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 받지 않으려면 지금 여기 있는 것에 저항하지 말라
사람들 거의 대부분은 지금 여기 나에게 있는 나의 지금 이대로의 현실에 대해서 불만족해한다.
그래서 무언가를 바꾸어야 만족할 것 같은 생각이다. 무언가 그것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지금 여기 있는 이대로의 세상에 끊임없이 저항하며 더 나은 미래를 열렬히 강하게 희구한다.
지금 여기 보다 더 나는 내가 원하는 어떤 희망찬 미래를 설계해 놓고는, 그 계획이 이루어지기
전에는 결코 만족할 수 없고 행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믿는다. 지금 여기 있는 이대로가 아닌
미래의 설계 ‘그 일’을 이루고 나면, 한 숨을 돌릴 수 있을거야, 행복해 질 수 있을거야 라고 생각
한다
과연 그럴까?
당신 삶, 인생, 세상에서 발생하는 모든 문제, 모든 괴로움은 지금 여기 있는 이대로의 세상 삶에
대해 저항하며, 지금 여기 있는 것이 아닌 다른 때의 다른 무언가를 희망할 때 생겨나는 것이다.
지금 여기 있는 이대로를 희망하면, 거기에는 아무런 다툼도 아픔도 기대도 고통도 없다. 지금 여기
이대로의 세상을, 지금 여기 있는 이대로의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아무런 다툼도 기대도
고통도 있을 수가 없다. 지금 여기 있는 이대로의 세상, 현재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저항할 때만 아픔
기대 고통은 시작된다.
지금 여기 있는 이대로라는 현실, 삶, 인생에는 무엇이 있을까? 아무것도! 아무것도 없어 보인다.
지금 여기 있는 이대로로는 아무래도 부족하다. 너무 심심하다고 사람들은 생각한다 그래서 사람
들은 끊임없이 지금 여기 있는 것 말고, 지금 여기에 없는 것을 상상으로 추구하고 욕망하면서
그것은 분명 나에게 행복한 미래를 선물해 줄거라고 굳게 믿기 시작한다.
사실이지 지금 여기에는 아무 것도 없다. 영원불변하는 실체적인 것은 아무 것도 없다. 그냥 지금
여기 있는 그대로일 뿐, 그외 그 어떤 시비 분별 비교 판단 해석을 붙일 필요도 없다. 말 그대로
‘공(空)’하다. 그런데 그런 아무 것도 아님이 싫어 지금 여기 있는 것에 저항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지금 여기 있는 것 말고 나에게 없는 다른 무언가를 추구한다. 바로 지금 여기에 대한 그 저항과
다른 때와 다른 것에 대한 추구가 아무것도 없는 공(空)한 현실에 색(色)이라는 실체감을 부여한다.
지금 여기 내가 있는 이대로의 현재에 저항하는 힘 만큼, 다른 무언가를 추구하는 에너지 만큼,
실체성(實體性)이라는 환상(幻想)이 생겨난 것이다. 그렇다! 바로 그 실체성, 색(色)이라는 문제를
내 의식 스스로 만들어 낸 것이다. 지금 여기 있는 이대로의 나 자신에, 현실에 저항함으로써. 색(色)
이라는 환상(幻想)을 만들어 낸 것이다.
이와 똑같은 방식으로 사람들은 삶에서의 모든 문제를 만들어 낸다. 지금 여기 있는 이대로를 문제로
삼은 뒤에, 지금 여기 있는 이대로가 아닌 무언가 새로운 미지의 행복을 찾아 나선다. 바로 그것이
자신을 구속하는 감옥인지도 모르는체 말이다. 내 마음 스스로가 고통과 문제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그 때부터는 내가 바라고 원하는 그 일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내가 추구하던 그것을 이루기 전까지는
지금 여기 있는 이대로의 나는 엄청 많이 부족하고, 문제 투성이고, 안심할 수 없고, 벗어나고 싶은
불완전한 존재로 전락하고 마는 것이다. 아무 고통 없고 아무 문제 없고, 본래 이미 완전한 지금 여기
있는 그대로의 한 깨달은 자가 어리석은 중생으로 전락하게 되는 것이다.
중생은 끊임없이 마음 스스로가 만들어낸 환상(幻想)인 지금 여기 있는 이대로에 대한 저항과 지금
여기가 아니 다른 새로운 것에 대한 추구와 싸워 이겨야 한다. 이 싸움에서 이기는 것, 그 추구를 완성
시키는 것, 지금 여기 있는 이대로의 현실에 저항하는 것, 그것만이 삶을 사는 원동력이 된다.
그럼으로해서 사람들의 삶은 무거워지고, 버거워지고, 힘들어지고, 해야만 하는 일들이 많아지는
것이다. 따라서 지치고 힘겨운 삶을 싸워서 이겨내고, 어렵게 노력해 성취해 내는 것이야말로 삶의
성공이라고 굳게 믿기 시작한다. 실체가 없는 그 허망한 성취를 향해끊임없이 추구해 나가지만, 그
리고 많은 성취를 해 내기도 하지만, 하나를 성취하면 또 다른 추구가 이어지기를 끊임없이 반복하게
되는 것이다.
그 허망한 성취는 결코 끝나지 않는다. 왜 그럴까? 내 스스로 만들어 낸 허망한 환상(幻想)이기 때문
에 그렇다. 스스로 환상을 만들었다는 자각과, 이 모든 괴로움의 구조를 깨달아야만, 지금 여기 있는
이대로 아무 문제가 없다는 사실에 눈뜨게 된다. 지금 여기 있는 이대로의 나와 지금 여기 잇는 이대
로의 현실 세상, 지금 여기 있는 것들에 대한 저항을 멈추는 것만이, 이 모든 문제를 끝낼 수 있다.
내 마음 스스로 만들어 낸 환상인 실체성, 색(色)이라는 가상현실(假想現實, VR virtual reality)을
만드는 인위적인 유위(有爲)의 조작을 멈추고, 본래 이미 완전하게 있던 지금 여기 있는 이대로의
아무 일 없는 공(空)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이것이 곧 색즉시공(色卽是空)이다.
지금 여기 있는 이대로만이 참된 존재, 즉 실재의 모습 실상(實相)이다. 입처개진(立處皆眞), 지금
당신이 서 있는 이 순간 여기 이 자리가 참된 진실, 진리, 실상이다. 지금 여기 이 순간 이 자리에
공(空)이라는 진리, 실상, 진실이 고스란히 있다. 그것을 거부하지만 말라. 지금 여기 있는 이대로에
대해 저항하지 말라. 새로운 다른 무언가를 추구하지 말라. 지금 여기 이대로를 허용해 주라. 지금
여기 이대로이길 받아들이라.
그렇게 하는 것이 참된 자비요 참 사랑이다. 그렇게 하는 것이 참된 지혜요, 붓다(부처, 깨달은 자)의
길이다. 바로 지금 여기 당신에게 본래 이미 완벽하게 있는 것, 바로 지금 모든 생각을 멈추고 본레
이미 완전하게 있는 지금 여기 있는 이대로를 돌아보라.
지금 있는 이대로 여기에 존재하라. 지금 여기 주어진 있는 이대로의 삶을 그저 살라. 아무 문제 없이
법상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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