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다는 거 ... 조병화 시인
사람은 이 세상에 나와서 철이 들면서 스스로
스스로가 이 세상에 타고 나온 고민을 고민하며
고민을 하지 않아도 좋은 것을 고민하면서
일생을 그렇게 지내다가 고민하면서 죽는다
살다보면 고민을 만들어 고민을 고민하며
있지도 않을 고민을 고민하면서
한치도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지혜로
캄캄한 두려움을 만들며 고민한다
어둠은 어둠으로 한없이 이어지며 뚫리고
두려움은 두려움으로 한없이 이어지며 뚫리고
근심과 안심은 근심과 안심으로 한없이 이어지며 뚫리고
매순간순간 아슬아슬하게 산다
아, 이 아슬아슬한 인생 길 살며
얼마나 많았던 그 캄캄한 고비였던가
사람은 이 세상에 나와서 죽을 때까지
한치 앞에 일도 알 수가 없기 때문에
고민을 고민하며 살며
고민을 만들어 고민을 살며
스스로 스스로가 타고 나온 고민을 살다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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