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과 마음에 해를 끼치는 삼독심
불교에서는 일상을 살면서 잘못된 행동을 하고 잘못된 행동에 대한 고통 속에 사는 그 근본 원인을
탐욕(貪心탐심) · 성냄(瞋心진심) · 어리석음(癡心치심) 세 가지 마음을 말합니다. 이 세 가지 마음은
사람의 몸과 정신을 해치는 毒이라고 하여 삼독심(三毒心)이라 합니다. 탐욕심(탐심)이란 좋아하는
대상에 대한 執着, 성내는 마음(화냄, 瞋心)이란 좋아하지 않는 대상에 대한 반감이나 혐오 등에 대한
執着을 말하며, 어리석은 마음(癡心)이란 바른 도리에 대한 무지 또는 남을 시기하고 질투하는 지혜
롭지 못한 마음에 대한 執着을 말합니다. 毒이 들어있는 이 세 가지 마음이 불길이 되어 수많은 고통이
사람에게 일어나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이 세상을 살아가는 동안, 감당하기 힘든 수많은 고통과 어려움에 직면합니다. 그런 고통과
어려움에 직면하면, 그 고통과 어려움의 原因이 무엇인가 살펴보고, 나름대로 판단하여 처신하기도
하고 후회하기도 합니다.
"그때 좀더 일찍 내가 현명했더라면 이렇게까지 일이 크게 확대되지는 않았을 텐데..."
"내가 그때 욕심만 부리지 않았어도 일이 이렇게 까지는 되지는 않았을 텐데..."
"내가 좀 더 화를 참았더라면 모든 일이 순조롭게 되었을 텐데..." 등등...
이처럼 인간은 일상생활에서 한 순간의 마음을 다스리지 못하여 더 큰 화를 자초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좀 더 사정을 잘 알았더라면, 욕심만 더 부리지 않았었다면, 좀 더 화를 참았다면, 쉽게 넘어갔을 수도
있는 일들을 해결하기 힘겨운 상태로 만든 경우가 많습니다.
탐욕 · 성냄 · 어리석음 세가지 마음의 毒을 들이마시고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지 못하여 점점 감당하기
힘든 수많은 잘못을 짓게 됩니다. 물론 이 세가지 독이 든 마음 이외에도 많은 분별 망상 번뇌가 우리의
삶을 어지럽게 하지만, 탐욕 · 성냄 · 어리석음 세가지 마음이 원인이 되어 모든 분별 망상 번뇌가 일어
나고 분별 망상 번뇌에 따른 모든 고통과 어려움이 발생하기 때문에 그 근본 원인인 탐욕 · 성냄 · 어리
석음을 벗어나 자유로운 사람이 되라고 석가모니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겁니다.
예를 들면 강물이 원래 깊은 산속 작은 옹달샘에서 시작하여 끊이지 않고 흐르면서 시내를 이루고
시냇물들이 강물을 이루고 강물들이 마침내는 바다를 이루게 되지만, 어떤 사람이 그 물줄기의 근원을
끊으면 모든 물의 흐름이 다 쉬게 되는 것처럼 모든 고통과 어려움의 근본원인인 탐욕 · 성냄 · 어리석
음을 다스리면 그 모든 고통과 어려움이 그치게 되기 때문입니다. 다시 한 번 일상생활에서 느껴는
고통과 어려움을 살펴보더라도, 그 대부분이 탐욕 · 성냄 · 어리석음이 그 원인임을 알 수 있습니다.
여기서 잠깐 부처님이 남기신 말씀을 들어 봅시다. "여러 비구들이여, 욕심이 많은 사람은 이익을 구함
이 많기 때문에 번뇌도 많지만, 욕심이 적은 사람은 구함이 없어 근심 걱정도 없다. 욕심을 적게 하기
위해서라도 힘써 마음을 닦아야 할 텐데, 하물며 마음 닦음이 온갖 공덕을 낳게 함에 있어서랴."
욕심이 적은 사람은 남의 마음을 사기 위해 굽혀 아첨하지 않고 모든 감각에 이끌리지 않는다. 또 욕심
을 없애려는 사람은 마음이 편안해서 아무 걱정이나 두려움이 없고, 하는 일에 마음의 여유가 있어 부
족함이 없다. 그래서 분병 망상 번뇌를 벗어나서 자유로운 경지에 들게 되는 것을 욕심이 적음(小欲)
이라 한다. 그래서 모든 번뇌 망상 분별 고뇌를 벗어나고자 한다면 만족(滿足)할 줄 알아야 한다.
넉넉함을 아는 마음은 마음이 부유하고 즐거우며 평안하다. 그런 사람은 비록 맨땅 위에 누워 있을지
라도 편안하고 즐겁다. 그러나 만족할 줄 모르는 사람은 설사 천상에 있을지라도 그 뜻에 흡족하지
않을 것이다.
만족할 줄 모르는 사람은 부유한 듯하지만 사실은 마음이 가난하고, 만족할 줄 아는 사람은 가난한
듯 하지만 사실은 마음이 부자다. 만족할 줄 모르는 사람은 항상 五欲(성욕, 식욕, 수면욕, 재산욕,
명예욕)에 이끌리는 삶을 살기 때문에 만족을 아는 사람들은 이들을 불쌍하게 여긴다. 이것을 가리켜
지족(知足)이라 한다. 이상의 말씀은 <유고경>에 나오는 말씀입니다.
