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 메일

내빈이 따로 있나

장백산-1 2015. 9. 11. 08:43

 

 

 

 

 

나눔뉴스님(www.nanumnews.com) 향기메일입니다.

내빈이 따로 있나

"좀 늦으셨네요.
지금 공연 중이니까 끝나면 들어가시겠어요?"
공연장 입구에 서 있는 분이 친절하게 안내해주었습니다.
동네에서 여는 작은 음악회라고, 꼭 참석해달라는 말에 갔지만
공연은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하는 수 없이 밖에서 기다렸습니다.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연주가 끝났는지 박수소리에 들어가도 좋다는 허락을 받았습니다.
중간쯤 진행된 후, 다음 출연자가 자리를 잡고 앉아
막 연주를 시작하려고 할 때
누군가 사회자에게 신호를 보냈고, 진행자는 잠시 진행을 끊었습니다.

그가 소개한 이는 지역구 정치인.
관객의 반응은 달갑지 않다는 표정이었지만
사회자의 부탁으로 박수를 보냈습니다.
거기까지는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하다'며 그 정치인에게 건넨 진행자의 말은
좀 언짢았습니다.
그에게 귀한 시간을 할애해준 건 뒤에 기다리고 있는 공연자와 관객이 아닌가요.

요즘, 어디를 가나 늦게 나타나는 내빈이 너무 많습니다.
자신의 말만 하고 금세 자리를 뜨는 내빈도 많습니다.


- 최선옥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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