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편의 차이가 있을 뿐

방편의 차이가 있을 뿐

2016년 06월 27일 (월) 11:05:57 법상 스님  beopbo

한국불교가 선불교 전통이다 보니, 어떤 이들은 선불교를 초기불교와는 다른 생뚱맞은 불교이며, 불교의 

본질과 다르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다. 오늘은 선불교와 초기불교가 가르치는 方便을 비교해 봄으로써 

초기불교와 선불교의 가르침이 서로 다르지 않음을 이해해 보고자 한다.

선불교 · 초기불교 두고 서로 다르게 여기지만  본질은 서로 다르지 않아

초기불교가 ‘破邪’라면 선불교는 ‘顯正’을 제시한다

선불교는 이 세상 모든 것이 지금 여기 있는 이대로 본래 부처라고 말한다. 本來 이미 完全한 부처가 다만 

分別 妄想 즉, 分別心 分別意識에 사로잡혀 本來 부처임를 보지 못하는 것일 뿐이다. 이 분별 망상 즉, 분

별심 분별의식이 바로 초기경전에 나오는 식온(識蘊)이며, 육식(六識)이다. 이 識, 분별심, 분별의식이 바

로 인간이 알고 있는 衆生心의 ‘마음’으로 對相 境界 우주만물 이 세상 모든 것들을 시비 분별 비교 판단 

분석 해석 인식을 해서 아는 마음, 알음알이(識), 분별심, 분별의식이라고 부른다. 바로 이 識이 對相을 지

금 여기에 있는 그대로의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고 좋거나 나쁘게 둘로 나눠 分別하도록 함으로써 

좋은 것엔 執着하는 마음을 일키고  싫은 것엔 미워하는 마음을 일으키기에 結局 괴로움이 생겨난다는 것

이다.

그래서 선에서는 바로 이 識을 타파하기 위한 방법으로, 직지인심 견성성불(直指人心 見性成佛)의 모토

에서 보듯이, 識을 움직이지 못하게 한 채 곧바로 本來面目, 本性을 곧바로 가리켜 보임으로써 '견성으로 

이끈다. 즉 시비 분별하는 생각 의식 마음으로 헤아리고, 대상을 분별하는 알음알이라는 識 즉, 분별심 

분별의식으로는 깨달음에 이르도록 하기가 不可能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분별심 分別意識이 꼼짝 못하

도록, 오도 가도 못하도록 사방이 모두 꽉 막히도록 하는 方便으로 선문답이나 화두를 제시하여 直指人

心하도록 하는 것이다. 

석가모니 부처님께서는 초기에는 설법을 듣는 이들의 根機에 맞춰 對機說法을 하셨다. 대기설법으로 

근기가 낮은 사람부터 높은 사람에 이르기 까지 단계적으로 자비의 方便을 쓰셨다. 그것이 바로 시론

(施論), 계론(戒論), 생천론(生天論), 제욕(諸欲)의 과환(過患), 출리(出離)의 공덕, 사성제다.

그 뒤에 설한 것이 제욕의 과환인데, 이는 모든 감각적 욕망은 우리를 위험으로 이끈다는 것이고, 출리

의 공덕은 삼계를 벗어나 열반(涅槃)을 구하는 공덕을 설한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공부의 성숙을 이룬 

제자들에게 결국 고해에서 벗어나 열반에 이르는 가르침인 사성제를 설하셨다.

사성제는 간략히 보면, 괴로움의 원인을 소멸시켜 열반에 이르는 구조를 띠고 있다. 선불교에서처럼 

괴로움의 원인만 소멸시키면 열반이 드러난다는 것이다. 초기불교에서 말하는 괴로움의 원인은 12연

기로 나타난다. 좀 쉽게 간략화해 보면 識, 名色, 六入 즉, 十八界가 空한 줄 모르기에 좋고 싫은 느낌

(受)이 일어나고 좋은 것은 집착하고 싫은 것은 거부하는 愛와 取가 일어나 좋은 것을 취하려고 하고, 

싫은 것을 거부하려고 행위를 하기 때문에 그로인해 有, 生, 老死로 이어지는 괴로움이 緣起된다는 것

이다. 

선불교에서는 분별망상이 좋고 나쁨을 분별함으로써 본래면목이 드러나지 않는다고 설한 것을 초기경

전에서는 보다 자세하게 차제설법으로 풀어서 12연기와 사성제로 구체화해 놓은 것이다. 다만 초기불

교에서는 열반을 설하고, 선에서는 열반을 이름만 본래면목이라고 바꾸어 놓았을 뿐이다. 초기불교의 

無我와 선불교의 本來無一物은 열반과 견성이 실체적인 고정된 무언가가 아니라, 말 그대로 텅~빈 空

즉, 寂滅임을 밝히고 있다. 

초기불교는 텅~빈 空 즉, 寂滅을 사성제, 팔정도, 십이연기로 친절하게 구체화시켜 놓았고, 선불교는 

그 모든 설명을 없애고 곧바로 바로 질러가는 直指의 길로 드러냈을 뿐이다. 초기불교가 삿됨을 파하

는 파사(破邪)의 방법이라면, 선불교는 곧장 本性 즉, 텅~빈 空, 寂滅을 드러내 보이는 현정(顯正)의 길

일 뿐, 본질에서는 서로 다르지 않다. 파사즉현정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