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 메일

아침 / 새로운 길 / 태초의 아침 - 윤동주

장백산-1 2016. 10. 23. 17:34

아침 /  새로운 길 /  태초의 아침 - 윤동주 

유당|등급변경|조회 2|추천 0|2016.10.23. 15:32http://cafe.daum.net/yourhappyhouse/EDF3/4537 
    아침 / 윤동주

    휙,휙,휙 
    쇠꼬리가 부드러운 채찍질로 
    어둠을 쫓아, 
    캄,캄, 어둠이 깊다깊다 밝으오.

    이제 이 동리의 아침이 
    풀살 오른 소엉덩이처럼 푸르오. 

    이 동리 콩죽 먹은 사람들이 
    땀물을 뿌려 이 여름을 길렀소. 

    잎,잎,풀잎마다 땀방울이 맺혔소. 

    구김살 없는 이 아침을 
    심호흡하오, 또 하오 


                                       새로운길 / 윤동주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 마을로

                                      어제도 가고 오늘도 갈
                                      나의 길 새로운 길

                                      민들레가 피고 까치가 날고
                                      아가씨가 지나가고 바람이 일고

                                      나의길은 언제나 새로운 길
                                      오늘도, 내일도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 마을로


                                         태초(太初)의 아침 / 윤동주


                                         봄날 아침도 아니고
                                         여름, 가을, 겨울,
                                         그런 날 아침도 아닌 아침에

                                         빨―간 꽃이 피어났네,
                                         햇빛이 푸른데,

                                         그 전날 밤에
                                         그 전날 밤에
                                         모든 것이 마련되었네,

                                         사랑은 뱀과 함께
                                         독(毒)은 어린 꽃과 함께.

                                      ======================

                                      원각산중생일수 개화천지미분전(圓覺山中生一樹 開花天地未分前)
                                      비청비백역비흑 부재춘풍부재천(非靑非白亦非黑 不在春風不在天)
                                      이 시가 생각나게 하는 윤동주 시인의 태초의 아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