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나와 진짜 나(假我와 眞我)
[문]당연히 깨달아야만 할 것 같은데 한편으론 또 깨달을 것 없다 하니, 잘 모르겠습니다.
[답]의식(意識)으로 이 세상 모든 것을 비춰보면 그와 같이 분별 차별 구별이 있을 수밖에 없소.
지각작용(知覺作用)의 주체(主體)인 ‘나’라는 것이 상대의 말을 들어보니 당연히 깨달아야만 할 것
같은데, 그런데 또 저 말을 들어보니 또 깨달을 것이 없다고 하니, 도대체 어떤 말이 옳은 것인가?
온통 그대의 의식(意識)은 맞다 틀리다, 이건가 저건가 하는 시비 분별 비교 판단 해석하는 것에만
관심이 쏠려있소.
도대체 뭐가 옳고 뭐가 틀리다는 거요? 맞고 안맞고 그걸 누가 정한 거요? 그런 식으로 지각 작용의
근원인 근본성품(텅~빈 바탕 진공의식, 텅~빈 바탕 순수의식, 본래의 나, 모든 존재의 근원)에 계합
(契合)하지 못하고 계속 끄트머리에서 의식(意識)만을 좇아 이 껍데기 ‘나’에게 어떤 게 유리한 건지,
어떤 게 나이게 이익이 되는 건지그런 시비 분별 비교 판단 헤아리는 생각이 늘 근본성품 밑바닥에
깔려 있으니 말로만 ‘나’없는 도리(無我의 이치)가 어쩌고 저쩌고 하지 도무지 깊고 진지하게 그 근본
성품을 드러낼 마음이 없는 거요 지금.
지각작용의 근원인 근본성품에 계합하여 보고, 듣고, 냄새맡고, 맛보고, 감촉하고, 생각을 하는 작용은
전부 밝은 지혜(智慧)가 하는 작용이지만, 단지 시비 분별 비교 판단 해석 하는 의식(意識)을 앞세워
보고, 듣고, 냄새맡고, 맛보고, 감촉하고, 생각을 하는 작용을 하면 그건 전부 허망(虛妄)한 환상(幻想)
에 불과할 뿐이오.
한 마디로 말해서 의식(意識)이 경험하고 배우고 한 결과(結果)가 지금의 이 ‘나’라고 하는 껍데기요.
그러니 의식(意識)으로써 요리조리 이리저리 따지고 계산하고 어쩌고 저쩌고 생각을 굴리고 있는 한
계속 의식(意識)을 사용해서 경험하고 배우고 한 결과물인 지금의 ‘나’라는 겉껍데기만을 더욱 더 견고
하게 강화시키는 것일 뿐인거요.
견문각지(見聞覺知)하는 근본성품은 사람들이 깨달았다고 해도 늘어나거나 좋아지는 법이 없고, 깨닫지
못했다 해도 줄어들거나 이지러지는 법이 없소. 법계의 인연 따라 늘었다 줄었다 하지 않는 텅~빈 바탕
진공의식, 근본성품 그게 진짜 나, 본래의 나고 그것 하나, 하나라고도 할 수 없는 그 하나만이 실재(實在)
하는 것이요.
이건가 저건가, 이게 이로운가 저게 이로운가 비교 분별하는 따위의 의도를 일으키지 않고 그냥 순수
하게 마음을 쓰면 마음이 피곤하지 않소. 의도를 일으킨다는 말은 이 껍데기 ‘나’란 놈이 무슨 꿍꿍이
속셈이 있다는 소리요. 깨닫기 위해서, 분별 망상 번뇌를 소멸하기 위해서, 집착심을 내려놓기 위해서
등등. ‘위해서’가 붙으면 그건 전부 이 겉껍데기인 육신(肉身)을 위해서 어찌 어찌 하겠다는 소리요.
입으론 만법(萬法, 이 세상 모든 것, 우주삼라만상만물)이 성품이 없고(無自性), 불생불멸(不生不滅)
이고 그렇게 말하면서 계속 뭔가를 구하려 하고 얻으려 하고 찾고 있는 거 아니오?
그렇게 우주법계의 인연을 순순히 따르지 못하고 계속 뭔가 구상하고 획책하고 도모하고 있으니 그
시비 분별 비교 판단 해석하는 마음(분별 망상 번뇌)가 언제 쉬어지겠소. 이 말을 듣고 또 이제부터는
바람 부는 대로 그저 우주법계의 인연에 맡겨 물 흐르듯 살겠다는 둥 그런 쓸데없는 또 다른 분별 망상
번뇌를 앞세우지 말고 그냥 문득 그냥 생각을 푹 쉬시오.
이 세상 어느 것 하나 진리(眞理, 근본성품, 참나, 본래의 나)의 나타냄과 나타남이 아닌 것이 없으니,
거기엔 인간의 의식 차원의 사량분별(思量分別)하는 생각이나 마음이 끼어들 여지가 본래 없는 거요.
-현정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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