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출가하라
- 법정 스님
나는 줄곧 혼자 살고 있다.
그러니 내가 나를 감시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수행이 가능하겠는가.
홀로 살면서도
나는 아침저녁 예불을 빼놓지 않는다.
하루를 거르면 한 달을 거르게 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삶 자체가 흐트러진다.
우리는 타성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것은 생명을 요구하는
필수적인 과제이기 때문이다.
타성의 늪에서 떨치고 일어서는 결단이 필요하다.
저마다 자기의 일상생활이 있다.
자기의 세계가 있다.
그 일상의 삶으로부터 거듭거듭 떨쳐 버리고
출가하는 정신이 필요하다.
머리를 깎고
산이나 절로 가라는 것이 아니라,
비본질적인 것들을
버리고 떠나는 정신이 필요하다.
홀로 있으려면
최소한의 인내가 필요하다.
홀로 있으면 외롭다고 해서
뭔가 다른 탈출구를 찾으려는 버릇을 버려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모처럼 자기 영혼의 투명성이
고이다가 사라져버린다.
홀로 있지 못하면
삶의 전체적인 리듬을 잃는다.
홀로 조용히 사유하는,
마음을 텅 비우고 무심히 지켜보는
그런 시간이 없다면
전체적인 삶의 리듬 같은 것이 사라진다.
삶의 탄력을 잃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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