로 돌리고 자연을 파괴하고 지배하려 듭니다.
이로 인해 자연도 병들어가고 그것이 고스란히 인간의 몸으로 병이 되어 돌아옵니다.
마음이 저항하면 몸도 저항합니다.
마음이 막히고 얽히고 답답함을 느끼면, 몸의 기혈도 막히고 흐름이 원활하게 돌아가지 않습니다.
마음이 병들면 몸도 병이 듭니다.
스트레스가 간경화를 유발할 수 있고, 신경을 과도하게 쓰면 위장병이 생기고, 부정적인 감정이 지나치면 우울증이 생깁니다.
마음에서 온 병은 약이나 운동, 물리요법으로는 치유할 수 없습니다.
그런 처방은 일시적으로 증상을 완화시켜줄 뿐입니다.
마음에서 온 병은 마음을 치유해야 합니다.
마음의 긴장을 이완시키고, 움켜쥐려는 욕망을 놓아버려야 합니다.
자신이 불행하다는 생각 자체가 사실은 불행한 기분과 자신을 동일시한 것입니다.
불행하다는 강박관념을 끊임없이 일으킴으로써 그 과정을 살아있게 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우울증을 일으키는 것입니다.
그 과정에 동참하지 않고 사띠를 챙기고 지금 여기에 현존하는 법을 배운다면 부정적인 감정은 즉시 사라집니다.
불행은 과거의 기억이나 암담한 미래에 대한 걱정에서 오는 것입니다.
지금 여기에 사띠를 챙기면 불행은 곧 사라집니다.
불행은 시간을 먹고 사는 유기체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불행 없이도 충분히 존재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자신이 처한 환경이 불만스럽고 견딜 수 없다고 하더라도, 저항을 멈추고, 내려놓지 않으면 병은 치유될 수 없습니다.
마음이 이완되어야 몸도 이완되는 것입니다.
사띠를 챙기고, 갈등 스트레스 부정적인 감정을 놓아버리면 새로운 생명 에너지가 생겨 흘러가며 선천진기를 회복시켜줍니다.
마음이 건강해야 몸도 건강하다는 말이 있습니다.
마음이 건강하다는 말은 마음가짐이 바르게 되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항상 사띠는 챙기고 순간에 존재하는 법을 배워야 마음에 에너지가 생기면서 건강해지는 것입니다.
다른 원인으로 생긴 병은 약으로 치유해야 하지만, 마음으로 생긴 병은 수행이 유일한 처방입니다.
- 무념스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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