感動 짜내지 마라 眞實 하나면 충분
출판인이 꼽은 ‘새해 7대 키워드 '문화일보 기자 입력2015.01.02 15:01
'넘쳐나는 가짜 속에서 진짜에 대한 갈망과 추구.'
문화일보 북리뷰는 2015년 책 키워드들을 아우르는 대표 키워드로 '진짜에 대한 갈망과 추구'를 꼽았다.
사실 출판 키워드를 豫測하는 것은 꽤 무모한 일이다. 책 키워드란 책 시장에서 독자들이 특정 책을 선택해
열풍과 신드롬이 일면 이를 통해 드러나는 사회 문제, 집단적 욕망 등을 추후적으로 정리한 것이기 때문이다.
수십 년간 책을 만들어온 '출판 고수'도 어떤 책이 잘 팔릴지 (특히 변화가 심한 한국 사회에선) 예상할 수 없으니
책 키워드 전망은 난망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출판인들이 예상하는 책 키워드는 그저 어떤 책이 잘 팔릴지에 대한
예측을 넘어 우리 自身에 대한 진단이자 冊을 통해 추구하는 價値이며 메시지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그래서 출판인들에게 올해를 이끌 책 키워드와 이유에 대한 설명을 부탁했다. 여러 키워드들이 쏟아졌지만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키워드뿐 아니라 키워드 앞에 붙은 수식어였다. 진정한 성찰, 진정한 연대,
올바른 기억, 진짜 감동, 진짜 위로, 진짜를 가려내기 위한 직관까지. 진짜에 대한 갈망이 넘쳐났다.
가짜가 넘쳐나는 세상, 진짜인 줄 알았는데 결국 가짜로 드러난 현실의 반영이다. 7가지 키워드와
이들을 아우르는 진짜에 대한 갈망까지, 출판인들이 꼽은 2015년 책 키워드를 정리했다.
◇불평등/不平等 = 많은 출판인들이 불평등, 양극화, 위기감 폭발, 격차, 분노, 불안, 비판과 대안 등을 올해 책
키워드로 꼽았다. 이는 지난해 10만 부가 팔려나간 토마 피케티의 '21세기 자본'을 둘러싼 열기를 통해 극명히
드러났고, 지난해 내내 資本主義, 不平等, 富의 分配 문제를 다룬 책 출간으로 이어졌다. '21세기 자본'을 출간한
글항아리의 강성민 대표는 "올해는 비판사회과학이 주류를 이뤄 정부에 대한 불만, 경제적 궁핍, 삶의 조건 등에
대해 代案的 方式을 提案하고 實踐하자는 책이 많이 나올 것 같다"며 "피케티 이후 不平等에 대한 이슈는 여러
버전으로 재생산돼 논의되는 분위기가 형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억/記憶 = 출판에서 세월호 이슈는 올해도 계속될 전망인데, 이는 '사회적 기억' 문제로 확대·보편화될
것으로 보인다. 염종선 창비 국장은 "우리 역사는 몰려드는 事件 · 事故에 치여 마땅히 성찰해야 할 일들을
대충 덮어 넘겼다가 본질적으로 동일한 일들이 다른 얼굴을 하고 또다시 덮쳐오며 사회 전체가 휘청거리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염 국장은 "우리 사회가 제대로 된 성찰을 통해 기억이 참다운 안식을 얻도록 해야 한다"
며 "이런 점에서 記憶은 過去에 대한 回考가 아니라 共同體의 未來를 위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덧붙였다.
◇자기 성찰/自己省察 = 진정한 자아에 대한 질문, 정체성 찾기, 자기 신뢰, 자기 고백, 진정한 '나' 등의 응답이
여기에 묶인다. 여러 사회적 문제 그리고 갈수록 각박해지는 삶 속에서 스스로 바로 서기 위해서는 가장 기본적인
출발점인 自身에게 돌아가, 자기 성찰을 통해 희망을 찾아야 한다는 진단이다. 이 맥락에서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하는 인문서, 진솔한 삶을 담은 인물 이야기가 꽤 출간될 것으로 전망됐다.
