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앞에 촛불같은 인생
生滅無常 刹那難保 石火風燈 逝波殘照
생멸무상 찰나난보 석화풍등 서파잔조
쉼없이 생겨나고 소멸하고 끊임없이 변하는 무상(無常)의 이치는 찰나지간에도 멈추기가
어렵다. 항상함이 없이 생겨나고 사라지는 끊임없이 변하는 이 세상 모든 것은 돌끼리 부딪쳐
번쩍 일어났다 사라지는 불꽃이며, 언제 금방 꺼질지 모르는 바람 앞에 놓인 등불이며, 일어
났다 잦아드는 물결이며, 저물어 가는 석양이다.
- 보조국사 법어-
고려시대의 불교를 대표하는 보조지눌(普照知訥, 1158~1210) 스님의 가르침이다. 인생의 무상함,
인생무상(人生無常)을 분명하게 잘 표현하였다. 죽음이라는 현상은 알고 보면 찰나찰나 진행되고
있다. 세월을 한 해 한 해씩 나눠놓고 보면 누구라도 죽음이라는 현상이 이해가 되지만 매 찰나찰나
마다 쉼없이 끊임없이 진행되는 죽음이라는 현상을 알아차리기란 그리 쉽지 않다.
사실은 단 한 찰나도 멈출 수 있거나 붙들어 맬 수 없는 것이 인간이 만든 시간(時間)이라는 관념(觀念)
이다. 사람들 인생이 얼마나 빠른가. 돌끼리 부딪쳐서 잠깐 동안 번쩍하고 끝나고 마는 그런 허망한 불
꽃과 같은 것이 인간의 삶이다. 회오리바람 앞의 등불과 같은 것이 사람들 인생이다. 호수에 돌을 던졌
을 때 출렁하고 물결이 일지만 잠깐이면 잠잠해 지는 것이 인생이다. 잦아드는 물결을 바라보고 있으면
순식간에 끝이 나는데 사람들 인생이라는 수명도 일어났다 사라져버리는 물결과 같다.
또한 해가 떠서 저물어 한 발 정도 남았을 때 지는 그 석양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아주 잠깐 사이에 가라
앉고 만다. 수평선이나 지평선 아래로 빠져드는 낙조가 아름답긴 하지만 그것이 우리들 인생이 끝나가는
모습이다.
사람들 인생이 이와 같음에도 그럼에도 사람들은 서로들 시비하고 분별하고 비교하고 갈등하고 각축
하고 아웅다웅하고 심지어는 서로 죽이는 전쟁을 하면서 산다. 사람들의 수명이 돌끼리 부딪쳤을 때
일어났다 사라지는 불꽃, 바람 앞에 꺼져가는 촛불, 일어났다 잦아드는 물결, 저물어가는 석양과 같다
고는 미처 생각하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사람들이 지금 서로 시비 분별 비교 판단하고 갈등하고 아웅
다웅하면서 다투는 것이 지금부터 100년 뒤에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만이라도 가끔씩 하면서
살면 났지 않을까.
'자기계발과 마음공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생(生)과 사(死)는 영원히 지속된다 (0) | 2018.03.19 |
---|---|
온 세상이 눈앞이다 (0) | 2018.03.19 |
이 세상은 본래 아무 것도 없다(本來無一物) (0) | 2018.03.17 |
여기 한 물건 있어 (0) | 2018.03.16 |
마음과 참나 간에 다른 점은 무엇인가요? (0) | 2018.03.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