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하면 나쁜 일이 안 일어날까?

수행하면 나쁜 일이  안 일어날까? /  법상스님

만약 여러분이 아무리 많은 선업을 쌓는다고 하더라도 과거에 너무나 큰 악업을 많이 지었다면 당연히 

그 악업의 과보도 받게 됩니다. 선업을 짓고 착하게 살았다고 할지라도 나쁜 일이 생길 수는 있습니다. 

과거에 내가 지어왔던 업보를 받는 과보는 과보를 받는 문제이고, 내가 새롭게 짓는 업은 별도의 업보

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예를 들어 修行을 아주 잘하는 참 존경할만한 수행자가 있습니다. 그분이 정말 열심히 수행하는데, 안 

좋은 일이 자꾸 생깁니다. 지켜보고 있던 우리는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수행을 하면 뭐해? 저렇게 안 

좋은 일이 자꾸 생기는데…….”라고...

이것은 宇宙, 法界, 眞理의 世界의 理致를 모르고 하는 말입니다. 어쩌면 그 사람은 과거에 지은 업장을 

녹임과 동시에 그 괴로운 일을 통해 삶의 지혜를 배워가고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금강경]에서도 ‘이 경을 수지독송하는데도 만일 다른 사람에게 업신여김을 당한다면 그 이유는 응당히 

악도에 떨어질 만한 전생의 죄업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이제 이렇게 사람들로부터 업신여김을 당했기 

때문에 전생의 죄업은 곧 소멸될 것이고, 따라서 마땅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을 것이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즉, 업신여김을 당했기 때문에 전생의 죄업은 소멸될 것이고, 마땅히 최상의 깨달음 즉, 아뇩다

라삼막삼보리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는 말입니다.

예를 들어 볼까요? 우리는 數도 없이 많은 생애를 나고 죽고 나고 죽기를 반복하며 삽니다. 그 중 어느 

생은 나이 30세를 살다 죽었고, 또 어느 생은 90세까지 살았으며, 또 어느 생은 1살도 안 되어 죽은 때

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1살도 안 되어 죽은 사람이 그 다음 생에는 90세까지 살 수도 있습니다. 즉, 

이 번 생에서 몇 살을 살고 죽었느냐를 가지고 과연 그 인생이 성공했는가 실패했는가를 결정할 수는 

없다는 말입니다. 生과 死가 둘이 아닌 자리에서 본다면 빨리 죽든 늦게 죽든  두 죽음은 조금도 차이가 

없는 것입니다.

인간세계의 1,600년이 천상세계의 하루라고 하는데, 그렇게 본다면 인간세계에서 100년을 살다 천상

세계에 왔든, 10년을 살다왔든 천상세계에서 본다면 별 차이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 입니다.

전생에 누군가를 죽인 죄로 어느 한 생은 그 사람에게 죽임을 당함으로써 과보을 받아야 할 업보가 있다

고 가정해 봅시다. 그 사람은 40세, 50세 되어 결혼해 자식 낳고 성공하며 잘 살다가 갑자기 죽는 것 보다 

차라리 너댓 살까지 살고, 혹은 태어나서 얼마 안 되어 빨리 죽는 편이 더 나을지도 모릅니다. 물론 생사의 

관점에 얽매여 사는 우리에게는 살아있는 것이 全部고 죽으면 모든 것이 끝난다고 보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生과 死는 한낱 하룻밤 꾸는 꿈과 같은 것일 뿐입니다. 아무리 나쁜 꿈을 꾼다고 할지라도, 그 꿈이 

곧 그 사람 인생의 전부는 아닌 것입니다. 이 생에 힘들고 괴롭고 아픈 일들이 많이 일어난다고 할지라도 

그 사건들이 그 사람의 가치를 떨어지게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 많은 사건이나 일들도 하나의 꿈, 환상일 

뿐이지요. 우리에게는 그 꿈 속의 이야기 즉, 한 번의 생에 펼쳐진 삶의 이야기 너머에 있는 그 어떤 것으

로도 훼손되지 않는 꿈 깬 이의 삶이 있습니다. 물론 이 말도 方便이고, 꿈 속 이야기에 속지 말아야 합니다.

이런 말들은 전부 삶의 스토리, 인생사에서 벌어지는 굴곡에 일희일비 할 이유가 전혀 없다는 것입니다. 

삶의 스토리, 인생에서 벌어지는 굴곡진 일희일비 그것은 진짜 내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다만 그 삶을 

통해 삶의 지혜를 배우기 위한 꿈의 일부일 뿐, 그것이 진짜 나는 아닙니다. 그러니 선업의 과보를 받든, 

악업의 과보를 받든, 좋은 일이 생기든, 괴로운 일이 생기든, 남들이 나를 칭찬하든 업신여기든, 그것이 

중요한 게 아닙니다.

왜냐하면 그 모든 시비 분별하는 생각 망상 번뇌 의식 마음 너머에 그 어떤 시비나 분별이나 판단으로는 

절대로 미치지 못하는 입처개진, 본래면목이라는 참나의 실상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수행자란 

주어지는 삶의 스트리에 속지 않고, 그 너머에 있는 진실세계를 보려고 하는 자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