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 메일

고독의 끝 – 김현승

장백산-1 2017. 6. 16. 12:17

고독의 끝 – 김현승 거기서 나는 옷을 벗는다. 모든 황혼이 다시는 나를 물들이지 않는 곳에서. 나는 끝나면서 나의 처음까지도 알게 된다. 신(神)은 무한히 넘치어 내 작은 눈에는 들일 수 없고, 나는 너무 잘아서 신의 눈엔 끝내 보이지 않았다. 무덤에 잠깐 들렀다가 내게 숨막혀 바람도 따르지 않는 곳으로 떠나면서 떠나면서, 내가 할 일은 거기서 영혼의 옷마저 벗어 버린다.

'삶의 향기 메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전도몽상(顚倒夢想)  (0) 2017.06.18
천(千) 개의 바람이 되어  (0) 2017.06.18
만물의 생명을 쓰는 삶  (0) 2017.06.15
도종환 시인의 담쟁이  (0) 2017.06.15
나의 인생  (0) 2017.06.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