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어야 할 '부처'는 없다
대부분의 佛子들은 자신이 처한 지금 여기 상황을 자신의 생각에서 스스로를 어리석은 ‘衆生’으로 規定짓고,
중생인 내가 佛(부처)가 되기 위해서는 어렵고 고단한 별도의 修行을 通해 어리석은 無明과 三毒心을 다 없
앰으로써 비로소 언젠가 깨달은 완전한 부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여긴다. 그래서 佛子들은 부처가되기 위해
언제까지고 끊임없는 修行을 해야 하는 存在이며, 지금 여기 있는 이대로의 내가 아닌 완전한 부처가 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하는 存在라고 여기고 있다.
우리는 우리 마음 속에 ‘깨달음이란 이런 것일거야’ '부처는 이런 것일꺼야' 라고 깨달음, 부처라는 相(槪念,
觀念, 生覺, 妄想, 幻想)을 지어 놓고 그 相에 한 발 더 다가가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물론 마음 속에 부처
라는 相을 만들어 놓은 것처럼, 강 이쪽 언덕에는 ‘나’ 즉, 어리석고 無明에 갇힌 ‘衆生’이라는 相, 我相을 만
들어 놓고 강 저편에는 깨달은 者, 즉 부처라는 相을 지어놓는다.
그러나 事實은 부처(佛)이라는 槪念 또한 내가 내 마음 생각 속에 만들어논 相이고, 衆生이라는 槪念 또한
내가 내 마음 속에 생각으로 만들어논 相일 뿐이다. 내 스스로 내 마음 속에 부처와 중생이라는 두 개의 相
을 만들어 놓고 부처라는 相은 저 멀리 높고 위대하다고 여기는 곳에 올려 놓고, 나, 중생이라는 相은 형편
없는 저 낮다고 여기는 곳에 처박아 놓고는 그 두 개의 相 間에 거리를 人爲的으로 좁히려고 애를 쓰니 이것
은 不可能할 뿐더러 또한 現實的으로 可能하지 않은 이 일이 얼마나 얼토당토 하고 虛妄하게 힘들고 괴로운
일인가? 그래서 어리석고 무명에 휩싸인 중생인 내가 깨달은 부처가 되기 위해 그 둘 간의 간격을 좁히려면
반드시 修行이라는 엄청난 피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錯覺하는 것이다. 이같은 修行이 지금까지 우리가 해
온 ‘修行’이라는 내가 내 마음 속에 만들어논 修行이라는 相 즉, 마음이 마음 속에 생각으로 만들어논 幻想
놀이의 실상이다.
그러나 眞實은 이렇다. 즉, 부처라는 相도 내가 내 마음 속에 단지 생각으로 만들어논 相일뿐이고, 중생이라
는 相도 내가 내 마음 속에 단지 생각으로 만들어논 相일뿐이다. 事實은 지금 여기 이 순간 이 자리에 있는
이대로의 모습으로 존재하는 있는 이대로의 나 자신이 바로 이미 완전하게 완성된 부처이다! 지금 여기 있는
이대로가 언제나 있는 그대로의 부처일 뿐이다. 지금 여기 있는 이대로의 모습 이 하나를 놓고 衆生이라는
이름을 지어붙이고, 부처라는 이름을 지었붙였을 뿐, 事實 그렇게 둘로 나뉘는 것은 없다. 다만 지금 여기에
있는 이대로 이렇게 있는 ‘自己自身’만이 如如하게 있을 뿐이다. 이것 뿐이다. 지금 여기 있는 이대로의 내가
있을 뿐이다. 그저 이 것, 이 일, 이 사실 뿐이다. 그래서 이 세상에는 아무 일도 없고 아무 것도 없다고 하는
것이다. 本來無一物이고 本來成佛이다
참 자기, 참나, 부처란 매 순간순간 自身이 處해 있는 지금 그 자리에서 그저 있는 그대로 살아가는 것을
뜻한다. 지금 여기 이 순간 이 자리 있는 이대로의 내가 바로 眞正한 나 自身, 참 자기, 참나, 부처이며,
지금 여기 이 순간 이 자리 있는 이대로가 있는 그대로 완전하게 완성된 참나, 부처의 순간임을 알아차리
는 것이 깨달음이다. 단 한 번도 우리는 진리 즉,부처에서 벗어난 적이 없다. 단 한 순간도 부처 아닌 적이
없었다.
다만 지금까지 우리는 煩惱 妄想 생각이라는 세상을 둘로 分別하는 마음, 分別心을 갖고, 지금 여기 이 순간
이 자리 있는 이대로의 나 자신을 남들과 시비 분별 비교 판단 해석하고, 과거의 나와 비교하면서 못나고,
부족하고, 가난하다고 하는 相을 마음 속에 지어놓은 것일 뿐이다. 부처라고 하는 理想的인 相을 마음 속에
만들어놓고 마음 속에 세워논 相인 부처와 나를 계속 비교하면서 내가 곧 중생이라는 相을 만들어논 것이다.
事實 진정한 부처는 우리 마음 속에 그려놓았던 그런 理想的인 存在가 아니다. 진짜 부처는 바로 지금 여기
이 순간 이 자리 있는 이대로의 나 자신이다. 못나고, 키도 작고, 볼품 없고, 돈도 없고, 능력도 없고, 명에도
없고, 사회적인 영향력도 없고, 몸도 허약해서 세상에 아무것도 내세울 것이 없는 바로 지금 여기 이 순간
이 자리 있는 이대로의 내가 바로 부처이다. 이러한 事實을 깨우치는 것이 바로 頓悟, 깨달음이라고 말하며
깨달음은 自己 自身을 분명하게 確認하는 것이다.
우리가 우리 마음 속에 생각으로 만들어논 幻想인 부처相, 衆生相, 我相에 갇히지만 않는다면 우리는 지금
여기 이 순간 이 자리 있는 이대로일 뿐이다. 가야만 할 佛世界, 佛國土도 저 멀리 따로 없고, 打破해야만 할
어리석은 衆生도 따로 없으며, 저쪽 언덕으로 나아가는 波羅蜜行, 즉 修行이라는 것 또한 不必要한 것이다.
다만 오직 지금 여기 이 순간 이 자리 있는 이대로의 나 자신으로 있는 것일 뿐이지만, 이것을 쉽다고 말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머리를 가지고 머리를 찾는다거나, 집안에서 집을 찾는다거나, 물 속에서 물을
찾는다는 격으로 비유적으로 말한 것이다.
깨달음이란, 자신이 자신의 마음 속에 만들어 놓은 부처라는 相에 한발 다가섰을 때나, 혹은 자신이 바라던
특정한 의식상태에 도달했을 때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부처라는 相, 깨달음이라는 相이 사실은 내 스스로
내 마음 속에 그려논 그림, 實體가 없는 虛妄한 幻想이었음을 分明하게 確認하고 깨우치는 일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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