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일신 (한경대 교수·전총장·(주)한경햄대표)
[경인일보=]온 나라가 녹색성장과 청정에너지 개발에 갑작스러운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2012년 기후협약에 의한 이산화탄소 배출의무감축 이행국가가 되었을 때 '우리나라의 경제는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해 전문가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들도 궁금해 하고 있다.

녹색
성장과 관련된 연구개발을 위해 수많은 연구소대학들이 관심을 집중하고 있는 것은 그 만큼 지구촌에서 대한민국의 역할과 미래를 걱정하는 학자들이 많다는 것이고 또한 노력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노생상담(老生常談) 즉, 상투적인 말만이 앞서게 되고 급하게 서두르다가 일을 망치지 않기(발묘조장, 拔苗助長)를 바라는 것이 필자가 우려하는 부분이다.

열자(列子) 천서(天瑞)편에 '만물은 다 생명의 기운에서 나와서, 다시 생명의 기운으로 되돌아간다(萬物皆出於機, 皆入於機)'는 말이 있다. 우리가 고전을 통해 배울 수 있는 것은 참으로 오래 전에 현명한 지혜를 남겨 놓았다는 감탄과 함께
자연의 순리를 지키는 인간의 심성을 이야기하였다는 점인 것이다. 과거에는 쓸모없는 자연훼손의 주범으로 여겼던 가축분뇨와 같은 폐자원이 에너지를 얻고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는 자원으로 취급받는 아이러니한, 국제사회의 합의가 이루어져가고 있는 것이 현실인 것이다. 이 또한 생명의 기운에서 생성되어, 다시 생명체들을 위해 쓰이는 자연의 이치인 것이다.

장자(莊子) 내편(內篇)에 혜자와 장자의 대화 중 쓸모 있는 것과 쓸모없는 것에 대한 내용이 있다. 혜자가 울퉁불퉁하여 아무도 돌보지 않는 개가죽나무를 빗대어 장자의 말이 쓸모없는 것이라 비꼬며 묻자 "당신은 왜 큰 나무를 두고 쓸데없다 하고 근심하느냐? 그
아래 누워서 낮잠 잘 생각은 하지 않느냐?"고 반문하였다. 아무리 쓸모없는 자원이라도 각기 쓸모가 있다는 것을 장자는 일갈하였던 것이다.

바이오에너지란 무엇인가? 쓸모없는 것으로 여겨졌던 부들, 갈대, 억새와 같은 잡초뿐만 아니라 돈분(豚糞), 우분(牛糞)과 같은 가축분뇨를 이용하여 熱과 電氣를 生産하는   自然에너지를 일컫는 것이다.

바이오에너지 개발에 앞장서는 현세의 학자들과 연구자들이 알아두어야 할 것은 자연에서 와서 다시 자연으로 자연스럽게 돌아가는 말 그대로 자연스럽고 빼어난 천의무봉(天衣無縫)의 자연에너지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친환경-바이오에탄올-
바이오디젤-바이오가스 모두가 自然스럽게 自然의 順理를 지켜야하는 현대 과학기술의 산물인 것이다.

국익을 따진다면 외국의
기술을 빌려 우리의 바이오에너지를 생산하는, 인인성사(因人成事)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뿐인 것이다. 선진국의 기술을 우리 실정에 무조건 받아들이기에는 우리의 自然條件은 너무나 다른 것이다. 열대지방에서 자라는 자트로파를 우리나라에 심어서 바이오디젤을 만들 수는 없으며, 우리나라에서 사육하는 가축의 분뇨가 외국의 분뇨와 같은 성상일 수는 없는 것이다. 필자의 말이 쓴 약이 되어 양약충언(良藥忠言)이 되기를 기대하여 본다.

열자 천서에 이르기를 '맑고 가벼운 기운은 올라가서 하늘이 되고, 흐리고 무거운 기운은 내려와서 땅이 되고, 하늘과 땅이충돌하고 화합한 기운이 사람이 된다. 그러므로 하늘과 땅의 정기를 품어 만물이 변화하는 것이다 (一者, 形變之始也. 淸輕者上爲天, 濁重者下爲地, 衝和氣者爲人, 故天地含精, 萬物化生)'고 하였다. 우리의 기술로 청정에너지를 생산하고, 쓸모없는 것으로 여겨지던 만물들이 사람이 만든 기술로 새로운 청정에너지로 변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