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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작아지는 즐거움

장백산-1 2015. 5. 15. 23:27

 

 

 

 

15. 05. 14 - 내가 작아지는 즐거움    

향광심       2015.05.15. 14:12 http://cafe.daum.net/truenature/S27F/412 

 


내가 작아지는 즐거움

 

우리는 누구나 ‘나’라는 존재의 사회적 영향력이 확장되는 것을 즐깁니다. 즉, 아상(我相)이라고 하는

나라는 생각이 확장되는 것을 즐거움이라고 여기다 보니 일이 잘 풀릴 땐 '일이 잘 풀린다,' '내 능력을

인정받는다,' '내 것, 내 돈이 늘어난다'고 생각하며 기뻐합니다. 그러나 진정한 수행자는 오히려 我相,

나라는 생각이 작아질 때 즐거워하고 기뻐합니다.

 

그런 이유로 현자들은 나라에서 높은 직위를 맡아달라고 해도 사양하고 스스로 낙향하여 유유자적한

삶을 살기도 했습니다. 명예가 확장되고 직장에서 승진을 할 때도 즐겁지만 올라가고 그렇지 못해도

행복하고 즐거울 수 있습니다. 내 자식이 좋은 대학교를 가도 즐겁지만 가지 못해도 즐거울 수 있습니다.

스스로 마음이 풍요롭게 살 수 있지만 나의 풍요를 남들에게 나눠주고, 베풀고, 기부하고 사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것은 아상, 나라는 생각이 작아지는 일이지만 남들에게 베풀었을 때 오는 즐거움이 있기

때문에 그렇게 행동하는 것입니다.

 

나라는 생각, 아상이 확장되어서 오는 즐거움은 그 즐거움이 있는 반면 또한 보상해야 될 것도 있습니다.

모든 일이 승승장구하고 끊임없이 잘되는 사람들은 교만해지기 쉽습니다. 높은 자리에 올라가면 '나는

높은 사람'이라고 그 자리와 자신을 동일시해서 착각하게 됩니다. 나라고 하는 것의 껍데기가 사장이고,

회장이고, 시장이고, 대통령이고 직위가 ‘높은 사람’입니다. 그것은 껍데기일 뿐 나의 실체는 아닙니다.

 

그런데 그런 자리에 오르면 껍데기인 그런 지위가 실제의 나인 줄로 동일시 하고 착각해서고 남들이 나를

대우해주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깁니다. 남들은 그런 대접을 안 받아도 되지만 나는 그런 대접을 받아도

된다고 생각하니까 점점 더 교만해집니다. 또한 그런 대접을 받지 못했을 때는 화가 나고, 괴로워집니다.

 

내 내면에 교만을 쌓아가게 되면 마음 속에서 '나는 잘났고, 너는 못났다'는 차별 분별하는 마음을 연습하게

됩니다. 남들을 무시하고 세상을 무시하고 우습게 보는 마음의 연습을 했기 때문에 머지않아 그 업, 행위에

대한 과보를 우주법계로 부터 받게 됩니다.

 

직장에서 승승장구하면서 본인이 원하는 자리까지 무리 없이 올라간 분이 있었습니다. 그분이 평소 자신이

잘 해온 일들을 얘기할 때면 누가 봐도 교만함을 대번에 느낄 수 있었지요. “나는 이럴 때 이렇게 처리해 일이

잘 풀렸어. 다른 사람들 무너진 걸 보면 다 문제가 있더라고. 나처럼 했으면 절대 무너지지 않았을 텐데”라는

식이었지요. 그렇게 자신만만하고 교만하던 그 분이 충격적인 좌절을 당했습니다.

 

세상 사람들에게 욕을 먹고, 손가락질을 당하고 참으로 힘든 시간을 여러 달 보내야 했습니다. 그런 일이

있은 얼마 후에 그 분을 뵈었는데 짧은 시간에 사람이 정말 놀라울 만치 많이 바뀌어 있더군요. 그래서

말씀을 드렸지요. 이번 일이 거사님께는 좌절이고 괴로움이셨겠지만, 제가 보기에는 아주 중요한 경험을

하시고 큰 깨달음을 얻으신 것 같다고 말이지요. 전에 거사님과 대화를 나눌 때는 자신감이 넘쳐 교만심

같은 것을 강하게 받았는데, 그 일이 있은 뒤에는 더 겸손해 지고, 하심하는 느낌을 받는다고 말입니다.

 

그러자 그 분은 얼굴이 환해지면서 스님이 그걸 느꼈을 정도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더 많이 느꼈을 텐데

자신은 전혀 그런 생각을 해 보지 못했다며 이제라도 깨닫게 되어 다행이라고 말하시더군요. 분명 그 때도

제가 지적을 해 드렸지만 그 때는 느끼지 못하다가 좌절을 겪은 뒤에 직접 깨닫게 된 것입니다. 어쩌면 이런

것이 바로 ‘내가 작아지는 즐거움’일 것입니다.

 

BBS 불교방송 라디오 '법상스님의 목탁소리'(평일 07:50~08:00)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