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과 마음공부

부처도 아니고 마음도 아니고 물건도 아닌 이것은?

장백산-1 2016. 6. 20. 14:26

부처도 아니고 마음도 아니고 물건도 아닌데 쓸데없이 가죽부대만 괴롭혀 고생을 시키는구나.

눈앞에 드러난 경계의 모습 씻은 듯 깨끗하니 낱낱이 그대를 위해 자세하게 가리켜 보여주네.


- 박산무이(博山無異, 1575~1630)


비불비심비시물(非佛非心非是物) 만로피대끽산신(謾勞皮袋喫酸辛)

현전경색청여세(現前境色淸如洗) 일일위군세지진(一一爲君細指陳)


이것이 무엇입니까? 인생 백 년 삼만 육천오백 일 언제나 반복하고 있는 이것을 뭐라고 불러야 할까요? 

부처, 마음, 한 물건, 성품, 불성, 공적영지, 평상심, 참나, 의식, 주인공, 알아차림, 반야…. 아닙니다, 

모두 아닙니다. 도대체 이것이 무엇일까요?


모든 이름이 이것에서 나왔지만 이것은 아무 이름이 없습니다. 모든 모양이 이것에서 비롯되었지만 

이것은 아무 모양이 없습니다. 모든 느낌이 이것에서 나타나지만 이것은 아무 느낌이 없습니다. 

모든 생각이 이것에서 일어나지만 이것은 아무 생각이 없습니다. 이것을 깨닫지 못하면 헛되이 

몸뚱이만 괴롭혀 쓸데없는 고생만 시키게 됩니다. 수행이라는 이름으로 먹는 것을 단속하고, 일정한 

행위를 반복하는 함으로써 특정한 결과를 얻으려고 노력합니다. 조작으로 이룬다 할지라도 결국 

허망하게 사라지니 참으로 어리석다 할 뿐입니다.


한 생각 일으키기 이전에 이미 이것은 눈앞에 뚜렷이 드러나 있습니다. 찾고자 하고 알고자 하면 

이것은 결코 찾을 수도 없고 알 수도 없습니다. 찾고자 하고 알고자 하는 모든 노력이 꽉 막혀 

어떻게도 할 줄 모를 때, 그제야 이것이 문득 전체로서 이미 드러나 있다는 사실을 보게 됩니다.


-몽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