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01. 14 -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불교방송 다시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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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
시린 새벽, 예불을 올리고 坐禪을 합니다. 많은 인원은 아니지만 매일 새벽 이렇게 이 작은 도량에서는 새벽 시간에 잠시 앉아 이렇게 ‘그저 있는’ 시간을 가집니다. 무엇을 하거나, 무엇을 바라거나, 얻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지금 이 瞬間 이 모습 그대로 이렇게 存在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지요.
그 瞬間 우리 모두는 그저 그렇게 앉아 있을 뿐입니다. 어떤 분별, 높고 낮음, 승속, 남녀, 나이등등 그 어떤 分別이나 差別도 없이, 그 어떤 나뉘는 것 없이, 그저 그냥 그렇게 잠시 앉아서 存在하고 있음이랄까, 지금 이 瞬間의 現存을 다만 느낄 뿐입니다. 禪이라는 것은 그런 것입니다. 아무런 差別도 없이, 그 어떤 言語나 槪念的 觀念的 分別도 없이, 그저 그렇게 할 일 없는 無爲의 時間 속에 존재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앉아있는 데는 어떤 分別이 붙을 이유가 없습니다. 그냥 앉아있을 뿐이지요. '누가' 앉아있는 것도 아니고, '언제' '어디에' '왜' 앉아있는 것이 아닙니다. 앉아있는 그 瞬間 그저 그렇게 存在하고 있다면 나는 아무것도 아닌 것입니다. 아무것도 아닌 ‘나’ 조차도 하나의 分別일 뿐이지요. 그렇게 存在로 있는 瞬間 우리는 스님도 아니고, 주부도 아니며, 자식도 아니고, 부모도 아니고, 어려운 일 때문에 고생하는 사람도 아니고, 바쁜 하루 일과로 조바심치는 나도 아니고, 심한 고통을 받는 사람도 아닙니다. 그냥 이렇게 앉아 存在로 있을 뿐입니다. 그렇게 存在로 그냥 있을 때는 아무런 分別心이 없어요.
이런 瞬間을 애써 이름을 붙여서‘禪’이나, ‘坐禪’이나, ‘修行’이라고 부를 필요도 없습니다. 이름 짓고 槪念 짓는 行爲가 바로 分別心이 作用하는 始作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여기에서 이렇게 앉아 있는 데에는 다른 그 무엇도 필요로 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일부러 새벽 시간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어야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禪이라는 것은 몸의 문제가 아니라 마음의 문제입니다. 이 공부를 마음工夫라고 하는 이유가 그것이지요. 이 마음工夫는 過去나 未來의 문제가 아니라 지금 여기 바로 이 瞬間의 문제입니다. 앉아있음의 문제만이 아니라 행주좌와 어묵동정간의 모든 일상의 瞬間의 문제입니다.
앉아서 마음이 平和로울 때처럼 움직임 속에서, 무수한 일의 스트레스 속에서, 번잡한 출근길의 정신없음 속에서, 사람들과의 부딛김 속에서, 우리는 바로 그 瞬間에 그렇게 그 자리에 存在하고 있음을 느껴볼 수 있습니다. 나 自身이라고 여겨지는 어떤 한 存在感을 經驗해 볼 수 있습니다. 몸이라고 이름 붙여 온 어떤 것을 바라볼 수도 있습니다. 感情이나 慾求나 意識이라고 이름 불리우는 精神的인 現象을 생생하게 알아차릴 수도 있겠지요.
여기에는 참선 좌선, 위빠사나 수행이라는 말도 번거로운 槪念일 뿐이지요. 그냥 이렇게 存在로 있는 시간 이것은 수행이라 말할 것도 명상이라 할 것도 없습니다. 이것은 수행이나 명상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명상이나 수행이라는 등의 다양하게 이름 붙여 놓은 모든 것으로부터 解放되는 것입니다.
이것은 무언가를 行하는 것이 아닙니다. 억지로 힘을 주어서 觀察해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저 自然스럽게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는 無爲의 時間을 하릴 없이 보낼 뿐입니다. 오히려 그동안 무수히 해 왔던 모든 行爲와 判斷 分別과 妄想과 태도, 견해들을 그저 하지만 않으면 되는 것입니다. 그동안 없었던 무언가를 새롭게 얻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하고자 얻고자 되고자 해 오던 모든 노력과 애씀들을 그저 쉬기만 하면 되는 것입니다.
BBS 불교방송 라디오 '법상스님의 목탁소리'(평일 07:50~08:00) 방송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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