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철스님의 주례사 [금고옥조]입니

[스크랩] 업과 윤회란 무엇인가?-8. 절충론과 제3의 진리론과 무진리론(無眞理論)

장백산-1 2011. 7. 27. 02:58
8. 절충론과 제3의 진리론과 무진리론(無眞理論)

오늘 우리는 업과 윤회라는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윤회가 불교의 근본교리라는 것은 다 알고 있을 겁니다.
윤회하느냐, 하지 않느냐라는 문제를 떠나서 우리는 윤회를 통해서 업인과보가 진리라는 것을 합리적으로 이끌어내게 될 것입니다.

진리는 100퍼센트 완벽하게 세상에 적용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업인과보는 세상에 일어나는 현상을 절반밖에 설명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설명하지 못한 부분에는 운명론이나 유신론을 적용해 봤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절충안입니다.
진리는 절충이 아니죠.
특히 이러한 이율배반적인 절충은 결코 아니죠.

그래서 혹자는 이야기합니다.
업인과보도 50점, 다른 종교도 50점밖에 적용되지 않는다면 진리는 제3에 존재한다고 합니다.
과연 그럴까요.
한편 이런 사람도 있습니다.
오늘날의 상황윤리론자들은 절대적인 진리는 없다고 주장합니다.
세상에 진리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불가지론자입니다.

그러나 진리가 없다는 논리는 잘못되었다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이유는 무진리론은 우연론을 한 축으로 하는 일종의 절충론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제3의 진리론으로 들어가 볼까요.
업인과보는 내 안에서 모든 것의 원인을 찾습니다.
다른 종교인 유신론과 운명론은 내 밖에 있는 무언가가 나를 지배한다고 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업인과보는 진리를 내 안에서 찾았고, 다른 종교인 유신론과 운명론은 밖에서 진리를 찾은 셈입니다.
그렇다면 제3의 진리는 내 안도 아니고 내 밖도 아닌 곳에 진리가 있다는 말이 됩니다.
그러나 내 안도 아니고 밖도 아닌 제3의 장소가 존재하지 않음으로 해서 제3의 진리를 인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세상에 진리가 없는 것도 아니고, 제3의 진리가 존재하는 것도 아니고, 절충도 안된다고 할 때 업인과보와 운명론, 유신론, 유물론 가운데서 하나를 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논리는 우리를 밀어넣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업인과보를 택하든지 삼종외도, 즉 다른 종교를 택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입니다.
다른 종교사상도 50점, 업인과보 즉 불교도 50점이라고 할 때 여러분은 무엇을 진리로 택하시겠습니까?
선택하기 전에 우리는 어떤 절대적인 근거를 가지고 선택에 임해야 합니다.

부처님께서는 유신론 등을 가설이고 업인과보는 사실이다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가설과 사실의 차이를 분명하게 알아야 합니다.
운명론이나 유신론, 유물론은 가설에 입각한 설명입니다.
우리가 신을 봤습니까?
못 봤지만 있다라는 전제하에 믿는 것입니다.
신이 있다고 가정할 때 세상의 모든 이치를 신의 뜻이라고 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 못 본 것을 잠정적으로 있다라고 주장하는 것을 가설이라고 합니다.

그에 비해서 업인과보는 우리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입니다.
내가 스스로 느낀 것입니다.
자명한 사실로서 체험되고 경험된 것입니다.
업인과보가 50점이고 다른 종교사상이 똑같이 50점이라고 해도, 불교가 성취한 50점은 '사실'에 입각한 것이고 다른 종교가 성취한 50점은 '가설'에 의한 50점입니다.
점수가 같다면 당연히 우리는 사실을 선택할 것입니다.



출처 : 연등사(연등 학생회 출신)
글쓴이 : 3기김정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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