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쉬려고해도 그게 좀처럼 쉽지 않다
[문]복잡한 문제 때문에 생각을 쉬려고 해도 그게 좀처럼 쉽지 않습니다.
[답]분별을 하는 생각, 마음, 의식 그것이 인간의 역사를 소용돌이 속으로 몰아넣은 원흉이오.
‘나’를 生과 死라는윤회의 수레바퀴, 늪에 빠뜨린 근본 원흉이 분별을 하는 생각 마음 의식이라오.
생각 마음이 일어나면 온갖 것이 같이 따라 일어나고(심생종종법생 心生種種法生), 생각 마음이
사라지면 온갖 것이 같이 사라져(심멸종종법멸 心滅種種法滅) 본래 아무 일이 없소. 이 말은 생각을
하면 틀렸다는 말이 아니오. 그 숱한 무수한 잡다한 생각 중에 기억의 형태로 생각을 붙잡아 그 생각을
‘나라고 하는 이 놈'의 경험으로 쌓아 챙기게 되면서부터 온갖 사건들이 벌어진다는 얘기요.
사람들이 2살, 3살 때에도 그렇게 문제가 있었소? 그렇지 않지요? 2~3살배기 아이들도 엄마 품에
있고 싶다, 쉬해서 척척하다 등등 나름대로 온갖 생각을 할 테지만 그런 생각들을 ‘나’의 기억으로
축적하지 않고 그때그때 바로바로 흘려보내기 때문에 2~3살 때의 기억이 아무것도 없고 그래서
문제거리가 없는 거요. 그렇다고 2~3살배기 때의 생각들 거기엔 흘려보내야겠다는 생각도 없소.
그래서 어느 선사가 그랬다는 거 아니오. 내 나이 두 세 살 먹은 그 때는 나도 도인의 풍모가 있었다고.
결국 모든 문제들은 사람들 각자가 스스로의 분별하는 생각 마음 의식으로 스스로 빚어낸 환상(幻想)
이라는 사실을 결코 잊지 마시오.
모든 분별하는 생각 마음 의식이 환상(幻想)일 뿐이라는 그 사실을 까먹고 문제의 원인을 전부 내 생각
마음 의식 바깥에서 찾느라 계속 들쑤시고 다니니, 그렇게해서 문제가 잠시 해결된 것처럼 보일는지는
몰라도,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은 절대로 불가능한 거요. 그래서 생각 마음 의식 바깥으로만 내닫는 그
생각 마음 의식을 생각 마음 의식으로 돌이켜, 즉 문득 회심(廻心)하여 무념(無念), 무상(無想), 무분별심
(無分別心)에 들라는 말을 하는거요.
일어나 올라오는 분별하는 생각생각 마음마음 의식의식이 전부 텅~빈 공(空)인 줄 알면 하루 종일
생각을 하면서도 그 생각으로 말미암아 어리석게 자취나 흔적이 남는 법은 없소. 그렇다고 이 말을
듣고 ‘앞으로는 생각생각에 생각이 없어야 되겠다’고 이를 악 문다면, 생각이 없어야겠다는 그 생각이
그 다음부터 일어나는 생각을 통제하고 감시하게 돼 있소.
그런 식으로 지금 사람들은 내 말을 분별하는 생각 마음 의식으로 추리, 추론해서 취하고 버리고 하면서
듣고 있는 거요. 분별을 하는 생각 마음 의식을 쉬라는 그 말조차도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다면 이래저래
해야지’ 하며 계속 생각하기를 쉬지 못 한다는 말이요. 그저 문득 쉬시오. 머리를 굴려 헤아리고 계산하고
하는 모든 시비 분별 비교 판단 해석을 하는 생각 마음 의식의 작용이 지금 여기 이 순간 이 자리에서 끝
나고 쉬어야 제대로 법문을 듣는 거요.
-현정선원 법정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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