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왜 수행을 하느냐? / 숭산 스님
세상에는 수많은 종류의 명상법들이 있으며, 종교마다 제각각의 독특한 수행법들이 있다.
심지어 불교 안에서조차 많은 종류의 수행법이 있다. 하지만 수행법들은 단지 기법에 불과하다.
제자들이 가끔 내게 이렇게 묻는다. "비파사나(위빠사나) 명상과 참선, 티베트 불교 수행의 다른 점이
무엇입니까?" 라고.
그러면 나는 이렇게 대답한다. 밥을 먹을 때 일본에서는 젓가락으로 먹는다.
한국에서는 젓가락과 숟가락도 함께 써서 먹는다. 서양에서는 나이프와 포크를 사용해서 쓴다.
인도에서는 손으로 밥을 먹는다. 밥을 먹는 방법은 모두 다르며, 도구도 다 다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배가 부르냐' 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어떤 종류의 수행방법을 선택하든 상관없다. 중요한 것은 '왜 수행을 하느냐?' 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반인과 다르게 특별한 무언가를 얻기 위해 수행과 명상을 한다. 아마
'마음의 평화' 같은 좋은 느낌 감정을 얻기 위해서일 것이다. 수행을 통해 어떤 물질적인 것을 원하는
사람도 있다. 좋은차, 좋은 집, 좋은 인관관계를 얻기 위해 계속 염불을 외우고, 명상이나 기도를 하는
것이다. 이것 역시 나쁘지 않다.
그러나 수행을 하는 진정한 목적은 수행을 통해 내 안으로 깊이 들어가 자신의 마음의 본래 성품을
발견해서 중생을 돕기 위해서이다. '진정한 공부란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것'이다. 수행 할 때 무언가
원하는 마음으로 하면 길을 잘못 들어선 것이다. 오히려 지옥으로 끌려갈지도 모른다. 그런 수행은
참 자아, 참나, 본래의 나, 내 마음의 본래 성품을 찿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모든 사람들
위해서 "중생을 돕는다'는 생각으로 수행을 할 때 '참 수행'이 될 것이다.
아까 누구의 말처럼 촛불이 주위를 환하게 비추듯이 내 내면의 세계가 '나도 비추고 남도 비추고
이 세상 모든 것을 아무 차별 분별 없이 골고루 환하게 비추는 태양과 같은 마음'이 우리에게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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