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의 궁극적 가치 브레인 Vol. 30
편집장 칼럼
매년 이맘때 <브레인>을 발행할 때면 남다른 느낌을 받습니다. 바로 개천절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반만 년, 단군의 자손’이란 단어를 흔히 쓰지만 그 역사적 정체성과 문화를 평소에 접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개천절이 남다르게 다가오는 이유는 <브레인>의 발행기관인 한국뇌과학연구원의 설립이념이 ‘강재이뇌降在爾腦’이기 때문입니다. 한민족의 오랜 경전 중 하나인 《삼일신고》 신훈편에는 ‘자성구자 강재이뇌自性求子 降在爾腦 (본성에서 一神의 씨를 찾으라. 너희 뇌 속에 내려와 있다)’ 라는 문구가 나옵니다.
인간의 뇌가 가진 본질적 가치를 꿰뚫어본 우리 선조들의 혜안이 느껴지지 않습니까?
‘강재이뇌’ 의 철학은 하늘, 땅, 사람이 하나라는 인중천지일人中天地一,
하늘을 공경하고 인간을 사랑하라는 경천애인敬天愛人,
동학의 인내천人乃天 사상으로 그 맥이 이어져 왔습니다.
서양과학은 20세기 후반에 들어서야 비로소 뇌과학을 통해 뇌의 기능과 구조를 밝히는 데 총력을 쏟고 있지만,
우리의 선조는 일찍이 뇌의 궁극적 가치를 일깨우고자 했습니다.
뛰어난 능력을 가진 사람이 영재가 아니라, 그 재능이 사회에 보탬이 되는 ‘사회적 영재’ 개념이 와 닿는 시대입니다.
뇌를 올바르게 잘 쓰는 사람, 글로벌 휴머니즘을 갖춘 인재가 대접받는 사회가 되어야겠지요.
단기 4344년 개천절을 맞이하며 <브레인>을 통해 그저 뇌에 대한 지식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인간 뇌의 근본가치와 활용을 전달하고자 했던 그 첫 마음을 떠올려봅니다. 미지의 뇌를 향한 인류과학의 탐험은 계속되겠지만, 뇌를 올바르게 쓰는 것은 지금 이 순간 이루어질 수 있는 일입니다. 선택하고 그것을 이루는 힘이 우리 뇌 속에 있음을 ‘강재이뇌’의 철학을 통해 다시금 되새겨봅니다.
편집장·장래혁 editor@brainmedia.co.kr [blog:www.braindesign.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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