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오현의 ‘마음 하나’
마음이 우주를 지배하는 주인공, 천하장수라도 마음은 정복하기 어려워
2016년 02월 11일 (목) 15:36:50 김형중 ililsihoil1026@hanmail.net
그 옛날 천하장수가 천하를 다 들었다 다 놓았다 했어도 빛깔도 없고, 소리도 없고, 향기도 없고,
맛도 없고, 느낌도 없고, 모양도 없고, 흔적도 없고, 방위도 없고, 시작도 끝도 없고, 성질도 없고,
만질 수도 없는, 아무것도 없이 텅~빈 채로 생생하게 살아서 모든 것을 다 알고 다 이루어 내는
전지전능한 지성 앎 마음 의식 하나, 그 마음 하나는 끝내 들어 보지도 못하고 내려놓아 보지도
못했다더라.
석가모니부처님은 ‘법구경’에서 “천만의 군사와 싸워서 이길 수는 있어도 自己自身과의 싸움에서
이기기는 힘들다”고 말씀하셨다. 현재 전국에 있는 禪房에서 冬安居에 참여하여 정진하고 있는
참선 수행자들은 自己와의 싸움을 하고 있다. 이들의 共通의 話頭가 바로 ‘마음’이다.
인생은 끝없는 자신과의 싸움, 자기 마음 다스리면 수행자고 슬픔, 기쁨, 질투 등에 초연한 수행자는
자기 자신과 싸움을 하는 사람이다. 이 싸움에는 아군도 적군도 없다. 수행을 방해하는 마왕은 오직
심마(心魔) 즉, 마음뿐이다. 슬픔, 괴로움, 고독감, 공포감, 즐거움, 애착, 분노, 불안, 증오, 초조, 포기,
절망, 자기 자신에 대한 불신 불만, 깨달음에 대한 불만 등이다.
삶이라는 인생, 현실, 세상 또한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다. 삶, 인생, 현실, 세상이라는 것은 다 내 마음이
만들어낸 幻想, 幻影, 꿈, 허깨비 같은 것이 때문이다. 내 마음 아닌 다른 누가 나를 괴롭히고 방해하는
것은 없다. 내 마음 스스로가 허깨비 같은 타도할 對相을 만들어 놓고는 돈키호테 처럼 있지도 않은 虛想
幻想과 싸우고, 스스로 실체도 없는 허망한 煩惱 妄想을 만들어 놓고 괴로워하고, 자신의 목이 떨어졌다
고 혼자서 미쳐서 날뛴다. 나의 城을 쌓고, 증오의 칼날을 세우고, 스스로 돈키호테가 되어서 虛想과 妄想
과 싸울 뿐이다. 그래서 내 삶은 자승자박이다. 모두 것이 자업자득이다 라고 말하는 것이다.
자기의 마음을 이기고 자신의 마음을 다스릴 줄 아는 사람이 진정한 수도자이다. 내 마음을 내 마음대로
제멋대로 부릴 줄 아는 사람이 道人이고, 부처(佛)이다. 내 마음 하나만 찾아내서 내 마음대로 할 수만
있으면 그 마음이 곧바로 부처(心卽佛)인 것이다.
오현 스님의 詩 ‘마음 하나’는 원래 연작시 ‘일색변(一色邊)’의 8수 가운데 마지막 결구(結句) 이다.
一色邊이란 對立과 差別을 떠난 本來 마음자리 하나의 색깔(一色中道)인 平等한 마음의 世上를 뜻
한다. 마음의 本來 性稟인 空性을 뜻한다. '일색변'이라는 詩는 깨달음의 境地를 읊은 詩다. 시인은
‘일색변 3(몰현금 한 줄)’에서 “사내라고 다 장부 아니여/ 장부 소리 들을라면/ 몸은 들지 못해도/
마음 하나는/ 다 놓았다 다 들어 올려야 해” 라고 하였다.
거울과 같은 맑은 마음을 잘 닦은 사람은 자기보다 잘난 사람을 부러워하지도 않고, 시기하거나 미워
하는 마음이 없다. 슬픔과 기쁨에도 마음의 動搖가 없다. 그러니까 죽고 사는 일에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다. 어떤 內部 外部 境界 對相에도 흔들리지 않는 마음 즉, 不動心이다. 중생과 부처로 분리 분별
하고 가르는 마음은 比較하고 差別하는 分別心을 갖고 사는 것이다.
‘화엄경’에서도 “마음과 부처와 중생, 이 셋은 아무런 차별이 없다(心佛及衆生 是三無差別).”이라고
한다. 내 마음이 곧 부처이다. 내 마음이 부처도 만들고 중생도 만들고 마왕도 만든다. 극락과 지옥도
모두 내 마음 속에 있다. 이것이 一切唯心造, 萬法唯識, 三界唯心이라는 말이다. 이 道理를 깨달으면
부처요, 모르면 중생이다. 극락과 지옥이 저승이 어디 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이 내 마음
속에 만들어 내는 꿈 허깨비 신기루 물거품 그림자 같은 것이다.... 그래서 마음이 편안하면 편안한
마음의 投影인 이 세상이 극락이요, 마음이 괴로우면 괴로운 괴로운 마음의 投影인 이 세상이 곧
지옥이다.
금강경에서 설한 바와 같이 마음은 빛깔도 모양도 없는 텅~빈 空한 존재이다. 그래서 그 實體가 없어
공적(空寂)하다. 그러나 마음의 본래 성품 작용이 妙하고 神靈스러워 진공묘유(眞空妙有)라고 한다.
진실로 텅~비어 空한데 妙하게 있고, 妙하게 있는데 텅~빈 空이다. 그 마음은 찾을 수 없는 신기루요,
잡을 수 없는 아지랑이이다. 모양도 없고 크기가 없어서 볼 수도 없고 손으로 만질 수도 없다. 그래서
천하를 호령한 천하장수라도 마음을 얻을 수도 들어 올릴 수도 없는 것이다.
내 마음이 世上을 分別하고 認識해서 기쁨과 슬픔을 느낄 줄 안다. 행복과 불행을 내 마음이 만든다.
내가 마음 속으로 생각하는 세상이 나의 세상, 나의 삶이요, 내 인생이요, 나의 현실이요, 나의 우주
이다. 따라서 내 마음이 宇宙를 지배하는 主人公이자, 王이다. 그래서 마음을 심왕(心王)이라 하고
심지(心地)라고도 말하는 것이다.
오현 스님은 가장 많은 이들에 의해서 그의 詩가 연구되는 생존하는 시인 중 한 명이다. 오현 스님의
시를 주제로 연구한 석· 박사 학위 논문 및 등재지 이상의 학술논문이 10여편이 된다. 그의 시는 중·
고등학교 교과서에 수록되었을 뿐만 아니라 외국에도 번역되어 주목을 받고 있다.
김형중 동대부여중 교장·문학박사 ililsihoil1026@hanmail.net
[1331호 / 2016년 2월 1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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