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대강 한반도대운하의 대재앙

녹조 공기방울이 쫙.. "차마 눈 뜨고 못 보겠다"

장백산-1 2017. 9. 10. 18:02

녹조 공기방울이 쫙.. "차마 눈 뜨고 못 보겠다"

김종술 입력 2017.09.10. 16:06


[현장] 공주보를 뒤덮은 녹조, 수자원공사 보트로 밀어내기에 한계 있어

[오마이뉴스 글 : 김종술, 편집 : 최은경]

  공주에서 부여로 가는 강변도로 백제큰다리 밑에도 녹조가 창궐했다. 썩은 강바닥에서 솟구치는 공기방울까지 뒤섞이면서 더욱더 심각하다.
ⓒ 김종술
금강에 녹조가 피었다. 강바닥에 쌓인 펄이 썩으면서 부글부글 쉼 없이 끓어오른다. 늦은 야간에도 녹조는 사라지지 않는다. 낮보다 더 많은 녹조가 피어오른다. 휴대폰 카메라에 선명하게 찍힐 정도다.

수자원공사는 바쁘다. 어제도 달렸다. 오늘도 달린다. 이른 아침부터 공주보에 정박해 있던 보트는 쉴 틈이 없다. 녹색 물보라를 일으키며 지그재그로 달린다. 보 주변에 밀려든 녹조를 흐트러트리기 위해서다. 녹색 강물은 파도가 치고 철썩거린다.

그러나 보트로 밀어내는 녹조는 한계가 있다. 기껏해야 보 주변 정도다. 보트가 미치지 못한 곳은 눈 뜨고 보기 힘든 지경이다. 썩은 강바닥에서 솟구치는 공기방울은 더욱더 심각하다. 다가갈수록 악취는 진동한다.


  9일 오전 9시에 찾은 공주보 상류 수상공연장 강물에 녹조가 창궐하여 녹색 그림을 그려 놓은 듯하다.
ⓒ 김종술

  2017년 9월 9일 저녁 9시에 찾은 공주보 상류 수상공연장 강물에 부유물과 녹조가 뒤섞이고 있다.
ⓒ 김종술
2017년 9월 9일 공주보 상류 500m 지점 수상공연장. 오전 9시와 오후 9시 같은 장소 같은 시간대에 찾았다. 아침 강바람에도 녹조는 흩어지지 않는다. 수자원공사 보트가 휘젓고 떠난 뒤에야 흩어진다. 직원이 퇴근한 저녁은 녹조와 부유물이 뒤섞이며 다시 모여든다.

올 여름 기자가 접촉한 전 수자원공사 직원의 말이다.

"지난 2012년 이명박 대통령의 4대강 사업 덕분에 수자원공사에 계약직으로 취직했다. 보트를 운전하는 업무였다. 큰빗이끼벌레와 녹조가 발생하면 죽을 맛이었다. 출근하면 보트를 타고 강물을 휘젓고 다녔다. 특히 상급기관에서 찾아올 때는 멀미 날 정도로 휘젓고 다녀야 했다. 그러나 돌아서면 또다시 녹조는 모여들었다. 사람이 할 짓이 아니라는 생각에 (수자원 공사를) 그만두었다."


  공주보 상류 선착장에서 저녁 9시 핸드폰에도 선명하게 녹조가 찍혔다.
ⓒ 김종술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로 지난 6월 1일 공주보의 수위가 20cm 낮아졌다. 수위를 낮추고도 공주보 반경 1km의 녹조도 제거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상·하류에 위치한 세종보와 백제보의 녹조는 더욱더 심각하다. 녹색 페인트를 풀어 놓은 듯하다. 일부는 옥상 방수페인트 같다는 말을 하기도 한다.

지난 2015년 우리나라에서 12번째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 등재되었다. 공주, 부여, 익산의 백제시대를 대표하는 '백제역사유적지구'다. 동아시아와 고대 문명 형성에 크게 기여한 백제의 역사를 인류사적으로 인정받고 세계인과 함께한다는 것에 의의가 크다.

공주 · 부여에서는 제63회 백제문화제를 준비하고 있다. 행사 특성상 강을 끼고 축제가 벌어진다. 강물에 백제시대 조형물도 띄우고 부교도 설치한다. 그동안 멀리서 바라보던 강물도 눈앞에서 보게 된다. 행사 관계자들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민낯으로 보여줘야 할 녹조 때문이다.


  백제문화제 행사가 열릴 장소인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공산성이 아래쪽에 녹색 공기방울이 만들어졌다.
ⓒ 김종술
  강바닥에 쌓인 펄에서 솟구치는 공기방울은 한두 곳이 아니다. 금강 전역에서 발생하고 있다.
ⓒ 김종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