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즉착(開口卽錯) - - 청봉 스님
불교 용어에 "開口卽錯(개구즉착)"이라는 단어를 불자라면 누구나 다 알고 있을 것으로 아오이다.
그러나 開口卽錯이라는 말을 알긴 알아도 그 뜻과 쓰임이 歪曲되고 있기에, 여러 불자님들이 계시
는 방에 들린 인연으로 한 말씀 남겨 뒤틀린 生覺을 똑바로 펴지게 하고자 하오이다.
잘 알다 싶이 開口卽錯이라는 말은 "實相의 眞理를 입을 열어 일러주는 그것이 어긋난다"는 말씀이
아니오이까? 그럼 어째서 實相의 眞理를 입을 열어 말로 알려주면 어긋 날까요? 헛소리가 되는 걸
까요. 實相은 그 무엇도 이름도 없고 姓도 없는 것을 억지로 이름 하여 무엇이라고 할뿐이기에 實相,
眞理라는 그 말, 그 이름이 實相, 眞理 그것이 아닌 것이 아니오이까?
그러므로 모든 實相과 같은 것이 아니라는 뜻으로 "입을 열어 말로 언어로 實相, 眞理를 이르는
것은 實相과 같지 않고 眞理에서 어긋난다" 라고 하는 말이 開口卽錯이라는 말입니다.
예를 들면 불(火)을 불(火)이라는 이름으로 말을 할때 불이라는 그 이름이 참 불(火)이 아닌 假名
으로써 이름하여 불(火)이라고 말을 하지 않소이까? 아무리 불이라고 소리처도 그 말인 불로써는
그 이름일 뿐인 불로써는 손도 입술도 데이지 않는 熱이라고는 하나 없는 억지로 定해 쓰는 명사일
뿐이 아니냐? 이 말씀이외다.
불(火)뿐만 아니라 마음(心)이 어디 마음(心)이라는 이름이 本來부터 있었으며 부처(佛)가 부처(佛)
라는 말, 이름이 本來부터 있었습니까? 그러므로 석가모니부처님께서도 깨달은 후 평생 佛法을 말
씀하시고도 당신은 "단 한 말씀도 說한 바가 없다"고 말씀 하신 것입니다. 세존이 說한 그 말씀들이
어찌 實相, 眞理일 수가 있겠소이까?
그러므로 세존께서 無實(실다움이 없다)고 말씀 하시고 또 그러나 無虛(헛되지 않다)고 이율배반적
인 말씀을 하신 것은 無實 無虛 그 말씀이 비록 實相, 眞理는 아닐지라도 거짓이나 어긋난 말씀으로
實相, 眞理라고 설하신 것이 아니기에 하신 말씀인 것이 올시다. 그러한 理致를 바로 알아야 할것인
데 開口卽錯이라는 이 말을 잘못 歪曲되게 흔한 방패막이로 쓰고 있기에 안타까운 마음에 노파심 절
로 일어 한 말씀을 드리고자 하는 것이 올시다.
작금에는 우리 佛家에서 "法을 거량한다, 탁마를 한다" 라고 말하는 풍토가 거의 사라져 가고 있는
실정입니다. 왜 그렇게 되어 가느냐고요? 이 開口卽錯이라는 말을 잘못 사용하기 때문에 그 말을
법거량조차 하면 않되는 것으로 誤解해서 입들을 막아놓고 있기 때문이 올시다. 탁마없는 공부는
죽은 공부입니다. 탁마가 얼마나 공부인들에게 요긴한 것인가?는 조사들의 어록집을 읽어보셔도
잘 알게 되는 것이 아니오이까? 거의 모든 祖師語錄들이 이 법거량인 탁마로 이루어저 있으며 그런
問答을 하는 중에 공부가 익어가고 그러한 가운데 깨달음을 얻은 것을 보시지 않소이까?
그러하거늘 요즘들어 어째서 무조건 開口卽錯이라는 네글귀를 내세워 입들을 틀어막아 심지어는
"話頭를 무엇을 드느냐?"는 質問에 조차 答을 회피하고 있으니 이것이 어찌 된 것일까요? 모르니
입을 닫고 지내는 것이지, 어찌 알고 있는 것을 입을 열어 일러주지 않아야 하겠소이까?
만일 開口卽錯이 참으로 開口卽錯이 되려면 그 開口卽錯이라는 이름, 말조차 없어져야 實相의
開口卽錯에 親할 것이 아니외이까? 開口卽錯이라는 方便의 그 말을 빌려서 開口卽錯의 實相을
일러주는 것임을 아신다면 석가세존 부처님 一代 示敎가 開口卽錯일지라도 實다움, 實相, 眞理
를 方便이라는 말씀을 통해서 일러주셨음을 그 開口로써 우리 불자들이 알아 깨달음에 들어 참
으로 입을 열기 前의 消息에 契合하게 되었음을 상기하시어서 여러분들은 남의 말에 속지 마시고
서로 活活 發發하게 묻고 일러주시고, 그르면 반론하고 하시는 가운데 큰 깨달음을 얻으시기를
빌겠소이다.
두서 없이 서툰 솜씨로 글 올리다보니 길어졌구려 읽기에 지루하셨겠소이다.
해량 해 주시옵기를 당부하오이다. 크게 깨달으소서. 장군죽비가 합장하여 올리오이다()
'자기계발과 마음공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신만의 길을 가는 즐거움 (0) | 2016.08.23 |
---|---|
마음공부는 자기를 알기 위한 것 (0) | 2016.08.23 |
개구즉착 동념즉괴 (0) | 2016.08.23 |
내려 놓기, 放下着, Letting Go (0) | 2016.08.23 |
시비 분별하는 생각 마음이 없어졌을 뿐 (0) | 2016.08.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