모욕을 당하면 화를 참기 어려운데, "참을 인(忍)자 세 개면 살인도 면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자신이
직면하는 좋지 않은 상황에 대하여 잠시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그 상황을 지켜보면 합리적인 방법이
있을 텐데, 사람들은 그 순간을 참지 못하고 화를 내고 상대방에게 좋지 못한 말과 행동을 함으로서
결국 사태를 해결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를 때가 많습니다.
뒤에 생각해보면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었고, 그 원인 조차도 매우 사소한 것이었는데,
화가 나는 그 마음을 조절하지 못하여 일을 그르치게 된 경험이 여러분도 있을 것입니다. 가령 부부
싸움의 경우 어떤 일을 계기로 사건이 일어나면, 잠시 그 상황을 피하여 동네 한 바퀴 돌거나 하루
이틀 지나면, 자연스럽게 해결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경우 때문에 "부부 싸움은 칼로 물 베기"라고
하는가 봅니다.
만약 쌍방에 서로 화을 내고 그 상황이 지속되면 이성을 잃어버리고 올바른 판단을 못한 채 감정으로
대하여 끝내 서로간에 해서는 안될 말이나 행동까지 해 버리게 됩니다. 그것에 자존심이 자리잡게 되면
심각한 상황에 이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부부 싸움은 칼로 물 베기"가 아닙니다.
일상생활의 일이 모두 이렇습니다. 자신에게 닥쳐오는 상황을 감정으로 해결할 것이 아니라 잠시 마음
의 여유를 가지고 한 발짝 물러나면 새로운 방법이 보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더욱이 모욕을 당하고 나서도 화를 내지 않기는 어렵습니다. 화를 내는 것도 생각해 보면, 자신을 알게
모르게 내세우기 때문입니다. 즉, "나", "나의 것"이라는 견해, 즉 我相을 내세우기 때문에 화가 일어나는
것입니다.
모든 일에 먼저 화을 내고 더욱 더 자존심을 내세운다면 일을 해결하기 힘든 지경에 이르는 것도 바로
我相 때문입니다. 그래서, 자신에게 부딪치는 상황에 대해 화을 내지 않고 마음을 차분히 하여 그 모든
상황을 해결하는 방법은, 불교에서 말하는 나, 我相을 낮추는 하심(下心)의 수행 과정이자 수행의 결과
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나, 我相을 낮추는 下心의 수행을 통하여 화를 낼 대상도 없고, 화를 낼 주체도 없고, 화를 내는
행위 자체도 없다는 사실, 즉 이 세상 모든 것, 온 우주만물은 나와 분리 분별 차별이 없는 전체로서의
순수진공의식 하나일 뿐이라는 사실을 분명하고 확실하게 진정으로 깨달아 가는 것입니다. 분별 망상
번뇌, 즉 세가지 삼독심을 일으키는 근본은 어리석은 마음(치심) 입니다. 탐욕과 성냄으로 인하여 어리
석은 마음이 증폭되어 나타나고, 힘이 강해진 그 어리석은 마음 때문에 탐욕을 부리는 마음과 화를 내는
마음을 통제하지 못하고 끊임없이 욕심을 부리고 화를 내게 되는 것입니다. 이처럼 탐욕 · 성냄 · 어리
석음 삼독심은 어떤 독(毒)이 다른 독의 활동을 더욱 활발하게 도와주는 경우처럼 서로가 서로를 활발
하게 작용하도록 되먹여 줍니다.
그러므로 어리석음, 즉 무명(無明)을 번뇌 가운데 가장 근본이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올바른
지혜를 얻는 길은 바로 모든 무명과 번뇌 망상 분별를 없애는 것입니다. 무명과 번뇌 망상 분별에서 벗어
나 지혜를 성취하는데 대해서 석가모니부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지혜가 있으면 탐욕과 집착이
없어질 것이니, 항상 탐욕과 집착을 자세히 관찰해서 지혜를 잃지 않도록 하여라. 이것은 불법 가운데서
능히 분별 망상 번뇌의 뿌리인 탐심, 진심, 치심에서 벗어나 해탈(자유)를 누리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렇지 못한 사람은 수행자도 아니요 세속 사람도 아니므로 무엇이라 이름할 것이 없는 것이다.
진실한 지혜는 생로병사의 바다를 건너 진실한 세상, 자유로운 세계로 건너가는 튼튼한 배(방편)이고,
무명을 밝히는 밝은 등불이며, 탐욕 성냄 어리석음의 의해서 일어나는 허망한 분별 망상 번뇌의 병에
걸린 사람을 위한 좋은 약이고, 번뇌 망상 분별의 병을 도려내는 날이 선 귀중한 칼이다.
그러므로 우리 불자들은 잘 듣고 잘 생각하고, 잘 관찰하고, 지혜로써 더욱 자신을 길러야 한다.
만약 어떤 사람이 지혜의 빛을 가졌다면, 그는 세상의 무엇이든지 육신으로 밝게 볼 수 있다.
우리가 석가모니부처님 말씀을 배우고 실천하며 살아가는 것도 결국 모든 분별 망상 번뇌에서 벗어나서
자유롭고 행복하고 평안한 마음상태에 이르고자 함 입니다. 석가모니부처님의 가르침(법)을 배우는 불자
로서 욕심을 내고 화를 참지 못해 성질을 부리며 올바르게 판단하지 못해 어리석은 채로 일을 꾸민다면,
그것은 활활 타오르는 분별 망상 번뇌의 불길에 기름을 확확 부어버리는 꼴입니다
-서암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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