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대강 한반도대운하의 대재앙

대통령 지시에도 '찔끔' 방류 '4대강 관피아'는 살아있다

장백산-1 2017. 8. 27. 00:32

대통령 지시에도 '찔끔' 방류 '4대강 관피아'는 살아있다

김종술 입력 2017.08.26. 20:36



[김종술 금강에 산다] 보여주기 식의 '쇼' 아니라 약속대로 수문개방해야

[오마이뉴스 글 : 김종술, 편집 : 홍현진]

▲  충남 부여군 백제보 상류에서 수온이 오르고 강바닥에 쌓인 펄들이 썩으면서 녹색 공기 방울을 내뿜고 있다.
ⓒ 김종술
금강의 수문이 열린다. 지금까진 이렇다. 진짜 열릴지는 모른다. 1차 수문개방 때도 그랬다. 대형 콘크리트 수문은 꼼짝도 안 했다. 조그마한 철문만 움직여 18°로 기울어졌다.  

최근 기자가 접촉한 국토교통부와 수자원공사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정부는 9월 2차 개방에 이어 10월쯤 3차 4대강의 수문을 개방해 양수 제한수위까지 낮추어 방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보마다 다른 편차를 보이지만 금강의 경우 평상시 수위에서 50cm~1m 낮춘다는 거다. 16개 보의 수문 모두를 개방할지 아니면, 일부만 열지는 논의 중이다.

하지만 전면개방이 아닌 관리수위를 낮추는 식의 수위저하로는 죽어가는 금강을 살리기 역부족이다. 지난 6월 1일 말뿐인 '수문개방'이 이를 보여준다. 기자가 현장에서 취재한 결과도 다르지 않다. '6.1 수문개방' 효과는 미비했다. '방류쇼'에 지나지 않았다.

아래 사진이 증거다. 촬영날짜는 지난 6월 13일이다.

▲  금강이 끈적끈적한 녹조로 뒤덮었다. 녹색 페인트를 풀어 놓은 듯 창궐한 녹조밭에 성가소비녀회 최 다니엘 수녀가 들어갔다.
ⓒ 김종술
금강의 수문이 열린 지 12일 만에 녹조가 폈다. 멀리서 보면, 천연잔디축구장의 모습이다. 녹조는 독이다. 마이크로시스틴이라는 맹독성 물질이 가득했다. 이게 다가 아니다. 사진 촬영 이틀 전인 6월 11일에는 물고기가 집단 폐사했다. 손가락만 한 작은 물고기부터 70cm가량의 큰 물고기까지 100여 마리 가까운 사체를 확인했다.

정부는 '찔끔' 방류로 녹조를 제거한다고 했다. 결과적으로 거짓말이 됐다. 금강의 수위를 20cm 낮추어 수질을 개선한다고도 했다. 결론적으로 허언이었다.

4대강 부역자들은 아우성을 쳤다. 가뭄에 수문을 개방하면, 농업용수가 부족해질 거라 생난리를 부렸다. 물 낭비 잔치를 벌여 전력손실이 발생했다고 했다. 언론이 부추기고 정치인이 키우고, 학자가 공조한 공갈과 협박이었다. 

사실은 이렇다. 물 부족을 겪는 농민들은 나타나지 않았다. 4대강 보에 딸린 수력발전이 자주 멈춘 건, 상류에서 흘러드는 부유물 때문인 경우가 더 많았다. (4대강에 얽힌 오해와 진실) 모두 현장을 모르고 떠드는 말이다.


  강물에 둥둥 떠다니는 깨진 바가지를 주워 강물을 퍼담아 뿌렸다. 역겨울 정도로 비린내가 풍기며 속이 메슥거려서 수없이 구역질을 했다. 이런 강물로 농사를 짓는다는 생각에 가슴은 먹먹해졌다.
ⓒ 김종술
금강의 진실은 이렇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한 달 이상 빠르게 녹조가 창궐했다. 농도는 녹색 페인트를 풀어 놓은 듯하다. 물고기 떼죽음도 반복되고 있다. 매일 강물 위로 적게는 수십 마리에서 많게는 수백 마리의 물고기 사체가 떠오른다.

