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초보 천수경박사되다] 62.찬탄과 발원 그리고 귀의
-죄무자성종심기(罪無自性從心起) 심약멸시죄역망(心若滅是罪亦忘)
죄망심멸양구공(罪忘心滅兩俱空) 시즉명위진참회(是卽名爲眞懺悔)
ji-won | 조회 79 |추천 0 | 2013.10.11. 14:20
[왕초보 천수경박사되다] 62. 찬탄과 발원 그리고 귀의- 죄무자성종심기(罪無自性從心起) 심약멸시죄역망(心若滅是罪亦忘) 죄망심멸양구공(罪忘心滅兩俱空) 시즉명위진참회(是卽名爲眞懺悔)
3장 찬탄과 발원 그리고 귀의 |
죄무자성종심기(罪無自性從心起) 죄는 성품(근원)이 없어 오직 마음따라 일어나는 것
심약멸시죄역망(心若滅是罪亦忘) 죄라는 생각이 사라진다면, 죄 역시 사라져서
죄망심멸양구공(罪忘心滅兩俱空)
죄와 죄란 생각이 함께 사라져버리면
시즉명위진참회(是卽名爲眞懺悔)
이것을 이름하여 진실된 참회라 하네
*죄무자성(罪無自性)
천수경의 이 부분의 해석이 가장 어렵습니다. 설명하는 사람도 공부하는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공부하는 쪽에서는 내용이 어렵기도 하지만, 설명하는 입장에서는 해설의 어려움뿐만이 아니라 다른 당혹스런 문제가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천수경이 진언과 관세음보살님께 의지하는 신앙으로서의 불교를 담고 있는데 반해, 이 구절은 수행의 본질과 마음을 논해야 함은 물론, 현상계의 법리(法理)를 불법(佛法)으로 드러내야 하는 선불교(禪佛敎)로 이해를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천수경의 兩面性을 艶頭에 두시고 설명을 읽으셔야 모순에 빠지지 않습니다.‘罪’가 무자성(無自性) 이라는 말의 ‘無自性’이란, 스스로 성품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 라는 뜻입니다. 죄라는 것이 따로 정해져 있어 특정한 말과 특정한 행동은 무조건 죄 라는 등식이 성립되는 것은 아니다 라는 말입니다. 예들 들면 미국 시카고를 중심으로 마피아의 대부격인 알 카포네(Alphonse Gabriel Capone 1899~1945)라는 인물은 사형을 당해도 마땅할 범죄를 수도 없이 행한 악당입니다.
그런데 자신이 사는 지역의 의지할 곳 없는 수백 명의 노인들에게 무료급식을 하였습니다.
알 카포네는 1927년 당시 1년 수입이 세계 최고인 1억 달러라고 기네스북에 올라 있다고 하는데, 이에 비하면 그가 한 무료급식은 말 그대로 새발의 피나 모기 눈물 만큼이라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러나 무료급식을 받는 노인들에게 그는 천사였습니다. 이게 제가 각색한 말들이 아니라 마피아의 역사를 다룬 다큐멘터리에서 그의 급식이 아니면 굶을 수밖에 없던 한 노인의 인터뷰에서 직접 들은 말입니다. 이번엔 반대의 예를 들겠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사를 창립한 세계 최고의 부자인 빌 게이츠를 모르시는 분은 아마 없을 겁니다. 더욱 그가 자선가였던 부인의 영향으로 세계에서 최고 규모의 돈을 자선재단에 기부하는 사실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부부의 이름을 딴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은 수십 조의 재원으로 세계 여러 나라에서 수많은 자선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 재단에서 직접 도움을 받아 죽음에서 벗어나는 사람이 1년에 20~30만 명에 달한다니 상상을 초월하는 규모입니다. 이 재단은 질병퇴치와 빈곤의 구제를 최선의 가치로 운영합니다.
특히 아프리카에서는 직접 병원을 운영하며 에이즈 등에 걸린 가난한 사람들을 무료로 치료해 주고 있습니다. 그러니 빌 게이츠 부부는 현대판 관세음보살이라고 해도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게 그리 간단하게 판단될 수 있는 사안이 아닌 것입니다. 그의 의도가 어떻든 아프리카의 그가 운영하는 병원이 있는 곳에서는, 그 나라에 본래 있던 지방의 병원들이 폐업까지 하는 사태가 생긴다고 합니다. ‘빌’의 재단이 운영하는 병원이 워낙 규모가 크고 시설과 급여가 월등해, 그나마 그 나라에 몇 안 되는 의료진들이 그 병원으로만 몰려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결국 지방의 소규모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할 사람들은, 그나마 그 나라에 몇 안 되는 의료시설을 이용할 기회조차 박탈당한다는 말입니다.
게다가 ‘빌’이 운영하는 병원에서는 감기나 설사 같은 가벼운 질환의 환자는 치료를 하지 않는 것이 방침이라니 참 답답한 경우가 생겨버리는 것입니다. 누군가가 아프리카의 이런 현실을 ‘에이즈에 걸린 엄마는 빌 게이츠 덕에 살고, 홍역 걸린 아이는 치료를 못 받아 죽어가고 있다’라고 지적합니다. 제 말이 논리의 비약이라고 마땅치 않으신 분도 있겠지만, 선과 악의 기준이 당하는 사람따라 교차하는 두 가지 예를 보며 선과 악 또, 죄 등이 ‘무자성’ 이라는 말이 조금은 감이 잡히길 바랍니다. 무자성을 다른 식으로 설명하면, 오직 마음따라 일어나는 것의 ‘결과’로 죄라고 이름 붙일 뿐이지, 실은 죄가 모든 것의 본질은 아니라는 말입니다. 이 말은 금강경의 ‘보살은 이름이 보살이지 실은 보살이 아니고....중생은 이름이 중생이지 실은 중생이 아니고....’라는 대목이 가르치고자 하는 ‘일체개공’(一切皆空) 思想과 같습니다.
천수경은 초반에 ‘아약향도산 도산자최절.....’ 의 부분에서는 철저하게 관세음보살에게 내가 사후에 받을 죄업을 소멸해 달라고 기원하는 신앙으로서의 불교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여기서는 죄라는 것은 본래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네 마음 속에서 일어나는 것이니 네가 마음먹기 달렸다 라고 하는데, 이것은 신앙의 불교에서 수행의 불교로 전환 된 것입니다.
그게 다 같은 佛法인데 뭐가 그리 문제될 것이 있느냐 라고 반문하실지 모르겠지만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신앙의 불교는 선과 악이 정해진 것이고 그 과보인 지옥도 실재하고, 나의 힘이 아닌 부처나 보살의 힘으로 지옥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불교입니다. 그러나 수행의 불교는 善과 惡, 罪 모두가 無自性으로 공(空)한 것이니 마음먹기에 따라서는 地獄도 없는 것이고, 따라서 천수경에 依持할 필요도 없게 되는, 모든 것이 단지 내 마음의 作用에 불과하다는 선(禪)佛敎的인 最高 水準의 佛敎입니다. ‘罪亡心滅兩俱空’ 즉, 죄와 죄란 마음이 함께 사라져 공(空)해지면, 이것이 바로 제대로 된 참회라는 천수경의 구절은 여러분이나 저나 더 깊이 생각을 해야 될 중요한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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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법스님 저서인 '왕초보 천수경박사되다 ' 의 내용을 보내드리는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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