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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 되자마자 파업 참여자들 '유배지'로.. 보도국장 때도 부당노동행위 가담 정황

장백산-1 2017. 9. 5. 00:34

[공영방송 동시 파업]

사장 되자마자 파업 참여자들 '유배지'로..

보도국장 때도 부당노동행위 가담 정황

남지원·김상범 기자 입력 2017.09.04. 22:51 수정 2017.09.05. 00:03




ㆍMBC 김장겸 혐의는

고용노동부의 체포영장이 발부된 김장겸 MBC 사장이 2017년 9월 4일 새벽 서울 상암동 MBC사옥에 출근해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MBC 제공

김장겸 MBC 사장 측은 4일 “센터 설립 및 전보, 모성보호의무 위반, 최저임금제 위반, 근로계약서 미교부, 일부 퇴직금 부족 지급 등의 혐의로 고용노동부가 체포영장까지 발부받은 것은 정권의 공영방송 장악을 위한 틀 짜기 일환”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의 주장과 달리, 현행 법령을 어겼다고 발부된 핵심 혐의는 ‘부당노동행위’다. 부당노동행위는 사용자가 노동자의 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 행사를 방해하는 일을 뜻한다. 파업에 참여했다고 인사 불이익을 주는 일이 대표적이다. MBC에서는 2012년 파업 이후 6명이 해고됐고 수백명의 기자·PD·아나운서들이 징계를 받거나 비제작부서로 전보됐다.

김 사장은 2011년 보도국 정치부장, 2013년 보도국장, 2015년 보도본부장을 거쳐 지난 2월 사장으로 취임하며 이명박·박근혜 정권에서 승승장구했다. 김 사장 측은 “(직원) 전보 등은 사장 취임 전의 일”이라고 맞서고 있으나 김 사장이 보도국장·보도본부장 시절에도 부당노동행위에 가담한 정황은 상당하다. 최근 공개된 ‘카메라기자 블랙리스트’ 문건은 김 사장이 보도국장이 된 뒤 한 달 남짓 지났을 때 작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문건에 ‘X등급’으로 적시된 기자들이 대부분 인사 불이익을 받은 것으로 미뤄 김 사장이 문건을 보고받았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노조는 보고 있다.

김 사장은 지난 2월 사장 면접 자리에서 방송문화진흥회 이사들에게 “(사람을 쓸 때) 히스토리를 주로 본다. 이 양반이 회사를 여태까지 쭉 다니면서 어떻게 했는지”라고 말하기도 했다. 파업 참가자가 대거 부당 전보된 MBC 상황을 고려할 때 과거 파업 참가 이력이나 노조와의 관계 등을 살핀다는 발언으로 해석됐다. 김 사장은 사장 취임 후 첫 인사에서도 이미 제작부서 바깥으로 전보돼 있던 기자·PD 7명을 ‘구로 유배지’라 불리는 뉴미디어포맷개발센터로 전보했다.

MBC는 4일 성명에서 “고용노동부와 언론노조가 체포영장 발부 발표와 집행 시도 등의 시점을 긴밀하게 협의했다”고 주장했다. 고용노동부가 체포영장을 신청해 발부받은 시점이 1일 방송의날 행사장에서 언론노조가 대대적인 시위를 벌인 때였으며, 체포영장 집행을 시도한 것도 언론노조 MBC본부의 총파업 출정식에 맞춘 시각이었다는 것이다. 사측은 “언론노조의 총파업을 전면 지원하면서 MBC 경영진을 무력화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동부는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서울서부지청 관계자는 “우리가 노조와 협의할 이유도 없고, 1일 방송의날 행사가 있는 줄도 몰랐으며 영장 발부시점은 법원이 결정한 것”이라면서 “오늘 집행을 시도한 것은 주말을 지낸 뒤 적절한 시점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일축했다. 문무일 검찰총장도 이날 자유한국당 의원 80명이 김 사장의 체포영장 청구에 항의하기 위해 대검찰청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 사건과 관련해) 외부로부터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훼손하는 어떠한 지시도 받지 않았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남지원·김상범 기자 somnia@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