환경부가 수생태 최악의 오염지표종으로 지정한 붉은 깔따구와 실지렁이는 개체수가 증가하고 있다. 불어난 강물에 '실지렁이 산책로'가 나타나고 금강 물을 먹고 사는 야생동물들도 하루가 멀다하게 죽어가고 있다. 1년에 360일 금강에서 노숙하며, 기록한 내용이다.

그래서다. 이번엔 진짜 수문을 열어야 한다. 2차 수문개방은 일종의 보여주기 식의 '쇼(Show)'가 아니라 사실이어야 한다. 정부가 모든 걸 결정하고 지시를 내릴 게 아니라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판단해야 한다. 책상에서 앉아서 계산기를 두드릴 게 아니라 현장에서 몸으로 겪어야 한다는 말이다.


▲  이런 강물로 농민들이 농사짓고 산다. 자유롭게 뛰어놀아야 할 물고기들은 매일같이 죽어간다.
ⓒ 김종술
대국민 사기극은 더 이상 안 된다. 4대강 사업은 국민 혈세 22조원을 들인 것도 모자라 매년 수천억 원의 세금이 유지관리비용으로 사용된다. 최근 기자가 만난 수자원공사 관계자의 말이다.

"4대강 수문 개방이 되면 농어촌공사에서 농업용으로 공급하는 펌프장에서 물 공급을 못한다고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거짓이다. 4대강 사업 전에도 (금강) 농업용수 공급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 강물을 취수하는 곳은 웅덩이처럼 깊게 파여 있다. 가뭄에 강물이 부족해도 물길을 돌릴 포클레인 한 대면 공급할 수 있다. 펌프장의 관을 추가로 연결하고 높은 펌프장만 낮추면 된다. 기술자라면 다 아는 사실이다."

또 다른 수자원공사 직원은 "정부의 2차, 3차 수문 개방을 놓고 설왕설래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개방하자는 측과 신중히 검토 후 개방을 하자는 목소리가 팽배한 것으로 안다. 특히 농업부처에서는 개방에 따른 농업용수 공급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엄포를 부리기도 한다는 말을 전해들었다"고 귀띔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수문개방을 지시했는데도 찔끔 방류에 그친 건 정부 부처가 진실을 왜곡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거다. 여전히 남아있는 '4대강 관피아', 즉 4대강 적폐청산 없이는 수문개방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4대강 살리기라는 명목으로 강물로 들어온 중장비들이 금강(충남 공주시 백제큰다리)의 뼈와 살을 발라냈다.
ⓒ 김종술
이명박 정부는 군사작전을 펼치듯 4대강을 마구잡이로 파헤쳤다. 법도 도덕도 무시하며, 불도저식으로 밀어붙였다. 결과는 어떤가? 우리가 알고 있는 그대로다.

홍수 예방과 수질개선, 수자원 확보, 가뭄 해소, 생태 복원, 일자리 창출, 경제활성화, 관광지 조성은 모두 거짓이었다. 사이비 교주와 같은 말에 전 국민이 놀아난 것이다.

4대강 사업은 혈세만 낭비하고, 국토를 파괴하고, 민주주의를 훼손했다. 광적인 토건주의의 폐단이 극대화된 사업이다. 그냥 넘기게 된다면 우리 사회는 이성과 상식을 회복할 수 없다. 제2, 제3의 4대강 사업을 만날 것이다.

강은 흘러야 한다. 상식이고 진리다. 금강이 흐르기 위해선 수문개방을 넘어 하굿둑까지 열어야 한다. 금강이 되살아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약속대로 2차 '수문개방'은 '전면개방'으로 이뤄져야 한다. '이명박근혜'와 4대강 부역자들이 쌓은 적폐를 청산해야 하는 것도 문재인 정부가 해야 할 일이다.


▲  대전가톨릭대학교 대전교구, 청주교구 신학생들이 금강을 찾은 녹조밭에 들어가고 강바닥의 펄을 손으로 파헤쳤다. 당시 일부 학생은 팔등에 붉은 반점이 생기기도 했다.
ⓒ 김종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