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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화의 수용에 걸리는 시간 '

장백산-1 2014. 12. 19. 00:12

 

 

 

 

 

14. 12. 17 - 변화의 수용에 걸리는 시간  |불교방송 다시듣기

 

 

BBS 불교방송 라디오

'법상스님의 목탁소리'(평일 07:50~08:00)

2014년 12월 17일 방송

 

' 변화의 수용에 걸리는 시간 '

 

 

 

 

 

변화의 수용에 걸리는 시간

 

처음 군에 입대하면 5주 간의 신병교육 기간을 가집니다. 신병교육 기간 중에 있는 신병들을 법당에서

만나보면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모습이 눈에 확연하게 느껴지곤 합니다. 먼저 1주차로, 이제 막 입대한 신병들은 얼굴 표정에서 대번 드러납니다. 모두들 긴장감이 얼굴 표정만 봐도 고스란히 드러나지요. 1주차 신병들은 법회에 참석해서도 좀처럼 잘 웃지도 않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2주차, 혹은 3주차만 지나면 신병 친구들의 표정은 깜짝 놀랄 정도로 매우

밝아지곤 합니다. 법회를 진행해 보면, 가장 재미있고, 잘 반응하고, 잘 웃고, 에너지 넘치는 친구들이

바로 신병교육대 신병 법우들입니다. 2주 혹은 3주 만에 이렇게 적응을 빨리 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입니다. 이것을 보면 사람들의 環境 適應力이 정말 대단하구나 하는 것을 느끼곤 합니다. 실제 사람들은 아무리 낯선 환경에서도 금방 적응하는 놀라운 적응력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아우슈비츠 감옥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은 인간의 환경적응에 대해 실로 놀라웠다고

말합니다. 하루 빵 한 조각과 스프 한 접시로도 최소한의 건강을 유지할 수 있었고, 이빨을 닦을 수 없는 狀況에서도 잇몸은 괜찮았으며, 손에 상처가 난 채 하수도를 치워도 곪지 않았다고 합니다. 수용소 생활을 했던 빅터 플랭클은 最惡의 危機 狀況에서도 人間은 무엇에든지 잘 適應하는 存在라고 말합니다.

 

이처럼 우리 인간은 어떤 環境에도 잘 適應하고, 變化를 受容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변화를 수용하는데는 일정기간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환경의 변화에 적응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누구에게나 필수적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이 적응과 수용의 시간 동안에 힘들어 합니다.

익숙하던 것에서 낯설고 새로운 삶에 다시 적응해야 하기 때문에, 內面에서도 그 간격을 채워 줄 수용을 위한 심리적 시간이 필요한 것이지요.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適應의 不安定한 시기가 계속될 거라고 믿는데 있습니다. 신병교육 적응을

너무 못해서 괴로워하거나 심지어 죽고 싶다고까지 하는 훈련병들과 상담을 해 보면 대부분 이 상황이

너무 힘든데 이런 상황을 2년을 해야 한다고 하니 두렵고, 차라리 죽는게 낫겠다고 생각하곤 합니다.

이런 심적 고통이 2년 내내 계속될 걸로 착각하는 것이지요.

 

諸行無常, 모든 것은 다 변하고 흘러갈 뿐이고, 우리는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흐르면 새로운 環境에

適應하게 되어 있다는 사실을 간과할 때, 괴로움은 더욱 증폭될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 이 순간도

괴로운데, 마음속에서 未來에 있게 될 것이라고 여기는 그 엄청난 괴로움을 다 지금 여기로 가져와

끌어안고 있으니, 그 심리적 고통이 얼마나 크겠습니까?

 

입대하는 장병 뿐 아니라, 새로운 變化에 놓여 있거나, 갑자기 어떤 큰 環境 變化 내지는 괴로운

狀況에 놓이게 된 모든 분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 狀況은 반드시 지나갑니다. 이것은 眞理입니다.

이 고통이 언제까지고 계속되리라는 生覺은 幻想입니다.

 

이 세상 모든 것은 변하고 지나간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어쩌면 1~2주 후면 달라질 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3일만 지나가도 훨씬 가벼워질 수도 있습니다. 여러분 자신을 신뢰하십시오.

우리는 언제 어디서든지 약간의 適應 시간만 허용한다면 그 무엇이든 받아들여 극복할 수 있습니다.

 

 BBS 불교방송 라디오 '법상스님의 목탁소리'(평일 07:50~08:00) 방송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