뜰에 가득한 달빛은 연기 없는 촛불이다
滿庭月色無烟燭(만정월색무연촉) 入座山光不速賓(입좌산광불속빈)
更有松弦彈譜外(갱유송현탄보외) 只堪珍重未傳人(지감진중미전인)
-최충-
뜰에 가득한 달빛은 연기 없는 촛불이요, 자리에 드는 산빛은 부르지 않은 손님일세.
다시 솔거문고가 있어서 악보 밖의 가락을 타니, 다만 즐기며 진중할 뿐 남에게 전하지 못하네.
최충(崔沖) : 984~1068. 자(字)는 호연(浩然)이고, 호는 성재(惺齋) · 월포(月圃)이며, 시호(諡號)는
문헌(文憲)이다. 고려 초기 대학자요 대교육자이며, ‘해동공자(海東孔子)’로 칭송되었다.
달빛을 촛불 삼고 산 풍경을 시객(詩客)으로 삼아, 솔바람이 타는 거문고의 보외곡(譜外曲)을 들으며
읊은 시다. 고담(枯淡)한 인품과 평담(平淡)한 절구가 혼연일체(渾然一體)를 이룬 명품의 시편이다.
뜰에 가득한 밝은 달빛은 연기 없는 촛불이고 자리에 함께 드는 산 풍경은 초대하지 않은 손님이로다.
다시 맑은 솔바람이 악보 없는 거문고 가락을 타니, 다만 홀로 즐기며 소중히 여길 뿐 남에게 전할 수
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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