◇관계의 재발견/關係의 再發見 = 他人, 他人의 發見, 關係의 發見 및 再發見이다. 이제까지는 살아남기 위해 혼자
사투를 벌였던 個人들이 이의 限界를 분명히 깨닫고 시스템적인 解決을 試圖하게 되면서, 自然히 他人에 대한 진지한 關心을 갖게 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感情的인 面에서 보면 우정, 애정의 재발견으로 볼 수도 있다. 장은수 민음사 고문은 "실업의 시대, 격차의 사회에서 사람은 오직 사람과 連結될 때에만 人間답게 살아갈 수 있기에, 사람들은 어떻게든 그 실감을 확인하려 할 것"이라며 이 같은 내용의 따뜻한 소설이나 수기가 인기를 얻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연대/聯帶 = 가장 많은 출판인들이 꼽은 키워드로 시민, 公共性, 共存, 共生, 共榮, 相生, 共同體 등이다.
특히 聯帶는 不平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聯帶, 자기 성찰을 바탕으로 한 聯帶, 연대를 위한 타인의 발견,
올바른 기억에 기반한 聯帶 등 다른 키워드를 이루기 위한 方法이자 指向點이라는 점에서 올 한 해 출판을
이끌 가장 重要한 키워드로 볼 수 있다. 고세규 김영사 이사는 "공존·공생·연대와 관계된 사회·경제학 책뿐
아니라 우리들이 모두 서로 서로 連結돼 있는 存在임을 이야기하는 靈的 ·情緖的인 책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감동/感動 = 삭막한 시대와 개인의 마음을 채울 감동은 2000년대 들어 행복, 위로, 공감, 힐링, 멘토의 충고로
이어져온 책 트렌드의 연장이라 할 수 있다. 다만 출판평론가 한기호는 감동 중에서도 "눈에 보이는 실물이나 실제
삶에서 우러나오는 진짜 감동"을 꼽았다. 독자들은 막연한 감동이 아니라 사람과 事物, 事件의 형태로 나타나는
팩트(fact)에 감동할 준비가 되어있어 '팩트'가 깊고 리얼할수록 감동의 수준이 달라진다고 전망했다. 강맑실
사계절 대표도 "가짜 위로가 아닌 構體的 事實, 진짜 현실에 기반한 위로와 감동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직관과 편집 = 이제까지의 키워드들이 가치 지향적이라면 이는 진실을 찾기 위한 방법론적 키워드이다.
정보 과다 시대에 가치 있는 정보와 지식들만 정리한 편집, 넘쳐나는 가짜들 사이에서 진짜를 찾아낼 수 있는 直觀,
이를 위한 공부 등이 이에 속한다. 많은 정보들을 압축해 사실을 드러내는 빅데이터도 이 키워드에 속한다. 이들
7가지 키워드 외에 중국 위기, 40·50세대, 마음과 뇌, 안티 스트레스, 유머, 심플 등도 올해 책 키워드로 꼽혔다.
한편 이들 키워드는 서로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 불평등을 해결하기 위해 연대해야 하고, 자신을 성찰한 뒤에야
진짜 타인과 소통할 수 있으며, 진정한 기억 위에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 키워드들에
대해 대부분 '진짜, 진정한, 실제적인, 현실적인' 같은 수식어를 붙여 순도 높은 진정성을 바라는 것도 공통점이다.
김수영 로도스 대표는 "가짜가 넘쳐나는 시대, 특히 각종 정치·사회적 사건을 통해 이제까지 믿었던 것들이 가짜나
속임수로 드러나면서 우리가 얼마나 부실한 거짓 위에 살고 있는지 알게 되면서 사회 전체적으로 진짜에 대한
열망은 커졌다"고 말했다. 정은숙 마음산책 대표도 "이미지화되고 포장된 사랑, 일, 관계가 아니라 진심 어린
고백과 소통이 간절히 필요해졌다. 경제 불황, 정치적 불안, 찌라시 정보로 우리가 아는 것이 진실인지 스스로
되물을 때가 됐음을 보여주는 것 같다"고 풀이했다.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
도움 주신 분들(가나다순)
강맑실 사계절 대표, 강무성 열린책들 주간, 강성민 글항아리 대표, 고세규 김영사 이사, 곽종구 동녘 주간,
김수영 로도스 대표, 김수진 푸른숲 부사장, 김수현 현실문화 편집장, 김현림 현암사 주간, 박윤우 부키 대표,
서동욱 세계의 문학 기획위원, 염종선 창비 국장. 염현숙 문학동네 국장, 이진숙 해냄 편집장, 장은수 민음사 고문,
주일우 문학과지성사 대표, 정은숙 마음산책 대표, 주연선 은행나무 대표, 한성봉 동아시아 대표,
출판평론가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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